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10 256

[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그 기호(sign)를 넘어

할 일이 가득한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 교내 교수 식당에서 신부님 한 분이 반갑게 맞으시네요.“박 신부님, 오후에 테니스 한 판 하입시다. 세 사람 모였으니 신부님 합류하시면 복식 한판 되겠심더.”, “아, 예⋯.”저도 참 좋아하는 테니스, 하지만 읽어야 할 글들을 뒤적이다가 찝찝한 낮잠을 자 버린 후라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밥을 떠서 자리에 앉았는데, 웬걸, 창 밖에 후두둑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신부님 왈 “금방 그칠 낍니더. 좀 있다가 칩시다.” 그러더니 또 다른 신부님이 정겹게 제안하십니다. “비가 주룩주룩 와 버리네. 쩌어기, 드들강변 카페 가서 커피 한잔 해 불까요?”저는 테니스에서 커피로 슬쩍 갈아탈 양으로 “저는 둘 중 하나만 해야 할 것 같네요” ..

여론사람들 2024.10.12

[사도직 현장에서] 아낌없이 내어주는 삶

1964년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그림책이 있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책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더불어 감동하는 책이다.이 책에서 사과나무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노인이 될 때까지 사과나무는 아낌없이 내어준다. 그러면서 행복해한다. 갈수록 각박해진 세상 속에서 주는 것이 행복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는 동화책의 내용이다. 그러나 동화가 아닌 실제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가 있다. 산에 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바로 참나무다.“수많은 나무 중 네가 ‘참’씨인 것은 단단한 성깔 아꼈다가,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손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이정록의 시 ‘참나무’ 중에서) 그렇다. 참나무는 재질이 좋으므로 쓰임새가 많아 유용한..

영성생활 2024.10.12

[시사진단] 홈리스 월드컵과 주거권(김인숙 모니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9월 21~28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2024 홈리스 월드컵’이 열렸다. ‘홈리스 월드컵’은 주거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홈리스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들의 자립 의지를 응원하기 위해 ‘홈리스월드컵재단’이 주최하는 국제 축구대회다.올해로 19회를 맞이하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홈리스 월드컵’은 몇몇 국가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미국의 ‘홈리스 월드컵’(원제 : The Beautiful Game)과 우리나라의 ‘드림’이 대표적이다. 두 영화 모두 홈리스 월드컵 참여를 위해 훈련하고 출전하는 과정을 통해 팀원들 사이에 갈등이 표출되고 상처가 드러나지만 삶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게 되는 희망을 담고 있다.홈리스(homeless)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대회 주인공은 ..

여론사람들 2024.10.12

[신앙단상] 주교님께 드리는 ‘별별 편지’(송란희 가밀라,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한국 교회 신자들은 초기 교회 때부터 편지를 많이 썼습니다. 북경교구장에게도 쓰고, 교황님께도 쓰고 “조선에 신자 공동체가 있으니 사제를 보내달라”는 편지는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포교성성 추기경 시절부터 조선 교우들의 편지를 받아 본 카펠라리 추기경은 1831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으로 즉위한 지 7개월 만에 조선에 대목구를 설정합니다. 연구소가 소장한 문서 중에도 신자들이 주교에게 쓴 편지가 여러 통 있는데, 편지마다 사연이 절절하고 주교님의 답변이나 처분이 궁금한 내용이 많습니다.황해도 북부 수안군 사창공소 회장 이의보 빈첸시오는 1922년 드브레드 주교에게 ‘루르드 성수를 구해달라’는 편지를 썼습니다. “아내가 십여 년간 폐병을 앓고 있는데 루르드 성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구 안 주교..

여론사람들 2024.10.11

“지각 세례지만 기쁨은 백배” 100세 할아버지 영세

김용신 할아버지가 9월 8일 전주교구 전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있다. 전주교구 홍보국 제공세례를 받은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김용신 할아버지(앞줄 오른쪽)와 세례자들. 전주교구 홍보국 제공“그저 하느님을 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신앙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70년 만에 세례를 받고 주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이가 있다. 전주교구 전동본당 김용신(요셉, 100)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전동성당에서는 9월 8일 김 할아버지를 포함한 5명을 위한 세례성사가 거행됐다.김 할아버지가 신앙인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954년, 30살 때였다. 당시 김 할아버지가 교사로 재직하던 수분국민학교(현 장수초등학교)가 있던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에는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모여든 신자들이 교우촌을 이..

여론사람들 2024.10.11

리스본 WYD가 남긴 건 열린 마음과 지역 교회 활성화

“WYD는 개최국 국민과 참가자 모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합니다. 포르투갈 젊은이들은 지금 그들이 보는 세상과 신앙·삶·예수님과의 관계를 더욱 열정적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지난해 리스본 WYD의 마지스대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포르투갈 예수회의 에두아르도 까르발오 실바 수사가 방한해 포르투갈 젊은이들의 근황을 전했다. 9월 27~28일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의 2024 추계 심포지엄 ‘세계청년대회(WYD)와 한국청년’에서다.그는 2022년부터 리스본 지역조직위원회(LOC)와 긴밀히 소통하며 마지스대회 2000여 명 순례자와 자원봉사자를 위한 물류·운송 분야 책임자로 일했다. 마지스대회는 예수회가 WYD 직전 마련하는 이냐시오 영성 사목 체험의 장이다. 마지스대회 운영위원들은 각기 다른 대륙에서 온 예..

여론사람들 2024.10.11

염재령 수녀, 예수수도회 제8대 한국관구장에 임명

염재령(체칠리아, 61) 수녀가 예수수도회 한국관구 제8대 관구장에 임명됐다.염 수녀는 2002년 종신서원을 하고 수도회 총원 참사를 역임했다. 이·취임식은 10월 14일 오후 5시 대전 본원 예수수도회 교육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린다.예수수도회는 1609년 가경자 메리 워드 수녀가 창립한 최초의 여성 활동수도회로 성 이냐시오의 영성에 따라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세상 안에서 봉사하고 있으며, 1964년 6월 10일 한국에 진출했다. 회원은 전 세계 1400여 명, 한국관구 회원은 229명이다.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박민규 기자 mk@cpbc.co.kr

여론사람들 2024.10.11

건강한 ‘오둥이’ 임신·분만 도운 서울성모병원

다섯 쌍둥이 태아의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오둥이 아빠 김준영씨와 엄마 사공혜란씨가 5와 하트 모양 풍선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오둥이’가 태어나 화제다. 국내에서 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 쌍둥이를 분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김준영·사공혜란씨 부부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분만했다. 엄마는 교육 행정직, 아빠는 고교 교사로, 지난해 10월 결혼한 30대 초반 새내기 부부다. 엄마는 결혼 후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정확한 배란을 유도하는 치료를 받고 바로 자연임신이 됐다.하지만 곧 쌍둥이로 확인됐다. 둘도 아닌 다섯이었다. 오둥이란 소식에 걱정이 앞섰지만, 부모는 다섯 생명 ..

여론사람들 2024.10.11

암으로 세상 떠난 여동생 위해 암 환자 돕기 통큰 기부

- ㈜에스제이아이엔씨 김성주(베드로) 대표가 9월 27일 (재)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주교)에 말기 암 환자를 위한 마뗄암재단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 건립을 위해 써달라며 20억 원을 기부했다.김성주 대표는 2022년 난소암으로 여동생 김계숙(가브리엘라)씨를 떠나보냈다. 김 대표는 여동생이 암을 너무 늦게 발견한 까닭에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남에 따라 여동생과 같은 말기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김 대표는 먼저 지난해 2월 평생 검소한 삶을 살았던 여동생이 남긴 유산 20억 원을 마뗄암재단에 기부했다. 이어 김 대표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20억 원, 이날 바보의나눔을 통해 20억 원을 추가로 마뗄암재단에 기부했다. 김 대표의 여동생이 남긴 유산 20억 원과 김 ..

여론사람들 2024.10.11

레몬리서치 이상엽 이사, 바보의나눔에 기부

심장병 환아 수술비 지원을 위해 기부금 5000만 원을 전달 레몬리서치 이상엽 이사가 바보의나눔 이사장 구요비 주교에게 5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레몬리서치 이상엽(마르코) 이사가 9월 27일 (재)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주교)에 심장병 환아 수술비 지원을 위해 기부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이상엽 이사는 2021년 바보의나눔을 통해 첫 기부를 시작한 이후 생활이 어려워 수술이나 치료가 어려운 환아들을 돕기 위해 한국심장재단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과 2023년 각각 1000만 원, 올해 5000만 원을 비롯해 소액기부까지, 이상엽 이사가 지금까지 바보의나눔에 기부한 금액은 7000만 원이 넘는다.이상엽 이사는 서울대교구청 바보의나눔 이사장실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그동안 다른 사람들 모르게 ..

여론사람들 2024.10.11

[신간] 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 박병준 신부.홍경자 / 추수밭“인간은 정신적으로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전체적이며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의미를 좇는 영성적 존재이다. 그것이 불행이든 고통이든 우리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철학상담의 방법으로서 ‘영성 치유’는 인간 정신의 본성인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의미를 좇아 중단 없는 자기 초월을 경험하는 데 본질이 있다.”(359쪽)철학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상처 입은 사람은 누구나 생각이 많아지고 해답을 찾아 헤맨다. 「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는 책 제목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소크라테스가 강단이 아닌 거리에서 문답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을 일깨운 것처럼, 철학상담은 내담자와 상담사의 대화를 통해 ..

문화출판 2024.10.10

[신간] 성모 마리아와 사제

성모 마리아와 사제 / 방효익 신부 / 기쁜소식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대부분 ‘성모상’부터 눈에 띈다. 이는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그리스도의 어머니로 공경하기 때문이며, 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모범으로 삼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받들기 때문이다.「성모 마리아와 사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성모 마리아를 교회와 그 가르침 안에서 깊이 있게 살펴본 책이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의 어머니, 곧 하느님의 어머니로 마리아를 공경하는 이유를 성경과 전승,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교황들의 문헌 등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에 기초하여 설명한다. 또 마리아에 대한 왜곡된 주장과 신자로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들여다보고, 마리아 신심과 신학이 그리스도와 교회가 갖는 신비 안에서 고려되어야 함을 되새긴다. ..

문화출판 2024.10.10

특별기고 - (5) 성전 건립 유감(有感)

대전교구 유구성당. 정필국 신부 제공그런 일을 한 본당에서 토요 특전 미사부터 주일 저녁 미사까지 계속 반복한다. 우리 성전 건립에 큰 도움을 베풀어주기에 고해성사, 미사도 주임 신부님과 분담한다. 우리 본당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도움을 청하는 다분히 불쌍(?)한 내용의 강론을 1박 2일 동안 계속 반복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다. 물론 기금을 마련하는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열심히 하지만 생각해 보면 못할 짓(?)이다. 마치 찔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찔리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어떤 때는 2주~3주 혹은 한 달 동안 계속하기도 하고 1주씩 건너뛰기도 한다. 일정을 우리 마음대로가 아니라 해당 본당의 사정에 따른다.토요일 밤에 교우들은 찜질방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찜질방이란 데가 시끄럽..

여론사람들 2024.10.10

기도생활 어떻게 하면 잘할까

수행 / 가브리엘 붕게 신부 / 분도출판사“거룩한 교부들이 마음에 두고 있는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란, 주일의 의무를 어느 정도 충실하게 이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생 동안 날마다 수차례 기도드리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식사와 수면, 숨쉬기 등 삶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규칙적으로 수행하듯이 자신의 신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영적 활동’은 오직 끊임없는 실천(수행)을 통해서만, 방금 언급한 기능들처럼, 자명하게 보이는 자연스러움에 이를 수 있다.”(84쪽)신앙인에게 ‘기도’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제일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래서 베네딕도나 이냐시오 성인이 가르쳐 준 기도 방법을 비롯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성경과 교부 전통에 충실하면서 개인이 기도드리는 방..

문화출판 2024.10.10

이혼에 대한 예수님의 견해

이혼에 관한 예수님의 견해는 단호하다. 마르코가 전한 복음에 의하면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것은 간음하는 것이고,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한 것이라고 하셨다.그러나 현대의 관점에선 난감한 교리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의 헨리 8세는 이혼을 위해 종교개혁의 씨앗을 뿌렸고, 성공회가 탄생하였다. 상류층에서 몰래 행해오던 이혼이 점차 인권과 행복 추구권에 대한 시각이 향상되면서 모든 계층으로 퍼졌고, 불륜 이외의 이유로도 이혼이 가능하게 되면서 귀책사유를 따지다 보니 이혼 자체가 큰 사업이 되기도 하였다. 분명 교리를 따라 이혼을 망설이는 이도 많겠지만,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맡기는 이도 부지기수다.클래식 음악을 살펴보면 결혼에 대한 음악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혼에 대한 음악은 ..

문화출판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