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특집 1949

[과학과 신앙] (21)세균과 인간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1999년 프랑스 신문사 르 몽드가 선정한 ‘세기의 도서 100권’ 목록에는 영국 작가 H.G.웰스가 1898년 집필한 공상과학 소설(SF) 「우주전쟁」이 있다. 웰스는 「타임머신」 「투명인간」 같은 유명한 SF 소설을 남겼으며, 그의 과학적 식견과 인류 문명의 지향점에 대한 깊은 고민은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준다.「우주전쟁」은 지구 문명보다 앞선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한 이야기다. 화성인들의 무자비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들의 무기력한 모습이 나온다.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존재라는 오만함을 꼬집고 당시 제국주의 영국의 잔악한 식민 지배를 고발한 이 작품은 여러 번 영화나 TV 시리즈로 제작됐다. 소설은 지구의 세균에 면역력이 없는 화성인들이 세균 감염으로 자멸한다는, 조금은 허무한 엔딩으로 ..

기획특집 15:51:17

사형 앞둔 안중근 의사에게 성사 베푼 빌렘 신부 성무집행 정지

노르베르트 베버, ‘청계동 안씨 일가 안방’, 유리건판, 1911년 5월,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노르베르트 베버, ‘청계동 안씨 일가 안방’, 유리건판, 1911년 5월,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아버지 안태훈이 빌렘 신부에게 세례 요청안중근(토마스) 의사는 2명의 아버지를 모셨다. 혈육의 아버지 안태훈(베드로)과 영적 아버지 빌렘(파리외방전교회) 신부다. 둘은 안 의사의 사상과 신앙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안 의사가 어린 시절부터 문무를 수양하고, 1894년 동학군과 싸우며, 가톨릭 신자로서 교육과 국민 계몽활동에 힘쓰고, 1905년 집안의 해외 망명을..

기획특집 15:50:08

어둠 속 내 안의 빛을 찾는 노르망디 몽생미셸 수도원

몽생미셸섬과 고딕 양식의 몽생미셸 수도원.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사이 거대한 모래톱의 섬으로 높이가 최대 80m에 달한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프랑스 콤포스텔라의 길’의 일부로 루앙에서 시작되어 노르망디 내륙을 통과하는 프랑스 북부 순례길의 종착지다. 출처=shutterstock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해안 근처 작은 섬인 몽생미셸은 전설적인 관광명소로 꼽힙니다. 썰물에는 모래톱으로 연결됐다가 밀물에는 섬으로 바뀌는 곳인데, 노을이 드리운 드넓은 갯벌 위에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섬과 수도원은 천국의 성을 연상시키죠. 매년 관광객 약 400만 명이 이곳을 찾습니다.몽생미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프랑스 콤포스텔라의 길’의 일부인데, 여기서 시작해 프랑스를 가로질러 몽세니스, 로마를..

기획특집 15:48:20

용산본당 순례단 방문은 레삭 도드 마을의 축제였다

레삭 도드 주민들이 용산본당 신자들을 환영하는 한글 현수막을 달아놓았다.2월 16일 주일 아침, 프랑스 남부 카르카손-나르본교구 레삭 도드(Raïssac d‘’Aude) 마을. 맑고 깨끗한 성당 종소리가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의 아침을 깨웠다. 온 마을 구석구석 울려 퍼진 종소리는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온 귀한 벗들을 환영하는 팡파르였다. 한국 신자들이 2월 12~23일 프랑스 교회 순례 중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의 고향을 찾은 것이다. 서울대교구 용산본당 브뤼기에르 주교 고향 방문 순례단과 레삭 도드 주민들이 브뤼기에르 주교 세례 성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마중 나온 촌장과 서슴없이 반갑게 인사일찌감치 마을 어귀로 마중 나온 디디에 부스케(Didier ..

기획특집 2025.03.19

[제12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야훼이레

하느님 당신은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하느님께로 가 꽃이 되었다.아름드리 큰 나무에 걸터앉아 나뭇잎 사이의 햇살을 맞는다.나무는 하느님이셨고 나의 숨이시며 나의 쉼이셨다.목 놓아 흘린 눈물은 새들의 지저귐에 반짝인다.나무는 벗이다.꽃, 사람, 동물, 새, 여러 모양으로 말을 건넨 구름도 벗이다.손끝을 스치며 감각을 깨우는 바람도 벗이다.눈을 감으니 곳곳에 당신의 숨결이 닿는다.숨결에 눈을 맞춘다. 침묵 끝에 평온함이 함께 한다.말씀이 생명이다. 생명이 내 숨결과 호흡한다.''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돌아보니 곳곳에 계셨다.내 눈길 내 숨결 내 손끝에! 곳곳에 계셨다마리아의 잉태 순간은 받아들임의 영성이다.아이의 장애진단 선고는 예수님의 사형..

기획특집 2025.03.19

[과학과 신앙] (20)재의 수요일에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환경부 소속 국립 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 다양성센터 자료에 의하면,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동물의 종류는 대략 100만 종이 넘고 식물은 32만 종이 넘는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몸은 부피와 질량을 갖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지방·탄수화물 같은 유기물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물질들은 화학반응에 의해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원소(element)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100여 가지 원소가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약 25가지가 생명체의 구성 및 생존에 필수적이다.특히 탄소(C)·산소(O)·수소(H)·질소(N) 등 네 가지 비금속 원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96%나 된다. 이외에도 생명체 몸에는 칼슘(Ca)·칼륨(K)·나트륨(Na)·마그네슘(Mg) 같은 금속 원소가 존재하며 이들은 우리..

기획특집 2025.03.14

빌렘 신부, 1896년 12월 안중근 의사 가족과 운명적 첫 만남

노르베르트 베버, ‘빌렘 신부’, 유리건판, 1911년 5월, 황해도 청계동,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프랑스인이지만 독일인으로 살아야 한 빌렘니콜라 조제프 마리 빌렘(Nicolas Joseph Marie Wilhelm, 한국명 홍석구, 1860~1938) 신부. 안중근(1879~1910) 토마스 의사를 기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안 의사 순국 115주기를 기념해 3월 동안 2~3차례에 걸쳐 빌렘 신부와 안중근 가족 그리고 황해도 청계동성당에 관해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촬영한 사진 아카이브를 소개한다.빌렘 신부는 1860년 1월 24일 프랑스 모젤르(Moselle) 스피쉐렌(Spicheren)에서 태어났다. 우리에게 알자스 로렌 지방으로 더 ..

기획특집 2025.03.14

교회 쇄신의 롤 모델이었던 오스트리아 멜크 수도원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하우 계곡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멜크 베네딕도회 수도원. 도나우강 암벽 위에 자리한 웅장한 수도원 단지로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무대가 된 곳이다. 출처=shutterstock빈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를 동서로 관통하는 A1 고속도로를 1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바하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도나우강이 보이며 고즈넉한 마을 뒤로 암벽에 우뚝 솟은 요새의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오스트리아의 역사·신앙·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성지 멜크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매년 50만 명이 넘는 이가 이곳을 찾습니다. 그 웅장함과 수려한 자연 풍광에 매료되어 어느새인가 인터체인지로 나가게 되지요.멜크 베네딕도회 수도원 동쪽 정면인 베네딕토홀. 시계 위 박공에 갈라디아서의 “..

기획특집 2025.03.13

“하느님께서 여러 번 살려주신 이유? 좋은 일 하라는 소명”

한국 교회의 숨은 자선가 이성우 대표이사. 그는 남양성모성지 후원회장이자 바티칸 정원에 모자이크 성모화를 봉헌하기도 했다.수차례 넘긴 ‘죽을 고비’다섯 번의 대형 교통사고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큰 후유증 없이 보너스 같은 삶대물림하고 싶은 ‘기부’30여 년 전 부모님이 봉헌한진동 가르멜 수도원 축복식에서기부하는 삶 살아야겠다 다짐“줄 수 있어 감사”마뗄암재단 오랜 후원자이자남양성모성지 후원회장바티칸 정원 한국 성모화 봉헌 등수많은 곳에 후원·기증“저는 인터뷰는 안 합니다. 대신 맛있는 밥 한끼 사드릴게요.”그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9월 바티칸에서였다. 역대 교황들의 산책로인 바티칸 정원에 한국의 성모를 담아낸 모자이크 성화 ‘평화의 모후’(심순화 작)가 걸렸는데 그 작품의 축복식이 열린 날이었다. ..

기획특집 2025.03.13

[제12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비로소

비로소 (부사)1. 어느 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전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건이나 사태가 이루어지거나 변화하기 시작함을 나타내는 말.저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언제나 저를 지켜주시고 있었음을 당시에는 알지 못하고, 지나고 나서야 그렇구나 깨닫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의 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제는 하느님께서 계심을, 늘 저와 함께하심을 믿으니까요.학창시절 저는 학교폭력을 심하게 당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송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전에 살던 동네에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던 저는 이사한 후 무리가 모여 한 친구를 괴롭히는 걸 참지 못하고 그러면 안 된다며 맞섰습니다. 심지어 치고받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담임 선생님은 저만 혼냈습니다. 억울한..

기획특집 2025.03.12

[과학과 신앙] (19)본 걸 믿는 걸까, 믿는 걸 보는 걸까(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얼마 전 17세기 유럽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을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바로크 시대 미술에 큰 발자취를 남긴 카라바조와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을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특히 이번에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은 요한 복음 20장의 한 장면을 그린 ‘성 토마스의 의심’이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카라바조의 원본은 아니고, 그의 영향을 받은 후대 작가가 완성한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소장본이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라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의심하는 토마스와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기획특집 2025.03.07

일제 탄압으로 1942년 폐교… 한국인 사제 105명 배출

노르베르트 베버, ‘용산 예수성심신학교에서 바라본 새남터’, 유리건판, 1911년 3월, 서울,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베버 총아빠스, 거룩한 순교 역사 현양1911년 서울 용산에는 일본인 1만여 명이 거주했다. 대부분 군인이었고, 철도와 산업체 종사자들이 뒤를 이었다. 일제는 용산개발계획을 세워 이곳을 거점으로 조선의 산업 철도를 연결하려 했다.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용산에 끌린 것은 그 무엇도 아니고 바로 이 땅의 거룩한 순교 역사 때문이었다.용산과 한강 사이 형장에서 수많은 조선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위해 순교했다. 그 대표적 성지가 새남터·삼성산·당고개·절두산이다. 베버 총아빠스는 일본인들의 용산 개발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1911년 한..

기획특집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