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기획특집 1681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 설정·대목구장 임명 소칙서 반포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1831년 9월 9일 성모님께 처음으로 봉헌된 성당인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조선대목구 설정과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다는 두 개의 소칙서를 반포했다.1832년 7월 25일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 담당 신부 장 앙투완 뒤부와(Jean-Antoine Dubois) 신부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편지에는 1831년 9월 9일 그레고리오 16세 교황께서 소칙서를 반포해 조선대목구를 설정하시고, 초대 대목구장으로 저를 임명했다는 소식이 담겨있었습니다. 제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이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이 편지로 저의 망설임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저는 더는 고민하지 않았고, 페낭 신학교 교수진 누구도 저의 조선행을 만류하거나..

기획특집 2024.05.03

입체파 그림처럼… 한 작품에 담긴 여러 의미와 시선

(작품 1) 모든 성인 : 템페라, 74 x 49 cm, 17세기 말, 개인 소장, 파리, 프랑스. 화면에 병치·대치·여러 개의 공간 등이 망라된 이콘의 사례다.하느님의 초월성 표현 위해구성 방식에 중첩·병렬·대치를 활용하거나의도적으로 미학적 형식 왜곡하느님 세계에는 하느님의 빛만이 존재하기에그림자가 없고 인물 눈동자에 흰점 찍지 않아3. 이콘의 구성동양사상에서 등장하는 무(無)의 개념과 서방에서 등장하는 초월성을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전부이면서 아무것도 아니고 어느 곳에도 없으면서 동시에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구약에서 바람은 하느님의 영이며 생명을 주시는 숨이고, 하느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로 해석합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붑니다. 보이지 않는 공기의 움직임을 바람이라고 하며..

기획특집 2024.05.02

기해박해 마무리하며 「척사윤음」 반포, 지도자 잃은 교회 침체에 빠져

「기해척사윤음(己亥斥邪綸音)」은 헌종 5년인 1839년 10월 18일에 검교제학(檢校提學) 조인영에 의해 작성됐다. 총 2226자로 4대 척사윤음 중 가장 길다. 「신유척사윤음」이 천주교인의 죄상과 처벌 내용을 드러내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면, 「기해척사윤음」은 천주교 교리와 실천윤리를 밝힌 정하상의 「상재상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천주교가 왜 사교인가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제공1839년 10월 18일 「기해척사윤음」 반포세 명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와 모방·샤스탕 신부의 짧은 사목활동은 1839년 박해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기해박해의 정치적 원인을 풍양 조씨 일파가 안동 김씨의 세도를 빼앗기 위한 데에서 찾고 있다.안동 ..

기획특집 2024.05.02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만든 김치찌개가 3000원

학교 점심시간 사잇길을 찾은 전북대 학생들이 가성비 최고 식당이라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주교구 김회인 신부 1년 넘게 운영준비기간만 2년… 주변서 걱정 많이 해후원자와 응원 있었기에 가능한 일‘나눔으로 놀자! 노나 놀자!’ 모토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사업 진행어려운 이웃 위해 무료 쿠폰도 발행마음 놓고 밥 한끼 사 먹기 어려운 시대다.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도 밥값이 부담스러운데 학생과 소외 계층은 더할 터. 이들을 위해 맛과 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확 낮춘 식사를 제공하는 교회 기관들이 늘고 있다. 3000원에 김치찌개를 파는 ‘청년밥상 문간’(대표 이문수 신부)이 대표적. 문간은 최근 5호점까지 개점하며 종파를 넘어 ‘밥’으로 복음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전북대 앞에도 3000원 김치찌개로 젊은이들..

기획특집 2024.05.01

사제의 기쁨의 원천은 신자들과 함께 복음을 살고 전하는 데 있다

사제의 기쁨의 원천은 신자들과 함께하는 데 있다. 복음을 살고 전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서로 존중하며 봉사하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것이 사제들이 꿈꾸는 사목이다. 2020년 사제 및 부제 서품식에서 안수를 받고 있는 새 사제들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사제에게 시노달리타스란?이번 시노드의 제1회기 종합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우리는 내년 시노드 과정에 부제들·사제들·주교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식을 발전시켜야 한다. (중략) 우리는 그들 중 몇몇이 시노달리타스에 저항하는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노드 과정에 참여한 평신도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비해 사제들은 이 주제에 가장 덜 열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제들은 평신도·수도자들과 복음의 사명을 나누고 함께 걸어가..

기획특집 2024.05.01

“나는 중국인 사제의 재치권 따라야 하는 단순한 선교사입니까?”

여항덕 신부는 중국 섬서 출신으로 조선에서 본국으로 귀환한 후 산서-섬서대목구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브뤼기에르 주교도 조선 입국을 위해 중국 땅을 여행할 때 1833년 10월 10일부터 1년간 산서-섬서대목구 주교관에 체류한다. 사진은 브뤼기에르 주교 당시 산서-섬서대목구청 자리에 20세기 초반 새롭게 건립된 산서교구 주교좌 성당.포르투갈에 조선 선교지 권한 완전히 넘겨1832년 7월 초 “조선으로 가고 싶으면 지금 당장 떠나라”는 마카오 포교성성 대표부장 움피에레스 신부의 편지가 오기 전에 저는 페낭에서 프랑스 라자로회 선교사 라미오 신부에게 조선 선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편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그는 박해를 피해 지금 마카오에 체류 중이지만 북당에서 사목하면서 청나라 황족의 후손인 도흠과 도민..

기획특집 2024.04.25

이콘을 보는 것은 하느님에게 내가 보여지는 것

역원근법으로 구성된 이콘의 예: ‘천사의 알림’ 이콘의 투영도  94.5 x 80.3 cm, 14세기, 성 클레멘스 성당, 오흐리드, 마케도니아. 이 이콘은 성모님께서 성전의 동쪽 문(에제 43,1-4) 앞에 앉아 계시는 형태로 가브리엘 대천사의 인사를 받으시는 모습이다.(루카 1,28-38) 대천사는 오른손을 펴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성모님께 축복과 함께 인사를 전한다. 모든 구성은 성전의 동쪽 문 앞 의자에 앉아 계시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 문 앞에는 네모진 야곱의 우물이 있다. 모든 가구나 발판, 우물, 위에는 천정의 형태가 성모님의 복부를 중심으로 역원근법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는 하느님의 눈이 성모님의 복부에 계신다는 의미다.이콘 안의 세계가 하느님의 세계라면 보는 사람이 내가 아니고 내가 ‘보..

기획특집 2024.04.25

「기해일기」 바탕 103위 성인 중 기해박해 순교자 70위 탄생

한국 교회 최초 순교자 증언록인 「기해일기」. 1839년 기해박해 순교자 78명 이야기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기술했다. 병오박해(1846년) 순교자인 현석문(가롤로)이 편찬했다. 하지만 그 작업은 이미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에 의해 시작됐다. 1838년 말부터 박해 조짐이 보이자 앵베르 주교는 순교자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일지 형태로 기록, 「1839년 조선의 서울 박해 보고서」라 이름 붙였다.앵베르 주교, 1839년 서울 박해 보고서 작성기해박해 순교 성인과 복자가 많은 이유는 당시 순교자에 대한 기록이 잘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토록 어려운 시기에 소중한 순교기록을 남겼던 것일까?사실 프랑스 선교사가 오기 전에도 우리 조선의 신자들은 순교자들에 대한 기록을 잘 남기고 ..

기획특집 2024.04.25

[이경상 주교 서품]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람들과 함께 걷는 착한 목자 되소서”

한국 교회 주교단이 이경상 주교 서품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주교의 사명을 사랑의 직무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목자로서 주교는 언제나, 모든 행동 안에서, 자신의 직무를 사랑의 의무로서 완수해야 합니다. 주교들의 사목 임무를 위한 지침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교구를 다스리는 교구장 주교의 주된 협력자인 보좌 주교는 규모가 크거나 인구가 조밀한 교구에서 영혼들의 선익을 위해 혹은 사도직과 관련된 다른 이유들 때문에 임명된다. 그러므로 교구장은 보좌 주교를 형제처럼 생각하고 자신의 사목 계획과 결정, 모든 교구 활동에 참여시켜 그들의 지향과 노력에서 일치와 조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기획특집 2024.04.24

[이경상 주교 서품] 새 주교 탄생에 기쁘고, 주교의 유쾌한 입담에 웃음꽃 활짝 핀 잔칫날

이경상 주교 서품식에 참여한 사제단이 입구에서 행렬하고 있다.11일 거행된 주교 서품식에서 이경상 주교가 제대 앞에 엎드린 가운데 성인호칭기도 봉헌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제공서울대교구 이경상 보좌 주교 서품 미사가 거행된 11일.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새 주교를 맞이하는 기쁨으로 넘쳐났다. 이 주교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웃음꽃이 핀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명동대성당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새 주교를 맞이하는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 마음은 기쁘고 설렜다. 명동대성당과 코스트홀, 소성당을 가득 메운 사제와 수도자·신자들은 3시간이 넘는 서품 미사 동안 새 주교 탄생을 축하하며 이 주교를 위해 기도했다.새 주교 탄생에 기쁨과 미소주교 서품 미..

기획특집 2024.04.24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대상’이 아닌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야

‘교회가 물질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영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합심할 때 서로의 필요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전망을 구체화하는 함께 걸어가는 방식이다.’(세계주교시노드 제1회기 보고서 제1부 4항 4 참조) 사진은 서울의 한 쪽방촌 모습. 가톨릭평화신문DB 1. 시작하며 보편 교회는 지난 2021년 10월 9일부터 2023년 9월 말까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참여·사명’이라는 주제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여정을 걸어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4~29일, 바티칸에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회의 제1회기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최종적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며 사명을 수행하는 교회’를 제목으로 20개 안건이 담긴 ‘종합보고서’..

기획특집 2024.04.23

망했다고 생각한 인생, 기적을 울리며 살다 기적이 찾아왔다

홍인기 철도기관사가 자신이 타고 온 화물열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릴 적 변치 않던 사제의 꿈 수능 망치고 인생 끝났다 좌절 망가지고 탈선했다 다시 주님 곁으로 “결혼하고 세 아이 낳아… 신기할 뿐 그 분 계획 안에 제가 있다고 생각” 20년째 하느님과 함께 선로 위 달린다 말씀 없는 아버지와 2년간 같이 근무 기차 주제로 대화 많이 하게 돼 정차역 통과하는 악몽 부자가 같이 꿔 “하느님 아버지 꿈 따라 사는 아들될 것” 어릴 때 그는 주님만 따르려 했다. 사제가 돼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와 술잔에 주(酒)님을 따르고 있다. 복음은 아니지만 전하는 것도 있다. 바로 세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다. 그리고 그의 주 활동 무대는 성당이 아닌 기차 기관실이 됐다. 기차를 운전하..

기획특집 2024.04.23

1829년 주교품 받아… 박해받고 있는 조선 교회 성모님께 의탁

방콕 주교좌 성모 승천 대성당 내부. 샴대목구 부대목구장이자 갑사의 명의 주교로 임명된 브뤼기에르 주교는 1829년 6월 29일 샴대목구 주교좌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플로랑 주교로부터 주교품을 받았다. 교황, 샴대목구 부대목구장 주교로 임명 1829년 5월 8일 방콕에 도착한 서신 꾸러미에는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에서 보낸 공동 회람뿐 아니라 레오 12세 교황(재위 1823~1829)이 서명한 3통의 소칙서(Brevis)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샴대목구장인 플로랑 주교에게, 나머지 2개는 저에게 보내온 소칙서였습니다. 레오 12세 교황이 1828년 2월 5일 자로 서명한 칙서들이 그제야 수신인들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제게 “브뤼기에르 신부를 샴대목구 부대목구장이자 카라드라의 명의 주교로 임명한다...

기획특집 2024.04.19

이콘의 세계는 하느님의 세계, 우주이자 노아의 방주

판토크라토(온 우주의 창조자), IC XC(예수 그리스도), 후광에 있는 글자는 ‘있는 자’라는 뜻. 이콘의 돌출된 테두리는 하나의 창 이콘이라는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의 성스러운 이미지를 통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호 교차하는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1. 문과 창문의 차이 어릴 때 야단을 맞으면서도 어머니 몰래 창호지 문에 구멍을 내곤 했습니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 창호지에 살짝 대도 구멍이 나는 재미에 여기저기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작은 구멍인데도 앞뜰의 꽃밭이 다 보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부지런히 창호지를 작게 자른 뒤 밥풀로 다시 발라 그 구멍을 메우셨습니다. 미관상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도 그 구멍으로 겨울철 찬바람과 여름철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

기획특집 2024.04.18

앵베르 주교, 제사 음식 나눔·전통 혼례 인정… 우리말 기도문 새롭게 번역

성 앵베르 라우렌시오 주교 1837년 겨울 조선 땅을 밟은 첫 주교 브뤼기에르 주교의 뒤를 이어 모방 신부가 조선에 첫발을 딛고, 그 해 겨울 세 신학생을 유학 보내면서 대신 중국에 있던 샤스탕 신부가 조선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1년 후에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Imbert) 주교가 조선에 들어오면서 주교로서 처음으로 조선에 입국하였다. 그 후 1839년 기해박해로 순교하기까지 조선 교회는 3명의 선교사가 이끄는 대목구가 되었다. 그렇다면 앵베르 주교의 사목 방침은 어떠했을까? 앵베르는 사제 수품 후 중국 사천(四川) 선교사로 임명되어 12년간 사목활동을 하면서 티베트와의 국경에 모팽(Moupin) 신학교를 세우는 등 많은 활동을 해냈다. 파리외방전교회가 조선대목구 관할을 수락했을 때, 그는 브뤼..

기획특집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