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영성생활 1824

대립·분열 대신 화해·대화로 이루는 평화

악마가 광야에서 예수님께 행한 세 번째 유혹은 세상의 모든 나라와 영광에 관한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답하신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마태 4,10)한 지인이 현 시국에 대해 걱정하면서 탄핵 정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물으셨다. 옆에 있던 한 동료 사제가 답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고 계획하시는 대로 다 잘될 거라 확신합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답변이었다.현재 한국 사회는 극도의 분열과 갈등으로 갈라져 있고, 이는 고스란히 교회 안에도 자리하고 있다. 한편의 신자는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정치적·사회적 사안에 개입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편의 신자는 시국선언을 하는 사제단을 보며 교회를 떠날 결심을 하기도 한다. 지금 ..

영성생활 16:16:58

하느님 진리 탐구 이끌어줄 스승 알베르토를 만나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파리의 한 홀에서 다른 수도자들에게 자신이 탐구한 하느님 진리를 설교로 전하는 모습. 출처=Wikimedia Commons도미니코 수도회 입회하려다 1년간 성에 감금진리를 열렬히 사랑한 성인 토마스 아퀴나스(1224/5~1274). 하느님 진리를 많은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성인의 사도적 소명의 여정은 나폴리에서 젊은 시절 마주한 두 가지 만남, 곧 도미니코 수도회와의 만남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이제 그 여정은 파리로 가게 되는 그의 삶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성인은 1244년 도미니코 수도회에 입회하고, 이듬해인 1245년 파리로 가게 된다. 원래 성인은 수도회에 입회한 그 해에 파리로 가게 돼 있었다. 1244년 5월경 도미니코 수도회 형제들과 파리로 출발하..

영성생활 16:15:38

우정은 사랑의 한 표현이며 치유의 한 원리

우정은 일상에서 자주 듣는 친숙한 용어다. 우리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隨友適江南)라는 말이 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는 우정이 우리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과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한다.사마천(司馬遷, 기원전 145~86년경)은 「사기(史記)」의 ‘관안열전(管晏列傳)’에서 우정의 참된 모습을 시류나 시세에 편승하지 않고 항상 상대의 마음을 읽으며, 그 처지를 깊이 이해하는 공감적 태도로 보았다. 만약 이런 진정한 친구가 곁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아마 삶에서 오는 그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를 규정할 뿐 아니라 자기를 실현한다. 우정은 단순히 원활하고 원만한 관계를 위한 삶의..

영성생활 16:13:21

묵주기도 하고 순교자·죽은 이들 기억하는 성월

순교자(殉敎者) 성월(9월)순교자는 피로써 ‘하느님 진리를 증거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는 것은 순교 성인 103위 중 33위가 9월에 순교했으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이 9월 20일이기 때문입니다.우리는 성인들처럼 피를 흘려 순교하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삶을 본받아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하느님 뜻을 따라 기쁘게 사는 모습입니다. 하느님을 증거하고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진리를 따르며, 진실하고 순결한 삶을 살기 위해 당하는 여러 어려움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감수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교회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하고, 교회 모든 이가 묵주기도를 바치면..

영성생활 16:11:58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2주일 -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는 사랑의 기억

이스라엘 타보르산 정상에 있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성당 모자이크화. OSV사순 제2주일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수난과 죽음의 여정을 앞두고 보여주신 사건입니다.예수님께서는 제자 세 명을 데리고 하느님께서 계시는 곳을 상징하는 산에서 기도하시는데, 그동안의 모습과 다른 주님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시고, 구약의 두 인물인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십니다.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어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구원의 계약을 맺은 인물입니다. 그 계약은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과 함께하시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일을 실천하겠다는 계약입니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예언자는 하느님께 충실치 못한 때에 하느님의 뜻을 깨닫도록 하..

영성생활 16:10:37

임신 첫 순간부터 인간 생명입니다

프로라이프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2006년 10월 25일 몰타의 수도 발레타에 있는 의회 밖에서 9주 된 태아 모형을 손에 들고 있다.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아버지의 것도 어머니의 것도 아닌, 한 새로운 사람의 생명이 시작된다. OSV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아버지의 것도 어머니의 것도 아닌한 새로운 사람의 생명이 시작제4장 몸, 사랑과 생명의 여정도입(2)일반적으로 태아는 성 분화 단계를 거치면서 생물학적인 성 정체성을 분명하게 형성하며 성장합니다. 이때 이미 내재한 염색체의 구성과 임신 7~8주의 태아에서 나타나는 생식샘(난소와 고환) 분화, 호르몬 수준 그리고 생식기 분화는 성의 결정과 발달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태아가 Y염색체에 있는 고환 결정인자에서 신호를 받게 되면 고환이 발달하여 남..

영성생활 16:09:22

[금주의 성인] 성 마리아 요세파 (3월 20일)

스페인 교회 마드리드대교구 주교좌 알무데나 성모 대성당에 있는 마리아 요세파 성녀의 성상. 출처=위키피디아예수 성심의 마리아 요세파 성녀는 1842년 9월 7일 스페인 북부 비토리아에서 의자를 만드는 아버지 베르나베 산초와 어머니 페트라 데 게라 사이 맏딸로 태어났습니다. 유아기와 어린 시절부터 마리아 요세파는 성체성사와 성모 마리아께 대한 깊은 신심,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 대한 놀라운 감수성, 고독을 음미하는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마리아 요세파는 1860년 마드리드의 아랑후에스에 있는 무염시태 관상 수도원에 들어가려 했으나, 치명적인 발진티푸스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좌절감을 극복한 마리아 요세파는 자신의 성소가 활동 수도회에 있다고 여기고 마드리드에 설립된 성모의 ..

영성생활 16:07:59

[사도직 현장에서] 기도와 작은 기적

지난해 어느 날, 한 병실을 방문했습니다. 아흔 살의 자매님께서 침대에 누워 아들과 통화 중이셨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정확히 들리지 않았지만 “쓸데없는 소리”라는 말만은 또렷하게 들렸습니다.통화가 끝나고 수녀님과 함께 병실로 들어갔을 때, 할머니께서는 아들이 “쓸데없는 소리”만 한다며 못마땅해하셨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간병인이 할머니께서 2주 동안 변(똥)을 못 보셨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저는 그제야 “쓸데없는 소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할머니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저는 할머니께서 정말 유쾌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체적 고통으로 힘들어하셨지만, 저를 손주처럼 따뜻하게 바라봐주셨습니다. 병실을 나서며 저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 제가 변이 잘 나오도록 기도..

영성생활 2025.03.15

바오로 사도, 이방인들에게 예수를 ‘주님’이라 선포

바오로 사도는 헬레니즘 문화권에 사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신원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주님’ 칭호를 즐겨 사용했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1650년께, 유화.디아스포라 유다계 그리스도인과 이방계 그리스도인이 신앙 공동체의 주류로 자리하면서 교회 역시 상당한 변화를 겪습니다. 교회가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로마군에 의해 예루살렘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율법 중심의 유다교 영역에서 주로 활동했다면 이때부터 헬레니즘 영역 안으로 발을 담그기 시작합니다.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할 때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시다” 곧 “예수께서 메시아이시다”라고 직설적으로 고백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한 분이신 야훼 하느님께서는 어떤 분이시고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이..

영성생활 2025.03.13

신앙의 눈을 뜨게 되는 여정

‘인생은 풀리지 않는 문제 같은 것’이라는 노랫말 가사가 있다. 세상에 태어나 삶을 시작하는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삶에서 닥치는 문제들을 경험하며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수수께끼와 같은 삶을 꿰뚫어 보려면 보는 눈과 듣는 눈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깨닫지 못한다면, 자기가 왜 죽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채 죽을 수도 있다.신앙은 인생이라는 수수께끼를 꿰뚫는 눈과 지혜를 주지만, 그것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신앙의 눈이 완성된 상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씨앗이 땅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열매를 맺는 것처럼 긴 시간을 통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성경의 인물에게도 해당한다. 성모 마..

영성생활 2025.03.13

삶의 가장 근본적인 영적 에너지인 ‘사랑’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의 ‘활동적 삶(vita activa)’의 기본 요소를 노동(labor)·작업(work)·행위(action)의 세 가지로 규정한다. 노동은 생명의 조건에 부합하는 육체적·생물학적인 기초활동이며, 작업은 연속성을 지닌 도구적 인공 세계를 창조하는 인간의 고유한 활동이다. 행위는 다원성과 탄생성에 기반해 복수의 인간이 함께 참여하며 만들어가는 인간관계로서의 정치적 활동을 의미한다.활동적 삶에 대응하는 말로는 ‘정신적 삶’ 혹은 ‘관조적 삶(vita contemplativa)’이 있다. 이는 인간이 육체적 조건 속에서만 살아가지 않고 정신적 조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런데 활동적 삶이든 정신적 삶이든 인간이 살아가기 ..

영성생활 2025.03.13

하느님 진리를 탐구하고 전달하는 사도적 소명에 충실

미국 워싱턴의 도미니코 수도회 연구기관에 있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화. OSV성인의 사도적 소명 일깨워준 두 가지 만남진리를 열렬히 사랑한 중세 스콜라 시대의 위대한 성인 토마스 아퀴나스(1224/5~1274). 성인은 다섯 살 무렵부터 몬테카시노의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생활하지만, 열다섯 살인 1239년 나폴리 대학에서 공부하게 된다.나폴리 시절 성인이 마주하게 된 두 가지 만남은 진리를 사랑하는 그에게 앞으로의 삶을 한껏 펼쳐 줄 만남이었다. 그 두 만남은 진리를 열렬히 탐구하고 관상하며 그렇게 깨닫게 된 것을 많은 이에게 전하는, 그의 사도적 소명을 일깨워주는 만남이었다. 첫째는 탁발 수도회인 도미니코 수도회와의 만남이었고, 둘째는 바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의 만남이었다.12세..

영성생활 2025.03.13

특별한 지향으로 기도하는 여섯 성월

교회는 3월을 성 요셉 성월로 정해 겸손과 하느님의 종이며 정결한 남편이고, 성실한 아버지이신 성 요셉을 특별히 공경하고 있다. OSV가톨릭교회는 연중 어느 달을 특별히 선정해 그리스도인들이 뜻을 모아 기도와 선행에 정진하게 해 신심과 덕을 쌓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달을 ‘성월(聖月)’이라 합니다. 이때 교우들은 특별한 은혜와 전구를 청해 모범을 따르고자 노력합니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여섯 번에 걸쳐 성월을 지냅니다. 성월에 담긴 의미를 알아봅시다.성 요셉 성월(3월)성 요셉은 하느님의 종으로서 자기 임무에 충실했으며, 크나큰 겸손과 신뢰를 지니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굳게 지켰습니다. 또 성모 마리아께서 평생 동정을 지킬 수 있게 보호자이자 예수님 양부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성 요셉은 예..

영성생활 2025.03.13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1주일 - 세상이란 광야에서 하느님 만나기

유다 광야. 가톨릭평화신문 DB사순 첫 주일입니다. 파스카 부활 축제를 준비하며 기도와 자선과 재계(단식과 고행)로 속죄하고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시기입니다.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40일 동안 단식하시고 악마로부터 유혹을 받으신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유혹이지만, 유혹의 내용을 새겨보면 신앙인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유혹이기도 합니다.첫 번째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돌을 빵이 되게 하라’며 ‘빵’으로 표현된 부귀영화의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에 따라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신명 8,3)하시며, 청빈과 하느님 말씀의 진리로 유혹을 물리치십니다.두 번째 유혹은 ‘내 앞에 경배하면 모든 권세와 영광이 담긴 세계의 모든 나라를 주겠다’며 ‘높은 곳’..

영성생활 2025.03.13

[금주의 성인] 레오비노 (3월 14일)

레오비노 성인. 굿뉴스 주교로 지내던 중 십자 표시로 화재를 진압하고 많은 기적을 행했던 레오비노 성인은 5세기 말 프랑스 남서부 아키텐 지역의 푸아티에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도와 가축을 돌보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을 느끼다 우연히 한 수도자를 만났는데, 알파벳을 자기 허리띠에 써달라고 부탁해 비로소 글자를 배우고 익힐 수 있었습니다.어느 정도 읽고 쓸 줄 알게 되었을 때 레오비노는 리구제의 생마르탱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가 되어 지하 저장고를 관리했습니다. 그는 8년 동안 수도원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겸손과 인내뿐만 아니라 지식을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늘 반복되는 규칙적인 일상에 지쳐 페르슈의 은수자인 아비토 성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수도원 생활에 ..

영성생활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