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영성생활 1944

개인적 지식·깨달음만 좇는 이단 ‘영지주의’ 출현

영지주의는 그리스도교 안에서 생겨난 것이지만 지식을 최고로 여기는 그리스 철학에 영향을 받아 정통 신앙의 길에서 벗어나 ‘이단’의 길을 걸었다. 교회는 영지주의와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정통 신앙을 고수하고 믿을 교리를 확정해 나갔다. 작가 미상 ‘땅에 떨어지는 시몬 마구스’, 1170년경, 양피지에 템페라, 독일 힐데스하임.사도 시대부터 교회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지주의(Gnosticism)’입니다. ‘지식’을 뜻하는 헬라어 ‘γνωσιs(그노시스)’에서 유래한 말로, 영지주의자들은 지혜를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자들입니다. 이 영지주의가 사도 시대를 거쳐 2~3세기 교회 안에서 성행했으며 지금도 새 영성 운동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요.신약성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지주의는 초세기 사도..

영성생활 2025.07.10

주님께 모든 것 맡기는 지혜

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위대한 신학자와 영성가를 만나고, 그분들의 예언자적 통찰에 감탄하게 되며, 신앙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신학 공부가 신앙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신학 공부로 인해 교만에 빠져,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 신자들의 신앙을 하찮게 여길 위험이 있다.신학이 자동으로 신앙을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살면서 겪는 경험이 양분되어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쌓이며 신앙의 깊이를 더하게 된다. 그래서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묵상하도록 권고한다.“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

영성생활 2025.07.10

막장, 절망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열리는 새로운 시작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막장 드라마에서나 펼쳐질 법한 범죄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삶의 끝자락, 파국으로 여겨지는 막장은 우리 현실의 단면이기도 하다. 2023년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묻지마 범죄 현장에서 수사관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우리는 종종 드라마를 보며 말한다. “이건 막장이야.” 출생의 비밀, 금지된 사랑, 끝없는 복수⋯. 자극적인 설정에 개연성은 부족하다. ‘욕하면서도 본다’는 말처럼 막장 드라마는 오히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곤 한다.그런데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다 보면,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묻지마 범죄·층간소음 살인·가정폭력·아동학대에 심지어 국회 청문회조차 ‘막장’ 논란의 무대가 되곤 한다. 이런 뉴스에도 우리는 여전히 본다. 그러고 ..

영성생활 2025.07.10

인간은 매순간 죽음과 함께 끝을 향해 가는 존재

“오 주님, 저마다 고유한 죽음을 주소서.” 릴케(1875~1926)의 이 고백처럼 인간 삶에서 죽음만큼 고유한 사건은 없을 것이다.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매우 고유한 종말의 사건이다. 죽음은 인류가 생긴 이래로 종교의 문제이자 철학의 문제였다. 죽음은 영원한 단절이자 종말이며, 모든 것을 허무로 돌리는 짙은 어둠이자 무거운 침묵이다. 인간은 이 불가피한 죽음 앞에서 근본적으로 실존적 불안을 느끼며, 또한 죽음을 이기는 희망을 꿈꾼다.죽음에 대한 이해는 자연과학에서 주장하는 ‘생명의 단절로서의 죽음’부터 종교에서 주장하는 ‘영원불멸로서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유물론자인 포이에르바하(1804~1872)는 이생에서 건강하게 살다가 수명을 다하고 노년에 삶을 마감하는 ‘자..

영성생활 2025.07.10

믿음의 네트워크 구축한, 평범한듯 비범한 소년

어린 시절 평범하면서도 주변을 보고 베풀 줄 알았던 카를로 아쿠티스의 모습. 출처=www.carloacutis.com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를 그리워하는 친구들은 그를 이렇게 떠올립니다. “여느 남자아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카를 좋아하고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며 농담을 잘하는, 겉보기엔 평범한 소년이지만 알면 알수록 특별한 아이.”학교 코앞에 살면서도 지각을 하고, 수업 시간에 터져버린 웃음보를 참지 못해 교실 밖으로 쫓겨나며, 프랑스어 시간이면 숙제 때문에 혼나는 점이 그의 평범함이었다면, 그 누구와도 다투는 일 없고 늘 침착하며 누구든 기꺼이 도와주려 하고, 특히 컴퓨터와 과학에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그 능력과 열정을 주님을 전하는 데 사용하던 점이 바로 그의 특별함이었습니다.본당 신부님이던 포마 몬시뇰은 ..

영성생활 2025.07.10

채팅·앱 통해 이성 만날 땐 로맨스 스캠 주의

다양하고 기능이 뛰어난 디지털 기기들은 우리를 편리한 삶으로 이끌어 주지만, 견고한 숨바꼭질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제8장 사랑을 무너뜨리는 장애물전개 2. 디지털 성범죄(1)2020년 우리를 놀라게 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 착취 범죄인 ‘N번방’ ‘박사방’이 그것입니다.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서 몰래 촬영하거나, 협박과 그루밍을 통하여 얻어 낸 영상들을 동의 없이 온라인에 유포하고, 대화방 등에서 불법 영상을 소비하는 범죄적 행위였습니다.‘디지털 성범죄’는 디지털 기기와 정보 통신 기술을 매개로 온·오프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젠더 기반 폭력으로, 당사자의 동의나 인지 없이 신체를 촬영하거나 유포·유포 협박·소지·구입·저장..

영성생활 2025.07.09

[금주의 성인] 레오 이냐시오 만진 (7월 9일)

레오 이냐시오 만진 성인. 굿뉴스레오 이냐시오 만진 성인은 1857년 7월 30일 독일과의 접경 지역인 프랑스 동부 모젤 강가의 베르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소에 관심이 많았던 레오 이냐시오 만진은 1875년 11월 5일 아미앵의 예수회에 입회해 루뱅에서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중간기 실습생 때에는 리에주의 성 세르바누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1882년 6월 중국 선교사로 파견된 레오 이냐시오 만진은 중국어와 신학을 공부하고, 1886년 7월 31일 중국 하북성 헌현 장가장(河北省 獻縣 張家莊) 주교좌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습니다.고성에서 첫 사목을 시작한 그는 선교사로서 훌륭한 판단력과 현명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1899년 11월 의화단 운동이 일어났을 때 교회에 대한 박해가 가장..

영성생활 2025.07.09

눈부신 복음화 활동과 신앙의 초석 놓은 사도들

이제 사도 시대 교회 역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도들은 “먼저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마르 13,10)는 주님 말씀에 따라 극히 짧은 시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로마 제국 전역을 넘어 인도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헌신했습니다. 요한 사도를 제외한 사도들 모두는 순교로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신약 성경에는 로마뿐 아니라 팔레스티나와 시리아·소아시아·마케도니아·크레타 지역 60여 개 도시가 등장합니다. 복음은 이곳뿐 아니라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인 갈리아와 에스파냐에까지 전해집니다. 갈리아 지방의 론 강 하류에 세워진 도시 마르세유는 일찍부터 소아시아와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계 상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했고, 도시 베즐레는 마리아 막달레나..

영성생활 2025.07.03

믿음의 시간과 때

우리는 보통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보내지만, 시간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상처가 난 곳은 조치만 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낫기 마련이다. 우리는 빨리 낫기를 바라지만, 다친 몸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여리디여린 우리 마음도 상처를 입기 마련이며,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는 약한 존재이며 상처 입기 쉬운 존재다. 그리고 그 상처가 낫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한 보살핌과 함께.신앙에서도 시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신 것은 ‘때가 찼을 때’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공생활 중에도 예수..

영성생활 2025.07.03

가난·순종·순결한 사랑만이 참된 행복을 찾는 유일한 길

디지털 시대, 기술과 기계의 편의 속에 우리는 욕망만 증식시키며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 시민들이 행사장에서 휴대폰으로 연신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어둡고 암울한 노래, ‘사의 찬미’다.사춘기 시절 나도 이 노랫말을 곧잘 읊조리곤 했다. 돈도 명예도, 심지어 사랑이 뭔지도 몰랐던 10대가 ‘허무’를 노래했다니,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시절만큼 인생에 대해 처절하게 고민했던 때가 또 있었을까 싶다.“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 이 탄식은 ‘사의 찬미’의 ‘허무’와 겹쳐진다. 그러나 ..

영성생활 2025.07.03

절망에서 벗어나려면 어긋난 자기 관계 회복해야

삶이란 수많은 역경과 시련의 연속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의미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릴 때 사람들은 절망한다. 절망스러운 현실을 잊기 위해 알코올과 약물 과다 복용·자살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해마다 증가한다.경제학자 디턴(Angus Deaton, 1945~)은 이러한 죽음을 ‘절망사’(deaths of despair)라고 부른다.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절망사는 빈부격차의 확대 속에 삶에 지친 빈곤층이 누적된 심적 고통에 짓눌리다 자살·마약·알코올 중독 등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종의 ‘사회적 죽음’을 의미한다.이러한 절망사를 막기 위해 경제적·사회적 안전망 확보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외부적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절망에서 벗어날 ..

영성생활 2025.07.03

여덟 살에 깨달은 성체의 신비

이탈리아 란치아노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모셔진 기적의 성체와 성혈. 카를로 아쿠티스는 교회사에서 빛나는 성체 기적의 사례들을 찾고 묵상하며 깊은 성체 신심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출처=Wikimedia Commons복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여덟 살 무렵이었습니다. 대부님의 질문에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성체 안에 계시며, 그저 상징으로서가 아니라 진짜 몸과 피로 존재하신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 카를로는 전례의 아름다움에 끝없이 경탄했습니다. 성체 안의 예수님 현존은 그에게 놀라운 신비였습니다.란치아노의 성체 기적그의 깊은 성체 신심에는 기적의 표징 또한 빠질 수가 없었습니다. 카를로는 이탈리아 란치아노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을 떠올리며, ‘예수님..

영성생활 2025.07.02

‘통제’하려는 것도 데이트 폭력입니다

인공지능(AI)이 제작한 ‘데이트 폭력’ 일러스트.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틀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행위는 관심과 배려가 아니라 폭력이다. ChatGPT 활용해 제작제8장 사랑을 무너뜨리는 장애물전개 1. 데이트 폭력데이트 관계에서, 곧 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거나 만난 적이 있는 관계, 넓게는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한국 여성의 전화’가 만든 「데이트 폭력 대응을 위한 안내서」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은 “폭언과 욕설, 행동에 제약을 가하며 감시와 통제를 하는 것,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 친구와 가족 등 주변 사람을 위협하는 것, 성관계 사실과 데이트 비용을 빌미로 만남..

영성생활 2025.07.02

[금주의 성인] 성 아론 (7월 1일)

아론 성인. 굿뉴스아론 성인은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결정적으로 체험했던 이집트 탈출 사건과 광야 여정에서 모세와 함께 중심적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아론은 레위 지파의 첫 사제입니다. 성경은 아론을 모세의 형제이자 공동 지도자, 이스라엘의 합법적 사제의 시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그는 레위 지파 후손으로 아므람과 요케벳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모세가 그의 동생이고(탈출 6,20), 미르얌은 그들의 누이였습니다.(민수 26,59)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구하려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모세와 함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여든세 살 때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을 위해 벌인 파라오와의 담판에서 아론은 모세의 대변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또 바다를 건너 이..

영성생활 2025.07.02

세 차례 선교 여행 떠났던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바오로는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히 지키는 바리사이로 성장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으나 부활하신 주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한 후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다. 카라바조 작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유화, 1600,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바오로 사도는 서기 8년 로마 제국 속주인 킬리키아(튀르키예 남부) 수도 타르수스의 벤야민 지파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사도 21,39; 필리 3,5. 가톨릭교회는 2008년에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기념했다.) 그는 유다인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이었습니다.(사도 22,28) 곧 부모에게 로마 시민권이 있었다는 뜻이지요.그는 어려서부터 예루살렘에서 가말리엘 랍비의 문하에 들어가 율법에 충실한 바리사이로 성장했습니다.(사도 22,3) 골수 바리사이가 ..

영성생활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