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 연재 1999

[창간기획] 신앙 공동체에 활력 주고 받는 시니어아카데미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드는 동안 교회는 이미 ‘초고령교회’라는 현실을 먼저 마주했다. 2019년 한국 교회는 전체 신자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5%를 넘기며 ‘초고령사회’ 기준을 충족했고, 2021년에는 수원교구가 이 기준에 도달하면서 전국 교구가 모두 초고령화 상태에 들어섰다.2024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50세 이상은 45.2%인데 반해, 천주교 신자 중 50세 이상은 54.4%에 달한다. 본당 활동의 중심이 50대 이상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고령화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사목 방향과 공동체 구성·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노인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박민규 기자 mk@cpbc.co.kr 서울 신수동본당 시니어아카데미 ..

기획 연재 18:09:27

[창간기획]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무지갯빛 노년 생활

“은퇴하면 뭐하지? 뭐라도 하겠지.”(은퇴 직전)“오늘은 뭐하지? 어디 가야 되지?”(은퇴 직후)평생 다닌 직장과 일터에서 은퇴하기 전후 흔히 하는 말들이다. 은퇴 전 막연한 계획을 세우다가 은퇴 후엔 마땅히 ‘갈 곳’과 ‘할 일’이 없는 게 자신과 가정을 위해 억척같이 살아온 이들의 실상이다. 여행도 쉼도 얼마 지나면 한계가 온다.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든 예외 없이 마주하는 상황이다.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5명 중 1명이 이런 상황에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점점 늘어날 전망으로 노인이 행복하지 않으면 사회도 활력을 잃게 되는 시대다.박민규 기자 mk@cpbc.co.kr 위례 인생학교는 은퇴를 앞뒀거나 은퇴한 시니어를 위한..

기획 연재 18:08:03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당뇨병 남편과 야코프병 앓는 아들 수발

야코프병을 앓고 있는 조여행씨의 아들이 침대 옆 바닥에 누워 있다. 조씨는 아들이 소변을 보면 지쳐서 쓰러져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선망증이 생겨 ‘사람을 죽인다’고 하기도 하고 ‘옆집에 불이 났다’고도 해요. 그렇게 이상한 말을 자꾸 해요. 약을 먹고 자다가도 일어나 ‘죽을 것 같아’ 그러고요. 소변을 한 번 보면 너무 지쳐서 쓰러져 자요. 그러다 일어나면 또 엉뚱한 짓을 하기도 해요.”서울 연남동 한 주택가 3층. 문을 두드려도 한참 반응이 없었다. 뒤늦게 문을 연 조여행(소화 데레사, 74)씨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소변을 본 아들을 눕히고 주변을 치우느라 늦었다고 했다.이 집에는 환자가 두 명 있다. 남편 변광섭(스테파노, 78)씨는 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으며, 다리 통증 때문..

기획 연재 18:06:07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제136차 성금 전달식

본지 1797호에 사연이 실린 김경남씨가 2일 제136차 사랑이피어나는 곳에 성금 전달식에서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보도 주간 조승현 신부에게 성금을 전달 받고 있다.본지 사랑나눔 기획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제136차 성금 전달식이 2일 서울 본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본지 1797호(2월 16일자)부터 1806호(4월 20일자)에 사연이 실린 10명에게 2억 3595만 8006원이 전달됐다.급성 췌장염에 폐부종으로 생사를 오가다 교회의 도움으로 극적 회생한 동티모르인 가브리엘 보르헤스 핀토(43)씨는 “성금 덕분에 그동안의 병원비를 모두 갚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더욱 잘 살라는 교회의 보살핌에 부응하며 건강도 잘 챙기고,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전동 킥보드 사고 합의금을 내지..

기획 연재 18:04:40

목숨을 던진 음악

해마다 5월의 첫 주일은 현대사회에 심각하게 대두된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생명 주일’로 기념한다. 익히 알다시피 가톨릭 교리에서 자살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가장 큰 죄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부자연스러운 일이다.자살은 일종의 사회병리학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괴테가 1774년 출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실연당한 많은 남자가 자살했다. 당연히 이 작품은 금서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우리가 ‘질풍노도의 시대’라 부르는 문예혁명운동의 시작점이 되었다. 괴테가 한때 심취했던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두 연인이 살아서 못다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살을 선택한다.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의 눈으로 보면 ‘13세 여자아이..

기획 연재 2025.05.08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지뢰 피해·영양실조 시달리는 미얀마 아이들

전쟁을 피해 정글에서 생활 중인 한 미얀마 어린이가 간신히 구한 채소를 소금에 절여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제공내전에 유통망 마비…식량값 급등“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아버지와 먹을 것을 찾으러 다녀오던 길이었어요.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고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미얀마 카인주 난민촌에 사는 쏘타이(15세, 가명)군은 3년 전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왼쪽 다리를 잃었다. 정글에서 지뢰를 밟고 만 것이다.15세 소녀 두이엔(가명)양은 식량을 찾아 정글에 들어갔다가 양쪽 발가락을 잃었고, 부토 지역의 한 소녀는 땔감을 찾다가 양다리를 잃었다. 무트로우 지역에서는 물고기를 잡던 두 청소년이 불발탄을 건드려 한 명이 목숨을 잃고 한 명은 양손을 잃..

기획 연재 2025.05.07

[교황 선종-교황과의 추억] 교황 말씀은 쉬웠다... 신학도 그러길 바라셨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정제천 신부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래 글씨는 교황이 남긴 친필 메모. 정제천 신부 제공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상 순례 여정을 마무리하고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모습은 전 세계 모두의 기억과 마음속에 남아있다. 특별히 한국을 사랑하고 아꼈던 만큼 많은 한국인에게도 그와의 인연과 추억이 여전히 생생하다.교황 방한 당시 수행비서 겸 통역 맡은 정제천 신부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수행비서 겸 통역을 맡은 전 예수회 한국관구장 정제천 신부. 현재 필리핀 소재 동아시아 사목연수원(EPAI) 원장으로 재임 중인 정 신부는 “교황께서는 한국인이 부지런하고 신심이 깊고 잘 단결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특별히 사랑하셨다”고 회고했다. 이..

기획 연재 2025.05.05

[과학과 신앙] (27)삼손 옵션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1928년 국제천문연맹(IAU)은 나라별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별자리를 라틴어 이름으로 통일하고 88개로 확정했다. 여기에는 탄생 별자리라고 부르는 황도 12궁이 포함되어 있다. B.C. 4000년 무렵 시작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바빌로니아인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한 천구(天球) 상의 태양 궤도인 황도(黃道)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황도 주변 12개의 별자리를 황도 12궁으로 하여 1년을 이루는 12개월과 일치시켰다. 탄생 별자리는 태어난 날에 태양이 그 별자리를 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생일에는 그 별자리를 볼 수 없으며 그 별자리가 태양의 위치와 정반대인 곳에 위치하는 6개월 전후에나 볼 수 있다. 4월 중순 밤 9시쯤에는 황도 12궁 중 봄철 별자리인 처녀자리(Virgo)가 동쪽 지평선에서 ..

기획 연재 2025.04.30

허물어진 성벽이지만 쉽게 근접할 수 없는 내재적 위용 드러내

노르베르트 베버, ‘수원 화성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유리건판, 1911년 3월 29일 수원 화성,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베버 총아빠스와 함께 수원 화성으로 소풍바람에 거닐기(消風, 소풍) 딱 좋은 절기다. 봄바람은 온 땅에 새 생명의 싹을 틔울 만큼 따사롭다. 마치 온기를 품은 날숨 같다. 온기를 잔뜩 머금은 입김이 얇은 갈대 청에 공명을 일으켜 대금의 청아한 소리를 만들 듯 하늘하늘 스치듯 불어대는 봄바람이 여인의 마음은 물론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의 기운을 흔들어 깨운다.1911년 2월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 역시 금수강산의 실경에 취해 봄바람을 거닐었다. 봄의 길목에서 그의 발길이 향한 곳이 바로 수원 화성이다. 이번 호부터 ..

기획 연재 2025.04.30

화마 딛고 일상의 순례지로 다시 태어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된 파리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2019년 화재 후 5년의 복원 작업을 끝내고 2024년 12월 8일 재개관했다. 전 세계 150개국에서 약 1조 2724억 원을 지원하였으며, 총 1조 528억 원이 복원에 투입되었다. 지붕 부분은 아직 공사 중이다.파리의 심장부, 센강의 시테섬에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펠탑·루브르박물관과 더불어 파리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우리의 귀부인’이란 뜻으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성모님에게 봉헌된 파리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입니다.2019년 4월 15일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성당이 불타는 장면을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런 노트르담 대성당이 2024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신자..

기획 연재 2025.04.30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인신매매로 강제 노동하다 구출

라파엘 피아뜨 임만택 회장이 유추생씨를 찾아 위안을 건네고 있다.대장암 진단 받았지만 병원비 걱정“이거 보세요!” 유추생(요셉, 69)씨가 목에 건 예수님 이콘을 들어 보였다. 대장암으로 1차 항암치료를 겨우 마친 그는 최근 대세를 받고 나서 부쩍 웃음이 많아졌다. 암은 이미 간과 폐까지 전이된 상태이고 종양도 큰 편이다. 4차 항암 치료까지 받고 종양 크기가 조금 줄면 수술을 받기로 했다.오랜 기간 노숙을 하던 그의 얼굴에는, 사실 웃음보다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대만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호적에 부친의 이름만 등록되어 평생을 한국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왔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아버지는 유씨와 한국에 남아 중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요리..

기획 연재 2025.04.28

주님 부활 대축일에 듣는 헨델의 ‘메시아’

주님 부활 대축일은 신·구교를 막론하고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축일이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성탄절이 있지만 종교적으로 부활절은 그 의미가 다르다. 3세기 초까지 교회는 이 부활 축일만을 기념했다. 부활절이 음력에 따른다고 믿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유다교 음력과 다른 기준으로 24절기의 하나인 춘분(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 지나고 보름달이 뜬 후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킨다. 우리가 흔히 듣는 ‘파스카(Pascha)의 신비’에서 파스카는 부활을 지칭하는 라틴어다.부활절을 배경으로 하는 음악은 너무 많지만, 특히 헨델의 ‘메시아’는 군계일학이다. 메시아의 많은 곡 중 전 세계에서 합창음악으로는 가장 많이 불린다는 ‘알렐루야’ 외에도 뛰어난 곡들이 있다. 헨델의 작품들은 듣는 사람을 흥분..

기획 연재 2025.04.25

[과학과 신앙] (26) 넛지(nudge)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2017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는 경제와 인간의 행동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의 저서 「넛지(nudge)」에서는 인간 행동 심리의 예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를 붙여놓은 후 소변기 밖으로 새는 소변량이 무려 80%나 감소한 사례를 들었다. 2018년 브라질의 한 자동차 회사는 국민 대다수가 택시 뒷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안전벨트를 착용할 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실험을 하였다. 결과는 놀랍게도 피실험자 4500명 승객 전원이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했다.이처럼 대놓고 지시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나의 의도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을 ‘넛지’라 하는데, 넛지의 사전적 의미는 ‘옆..

기획 연재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