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여론 사람들 2216

[이상근 평화칼럼] 아들 덕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에는 묵주기도를 할 때마다 그저 반복되는 기도문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영광송’까지. 뭐랄까, 기계적으로 입만 뗐다 하면 끝나는 그런 따분한 기도라고 생각했다.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하는 게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그냥 신앙생활 중 하나 정도로 여기며 대충 넘기던 시절이었다.그런데 어느 날 묵주기도의 ‘묵상’에 대해 알게 되고 체험을 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도문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 생애와 성모님의 삶을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기도하는 것. 성경 속 장면 그 안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그 과정에서 내 마음이 점점 하느님께로 향하고, 내 삶의 순간들이 하느님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여론 사람들 2025.05.02

[현장 돋보기] ‘하느님 종들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

“피곤함에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시다가도 신자들이 손을 흔들면 금세 눈을 뜨고 같이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교황대사를 지낸 장인남 대주교가 전한, 곁에서 본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다. 인자한 옆집 할아버지같이 푸근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교황은 그렇게 우리 곁에 있었다.교황의 삶을 정리하다 보니, 가난한 이들의 교황, 하느님의 종들의 종 등 교황을 따라다니던 여러 수식어가 좀더 생생하게 그려졌다.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나 여러 종교와 문화가 섞인 마을에서 자란 교황은 즉위 후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가장 먼저 람페두사섬을 찾아 난민을 위로했고,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 성모 승천 대성당과 이스티클랄 이슬람 사원을 지하로 잇는 ‘우정의 터널’ 앞에서 종교·문화의 장벽을 허물었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

여론 사람들 2025.05.02

[사도직 현장에서] 열린 마음이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목사님들로부터 카톡이 온다. “신부님, 수녀님. OOO 환자 좀 방문해주세요. 기도가 필요합니다.”연세대학교 의료원 산하 세브란스 병원은 개신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이다. 수원교구 관할인 용인 세브란스병원에는 천주교 원목실이 있다.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원목실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세 분 목사님들의 요청과 전 병원사목위원회 위원장이셨던 김승만 마르코 신부님의 열정과 노고 덕분이다. 비록 사회사업팀 사무실 한편에 작은 책상만 있지만, 개신교 병원에 천주교 원목실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원내 세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있으면 ‘갈라진 형제, 심지어 서로 다른 종교’라고 하는 벽이 허물어짐을 느낀다. 개신교 몇몇 목사님들이나 신도들은 천주교를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고 ..

여론 사람들 2025.05.02

[시사진단]억울하고 답답합니다 (김성우 신부, 청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 소장)

얼마 전 사회복지학을 가르치는 신자 교수님께서 가톨릭의 탈시설 정책 반대에 대해 우려하는 말씀을 듣게 되었다. 또 정부의 ‘장애인의 지역 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가톨릭의 우려와 입장을 비판하는 말들도 요즘 많이 듣고 있다. 지난 4월 6일에는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가 명동성당을 기습 점검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이렇게 성당을 마음대로 점거하고 행패를 부려도 되는 것인가? 장애인 단체가 운영하는 한 언론기관은 이 기습시위 내용을 자극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의 기사로 내보내기까지 했다. 심지어 천주교회가 장애인거주시설을 많이 운영하기 때문에 탈시설이나 지역 사회 자립 및 주거전환을 반대한다는 억지 주장을 사실인 ..

여론 사람들 2025.05.02

[신앙단상] 주님의 탄생, 죽음·부활은 무슨 의미일까 (손일훈 마르첼리노, 작곡가)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외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과 함께 신부님이 지어주신 세례명을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다. 어린이집을 다니던 때에도 미사 때 조용히 있을 수 있었기에 (아마 부모님과 떨어져 유아방에 가는 것이 싫어 참았을 것이다) 주일 교중 미사에 온 식구와 같이 참여했다. 아빠가 퇴근한 뒤 자기 전에는 거실 한편 성모상 앞에 앉아 다같이 성가정을 위한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다.성모상이 주는 느낌은 왜인지 모르게 따스했고, 매년 성탄절과 부활절이 다가올 때면 엄마와 구유를 만들고 달걀에 그림을 그리던 것도 생각난다. 초등학생이 되어 첫영성체를 준비하며 교리를 듣던 때 옆자리 친구가 자신은 꼭 잘해서 복사가 될 거라고 했다. 내게도 같이 복사가 되지 않겠느냐며 권유하던 친구는 매일 새벽 수녀님에게..

여론 사람들 2025.05.01

청년 미디어 사도 ‘cpbcU’ 발대식

cpbcU 크리에이터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청년 크리에이터 사도가 결성됐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21일 서울 cpbc 본사에서 쟁쟁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cpbcU’ 신앙 크리에이터 12명의 발대식을 가졌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대구대교구·수원교구 등지에서 선발된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cpbcU 크리에이터들은 이달부터 9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온라인 세상 속에서 주님의 인플루언서가 되어 WYD 관련 주제를 비롯한 가톨릭 신앙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매달 게재한다. 이날 발대식을 비롯해 매달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cpbc의 공식 행사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가톨릭 콘텐츠를 제작하며 신앙 전도사로서의 여..

여론 사람들 2025.05.01

광장 중심에 섰던 여성들 평화를 말하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19일 개최한 ‘다시 만날 세계’ 주제 집담회에서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인권 단체 연대·확장 사례 공유… 소수자들의 연대 주목가톨릭 청년 시국선언 ‘신앙인 양심’ ‘복음적 실천’ 해석“다시 만날 세계, 지금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 입 모아“신앙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앙은 그 안에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길입니다. 정의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긴장 속,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시대의 징표를 읽고 응답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교회의 목소리·청년의 외침·신학적 성찰, 그리고 평화를 향한 상상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 ‘우리는 어떤 민주주의, 어떤 교회를 꿈꾸는가?’이를 위해 광장의 중심에 섰던 30대 가톨릭 여..

여론 사람들 2025.05.01

“백 년 세월 하느님 손 붙잡고 걸었지요”

서울대교구 우이본당 주임 박준호 신부가 이순성 할머니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여덟 자녀 키울 때 매일 함께 기도눈이 오나 비가 오나 미사 참례허리가 굽은 백발 할머니가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딘다.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고, 왼손으로 의자를 짚으며 몸을 앞으로 밀어 제대 쪽으로 나아간다. 걸음마다 정성이 담겼다. 제대 앞에 다다른 할머니는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기도를 드린다. 5분쯤 지났을까. 한 신자가 할머니를 부축해 자리로 안내한다. 오전 10시 평일 미사까지는 아직 1시간도 넘게 남았다.사순 시기 동안 매일 이어진 십자가의 길. 대성전에 설치된 보청기를 귀에 꽂은 할머니는 여느 신자들과 다름없이 기도를 바친다. 다리가 아파 앉아있는 어르신들도 보이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꼿꼿하..

여론 사람들 2025.05.01

서울대교구-우리은행, WYD 성공 개최 위해 손잡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2027 서울 WYD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서울대교구와 우리은행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서울대교구장이자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16일 서울 명동 교구청 접견실에서 정진완(스타니슬라오) 우리은행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정 대주교는 지난 1월 31일 취임 인사차 예방한 정 은행장에게 WYD 지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2027년 서울 WYD의 성공적 준비·개최를 위해 서울 WYD 지역조직위가 해산될 때까지 협력한다. 우리은행은 WYD 공식 후원자로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한다. 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협..

여론 사람들 2025.04.30

[현장 돋보기] “잊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덧 4월 중순이다. 한국에서는 한창 봄을 즐기는 시기이지만, 미얀마와 태국·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4월이 새해를 맞이하는 달이다. 우리에게 물 축제로 잘 알려진 태국의 ‘송끄란’ 역시 동남아 국가들의 새해 맞이 기념 행사에서 비롯됐다.같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 역시 평소 같았다면 이맘때쯤 새해 기념 명절인 ‘띤잔’을 맞아 물 축제를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생한 강진으로 폐허가 된 미얀마에서는 시름 속에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물을 뿌리며 새해를 기념하기는커녕 마실 물조차 모자라 식수를 나눠주는 곳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정상적인 국가라도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미얀마의 상황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미 내전으로 수년간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극심한 경제난에 ..

여론 사람들 2025.04.26

[서종빈 평화칼럼] “이제 종교가 보이네요”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탄핵 찬반 집회가 늘 화제였다. 무신론자인 한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이제야 종교가 보이네.” 그래서? “천주교 사제들은 어느 편인가? 탄핵 찬성인 것 같은데 왜 거리로 나서지 않는가?” “글쎄? 정치적 성향은 사제와 신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비슷한 것 같은데⋯.” 두루뭉술하게 답하자 또다시 되묻는다. “그럼 뭐가 옳은 건데?”대통령이 파면된 탄핵 정국은 공동체 분열이란 큰 상처를 남겼다. 주된 가해자는 극우 정치화된 종교 집단이었다. 일부 개신교 목사는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종교를 이용했다. 탄핵 반대 집회 연단에 선 목사는 혐오와 증오의 얼굴을 하고 담기조차 힘든 욕설과 저주를 내뱉었다. 법치를 무시하고 국민 저항권을 외치..

여론 사람들 2025.04.26

[신앙단상] 우리의 시간, 주님의 시간(손일훈 마르첼리노, 작곡가)

모든 생명이 활기를 되찾는 봄이 다. 초록잎들 사이로 꽃이 피고 해도 길어졌다. 나는 매일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커튼을 젖히고 창문 밖을 내다본다.작은 새들은 무리 지어 다니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지 재잘대고 나뭇잎 사이를 가볍게 뛰어다니면서 열매를 쪼아먹고, 큰 새들은 제법 큰 소리로 울면서 커다란 나무들을 왔다 갔다 날아다닌다. 그리고 그 커다란 나무의 기둥을 타고 내려와 옆집 지붕 위에 오늘은 무엇이 떨어져 있는지 찾아다니는 갈색 청솔모가 두 마리 있다. 이 동물 이웃을 지켜보는 게 마냥 즐거운 나는 혹시나 춥고 어두운 겨울 동안 먹을 게 없을까 봐 마트에서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를 사서 가끔 우리 집 창문 턱에 몇 개, 그리고 옆집 지붕 위에 한 줌 뿌려놓곤 한다.이제는 먹..

여론 사람들 2025.04.26

[사도직 현장에서] 소중한 미사

올해부터 성남시의료원에서도 미사가 봉헌되기 시작했다. 교구에서 사목하는 다른 병원에 비해 이곳에는 천주교 신자 환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주위에 사는 신자들이 원내에서 열리는 미사를 봉헌하러 온다.그들 중에 기억에 남는 두 분이 계신다. 한 분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마지막 여생을 보내고 있는 자매님이고, 다른 한 분은 눈이 안 보이는 자매님이다. 본당에서 보좌 신부 생활을 했을 때는 몰랐지만, 이분들을 보면서 미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두 사람은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늘 따님들이 모셔온다. 비바람이 치는 추운 날에도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병원까지 걸어온다. 그렇게 오셔서 말씀의 전례 때 누구보다 하느님 말씀을 새겨듣고 영성체 시간이 되면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성체를 모신다. 언젠가 ..

여론 사람들 2025.04.26

[시사진단]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우리에게(오현화 안젤라,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많은 본당에 사회복음화 혹은 생태환경과 관련된 분과들이 있다. 전례·청소년·시설 등 기존에 있던 분과들과 달리 이 분과는(교구마다 좀 차이는 있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신설된 곳이 대부분이다. 본당에서 관련된 분과 활동을 하는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본당에서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일회용품 안 쓰기, 자원 절약하기 정도다. 어느 정도 활동이 진행된 곳에서는 이제 더 무얼 해야 하나 고민한다. 일회용품 안 쓰기도 하고 자원 절약하기도 했는데, 뭘 더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사실 일회용품 안 쓰기, 자원 절약하기는 이미 1990년대부터 시민사회가 전개하던 활동들이다. 그만큼 잘..

여론 사람들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