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전체 글 20550

[조재선의 평화칼럼] 그림자에서 사람으로

2006년 여름방학은 인도에서 보냈다. 그해 가을 콜카타에서 열리는, 떼제 공동체 젊은이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인도 동북부의 여러 성당과 교회를 다니면서 짧은 기도 모임과 나눔을 진행하는 일을 맡았다. 어떤 곳은 당국의 허가가 필요했다. 산악 지대에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 세력이 있었고, 인도 정부는 배후에 미얀마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있다고 의심했다. 교구청과 교우들의 도움으로 허가증은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소수 민족 가운데 제법 동양인을 닮은 사람들이 많아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한 달여 간 그곳에서 지내면서 겪은 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화려하게 장식된 트럭들, 빗속에서 바윗돌을 정으로 으깨는 어린이와 여자들, 툭하면 길을 가로막는 소와 염소 무리, 외국인을..

여론 사람들 2026.09.26

[사설] 신앙 이야기 꽃피우는 한가위 되길

한가위 밑이다. 며칠 있으면 각지에 흩어졌던 그리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풍성한 은총에 감사하고 혈육의 정을 나누게 된다. 또 모처럼 마주한 추석 밥상에서 세상살이 이야기를 꽃피울 것이다. 경기 침체로 가계 사정이 팍팍해지고, 금리·물가·일자리·산업 등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으로 자식들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지는 것도 걱정할 것이다.추석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정치 얘기다. 세대와 이념 갈등으로 극과 극으로 갈라진 정치상황을 풀어줄 해법들을 나름으로 제시할 것이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즐기는 모든 이의 마음처럼 우리나라 정치가 한가위 보름달처럼 둥글고, 경제가 추석 들녘처럼 풍성해지길 기대한다.추석 밥상의 많은 이야깃거리에 교회와 우리나라의 미래에 관한 담론도 포함되길 바..

여론 사람들 2026.09.26

[사설] 서울 WYD를 준비하며 그 의미를 다시 묻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제2차 국제준비회의가 14~17일 인천에서 열렸다. 세계 각국 청년사목 대표들이 등록과 숙박, 교통과 안전, 교구대회와 본대회 운영을 점검하는 자리인 동시에 ‘WYD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 시간이었다.올해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제정한 WYD가 첫 대회를 연 지 40년이 된 해다. 청년을 각별히 사랑했던 교황은 젊은이들을 먼 미래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주체로 바라보며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렇게 시작된 WYD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닌 청년들이 만나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순례로 이어져 왔다.40년 사이 세상은 크게 달라졌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관계 맺는 방식도 변했다. 언제든 연결할 수 있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상대 이야기를 듣는 일은 오히려 귀해..

여론 사람들 2026.09.26

[현장돋보기] 소년에게도 내일을

“깊이 반성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공직을 비롯해 새로운 자리에 도전하는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이른바 ‘사회적 용서’를 청하는 장면이다. 다시 말해 용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그런데 최근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즉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문제다.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의 상한을 한 살 낮춰 13세부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소년범죄의 해법으로 ‘빨간줄’을 긋는 것이 최선일까...

여론 사람들 2026.09.26

[김상기 신부의 사도직 현장에서] 참 스승이신 예수님도 이렇게 했을걸요?

첫영성체 어린이도 1명. 처음 성체를 모신다. 김상기 신부 제공몸은 하나. 건의사항은 수십 개다. 기도 중에 예수님께 물어본다. “이거 다 해요?” 답변은 “가능혀.” 그래서 급한 거,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는 걸로.사제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성사 집행이다. 둘러보니 예비신자도 1명, 첫영성체 대상자도 1명. 그래서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정방문을 다니고 있었으니, 신자들에게 집에서 직접 신청서를 쓰라고 했다. 그러면 대상자들이 물어본다. “근데요. 교리는 누가 해요?”성당에 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아, 나구나⋯.’ 받아들이니 일사천리다. “원하는 시간에 교리 해드릴게요.”예비신자는 월요일이 편하시다고 했다. “뭐 어차피 주 7..

여론 사람들 2026.09.26

[정유선의 신앙단상] 십자가의 무게를 견뎌낼 힘

구글 제미나이 제작수많은 책임과 결정이 뒤따르는 업무를 하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듯 막막하고 두려운 순간들을 수시로 마주하게 된다.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건 앞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 때, 혹은 쏟아지는 업무의 압박감에 짓눌려 스스로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낄 때면 나는 자연스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게 된다.그럴 때마다 내가 하느님께 바쳤던 기도는 늘 한결같았다. “하느님, 이 복잡한 문제가 부디 순조롭게 해결되게 해주세요.” “제 앞에 놓인 이 거대한 장애물을 단숨에 치워주시고, 두려운 이 상황이 그저 무사히 지나가게 해주세요.”돌이켜보면 그것은 내게 닥친 두려움과 어려움을 마술처럼 말끔히 없애 달라는 간절한 청원이었고, 때로는 고단하고 지친 일상을 향한 어린아이 같은..

여론 사람들 2026.09.26

[조은나의 시사진단] 청년을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매일 같은 나무 밑에서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 언제 오는지 모르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청년을 기다리는 한국 교회의 모습도 이 장면과 닮았다. 문제는 청년이 오지 않는 데만 있지 않다. 교회가 여전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방식으로 청년을 기다리는 데 있다.「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에 따르면, 2025년 영세자는 6만 4073명이었고, 20~24세가 20.1%로 가장 많았다. 특히 남성 영세자의 96.8%가 군종교구 소속이었다. 청년은 분명 교회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전역 뒤 지역 본당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없으니 그들의 신앙 여정은 군복과 함께 벗겨지고 있다. 본당의 예비신자 교리가 교중 미사 중심..

여론 사람들 2026.09.26

구로경찰서 ‘필립보네리 경당’ 축복 미사

구로경찰서 경신실 '필립보네리 경당' 축복미사에 참여한 이들이 미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서울 구로경찰서 신청사에 신자 경찰들의 기도 공간인 ‘필립보네리 경당’이 마련됐다.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경찰사목위원회는 8일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구로경찰서 지하 1층 필립보네리 경당에서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주례로 경당 축복 미사를 거행했다. 미사는 사회사목국장 윤병길 신부, 경찰사목위원장 장세훈 신부, 부위원장 현종민 신부를 비롯해 구로지구장 이승철 신부, 구로3동본당 주임 백승준 신부, 구로2동본당 주임 이성진 신부, 구로경찰서 위원사제 이창민(구로3동 보좌)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축복 미사에는 하지원(루치아) 서장과 구로서 가톨릭교우회 박지윤(엘리사벳) 회장 및 회원, 서울경찰교우연합회 임원진, 경찰..

여론 사람들 2026.09.26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 세계 최초 출간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 저자 조현범 교수.‘하느님의 종’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이 세계 최초로 출간됐다. 조선대목구 설정 및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임명 195주년 기념일인 9월 9일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조현범(토마스·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지었고, 서울대교구 염수의 신부가 간행 비용 전액을 희사해 가톨릭출판사가 펴냈다.지금까지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은 단 한 권도 없었다. 그의 전기는 1938년 카미유 브루동클 신부가 쓴 「영원히 머물 것처럼 곧 떠날 것처럼」이 유일하다. 브뤼기에르 주교 전기 자료집 제3집 「초대 조선 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은 639쪽으로 방대하다.조현범 교수는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을 쓰기 위해 2008년부터 1..

여론 사람들 2026.09.26

“AI 활용 늘수록 ‘환자의 몸’ 데이터로만 볼 위험 높아”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사무총장 안드레아 츄치 신부가 11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AI 최대 쟁점 ‘책임’…“책임은 늘 인간에게 있다” 단언“모든 의료 영역은 의료 전문가 감독·관리 아래 있어야”AI 의료시대 교회가 할 일은 ‘인간적 만남·형제애 회복’인공지능(AI) 시대, 아프면 병원을 찾기보다 AI에 증상을 먼저 묻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건의료계도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AI로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사무총장 안드레아 츄치 신부는 “오늘날 AI 시스템에서 ‘책임’은 가장 큰 논쟁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책임은 언제나 인간에게 있다”고 단언했다. 츄치 신부는 AI 윤리 증진을 위해 설립된 ‘RenA..

여론 사람들 2026.09.26

“난임부부의 몸은 ‘실패한 몸’이 아닙니다”

앤 마리 세인트저메인씨국내 나프로센터 5곳 현황 점검 “누적 임신 성공률 약 34%”“교회와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헌신·협력 인상 깊어”난자 냉동 등 보조생식술 상업화엔 “돈에 기반한 슬픈 모습”“난임부부들이 자신의 몸을 정말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아름다운 창조물로 여겼으면 좋겠습니다.”미국의 나프로 임신법 공인 교육자인 앤 마리 세인트저메인씨가 최근 방한해 난임으로 고통받는 한국의 부부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 분야에서 30년 넘게 전문가로 활동 중인 세인트저메인씨는 10년 동안 성 바오로 6세 연구소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나프로 임신법을 가르쳐온 교육자로, 미국 불임치료전문가협회에서 윤리 기준 담당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온 앤 마리 세인트저메인 나프로 임신법 공인 ..

여론 사람들 2026.09.26

추석 연휴 책과 함께 영성을 채우다

추석을 앞두고 있다. 나흘간의 연휴가 끝나면 교회 안팎으로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한 발걸음이 본격화된다.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에 허탈한 마음이 든다면 연휴 기간 책과 함께 영성과 마음을 챙겨보면 어떨까.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성경 지도 / 자코모 페레고 신부 등 / 이한석 신부 옮김 / 생활성서성경에 나오는 모든 땅에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가 깃들어 있다. 구세사는 단순한 문헌이나 상상 속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 안에서, 사람이 발을 딛고 선 땅 위에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을 읽다 보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동떨어진 시공간과 문화로 인해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직접 현지를 방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성경 지도」는 자코모 페레고(성 바오로수도회) 신부 등 다섯 명의 성경학..

검투사의 칼 닮은 탐스러운 꽃

성서와함께 제공고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검투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글래디에이터’. 글래디에이터는 ‘검투사’라는 뜻의 라틴어 글라디오토르(gladiator)에서 온 것으로, 이는 당시 로마 병사와 검투사들이 사용하던 칼인 글라디우스(gladius)에서 파생된 단어다.글라디우스는 오늘 소개하는 꽃 글라디올러스의 어원이기도 하다. 잎이 날카로운 칼처럼 길고 곧게 뻗어 있고 끝 부분이 뾰족하다고 하여 글라디올러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같은 이유로 영어권에서는 이 꽃을 ‘칼의 백합(sword lily)’이라 부르기도 한다.칼을 닮은 길쭉한 잎도 시선을 끌지만, 사실 글라디올러스가 정원을 가꾸거나 꽃꽂이를 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화사하고 탐스러운 꽃 덕분이다. 글라디올러스는 한여름부터..

기획 연재 2026.09.26

제13회 가톨릭영화제 열린다...10월 22~25일 서울영화센터

제13회 가톨릭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본선 진출작.제13회 가톨릭영화제가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다. ‘지금 여기에서 기쁨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국내외 영화 50여 편이 상영된다. 이 가운데 14편(이미지 참조)은 올해 단편경쟁부문에 출품된 628편 가운데 선정된 본선 진출작이다. 영화제 기간 3개 섹션으로 나뉘어 각 2회씩 상영되며, 24일에는 감독 및 배우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시간도 마련된다. 홍보대사 장희진(로사) 배우.한편 올해 가톨릭영화제 홍보대사는 장희진(로사) 배우다.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 및 개막식 사회자로도 나설 예정이다.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