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생활복음 33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3주일- 깨어있는 삶, 복음적 가난 실천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 1536~1541년, 시스티나 성당, 바티칸.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예수님 당시에 유다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던 묵시문학의 표현으로 세상 종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묵시(黙示)문학은 기원전 200년경부터 기원후 100년경 사이에 유다교와 그리스도교에서 성행했던 사고와 표현방식을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악의 세력이 지배하고 의인이 박해를 받지만 역사의 참된 주관자는 하느님이시며, 그 하느님께서 악의 세력을 심판하여 없애시고 의인들을 구원하실 결정적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을 일러주어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북돋아 주는 것을 지향했습니다.묵시문학에는 세상 종말이 오기 전에 여러 전조가 발생한다는 내용이..

생활복음 2024.11.20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0주일 - 끈질긴 믿음, 망설임 없는 실천

엘 그레코 작 ‘눈먼 이를 고치시는 그리스도’ , 1570~1575년.예리코에서 눈먼 걸인이 예수님을 만나 시력을 되찾고 그분을 따라갔다는 마르코 복음서의 마지막 기적 이야기가 오늘의 말씀입니다.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마르 10,47)라고 외쳤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용기를 내어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는 남을 탓하지 않았고 다른 이들의 방해에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향한 기대와 믿음을 행동으로 드러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외침을 들으시고 걸음을 멈추었고 그를 가까이 불러오라고 하셨습니다.예수님께서 자신을 부르신다고 하자 그는 단 하나뿐인 자신의 소유물인 겉옷..

생활복음 2024.10.31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9주일 - 복음을 전하는 힘, 예수님과의 일치

오늘은 전교 주일로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고 교회의 선교사명을 다시 일깨우는 날입니다. 세상 끝까지 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복음의 가르침에 어긋난 세상의 질서와 가치를 복음의 힘으로 정화하고 복음의 가치를 확장시켜 가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교회 스스로 복음을 통해 내적으로 변화되고 성숙되어 가는 것이 복음화의 내용이고 이를 실천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적인 활동입니다. 만일 이러한 복음화의 사명을 소홀히 한다면 교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활기를 잃게 될 것입니다.우리는 미사가 끝날 때마다 주례 사제가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파견의 말씀에 대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합니다. 이는 미사에서 받은 하느님 은총에 대한 감사와 함께 예수님께서 우리를 파견하시..

생활복음 2024.10.23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8주일 - 재물의 소유권과 사용권

하인리히 호프만 작 ‘그리스도와 부자 청년’, 1889년.오늘 복음에서 어떤 부자가 예수님을 찾아가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하신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계명을 준수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부자가 그러한 계명들을 어린 시절부터 모두 잘 지켜왔다고 답을 하자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그에게 이르셨습니다.“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 마치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등 당신의 사도들을 부르시듯 그 부자를 당신의 제자가 되도록 특별히 초대하신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그 부자는 결국..

생활복음 2024.10.16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7주일 - 모두 한 분에게서 나왔습니다

피터 벤첼 작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 부분, 1800~1829년, 바티칸 박물관 소장. OSV오늘 말씀의 전례는 혼인의 신성함을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말씀을 묵상하면서 염려가 됐습니다. 혼인에 실패하였고 도무지 현실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 말씀이 혹시라도 소외감을 느끼게 하거나, 이해심이 부족한 종교가 원망스럽다며 하느님과 교회를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말입니다.그러나 말씀의 취지는 더 깊은 데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을 시험하려고 질문을 던지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생명의 본질을 일깨워주시는 예수님의 태도와 대조를 이룹니다. 모세가 이혼장을 써 주라는 계명을 남긴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버림받아 혼자 된 여자가 생존을 위해 다른 남자와 생활..

생활복음 2024.10.09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6주일 -죄 짓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을 그린 삽화. 바티칸 도서관 소장. OSV예수님 당대부터 그분의 제자 무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을 빌려 구마 행위를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마르 9,38-41)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을 막아보려고 하였던 당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들이 당신의 제자 무리에 속하지 않더라도 그들을 배척하지 말라고 하시며 제자들과는 상반된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십니다. 요한으로 대표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추종하는 이들의 충실함을 엿볼 수도 있지만, 자신들과는..

생활복음 2024.10.0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4주일 - 예수 그리스도, 우리 구세주

두초 디 부오닌세냐 작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리스도’, 1308 ~13011년.오늘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마르 8,27-30)는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물음으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제자들은 “어떤 이들은 요한 세례자, 어떤 이들은 엘리야,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들 중 한 분이라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제자들의 대표인 베드로는 이렇게 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그분께 대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을 거쳐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전까지는 자신에 관하여 함구하도록..

생활복음 2024.09.2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3주일 - 귀먹고 말 더듬는 신앙인 되지 않으려면

필립 메드허스트 성경 삽화 컬렉션 중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의 귀를 열리게 하는 기적을 그린 삽화 부분. 출처=Wikimedia예수님께서 어느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신 이야기가 오늘의 복음 내용입니다. 그의 두 귀에 당신의 손가락을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시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열려라! 하시자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첫 번째 독서에서 예언자 이사야께서 말씀하신 메시아 시대의 기쁨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이사 35,5-6) 이러한 예언을 그대로 실현하신 예수님..

생활복음 2024.09.11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2주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오늘은 연중 제22주일이자 9월 ‘순교자 성월’에 맞는 첫 번째 주일입니다. 또한 매년 9월 1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이기도 합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2015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동방정교회가 먼저 시작한 이 기도의 날에 우리도 동참하도록 정하셨습니다.‘피조물 보호’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 인간은 ‘자연의 정복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자연환경과 공존·공생해야 하는 같은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통신 기술·교통수단 등의 발달로 지구촌 전체가 언어·문화·역사·국경을 넘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대가 되었다고 하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에는 모든 피조물이 이것을 넘어서는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음을 되새기게 됩니다. 즉 지구..

생활복음 2024.09.0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1주일 -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고백하기 위해선

작자 미상 ‘열두 사도’ 이콘, 14세기 경.예수님께서 행하셨던 놀라운 기적들과 권위 있는 말씀에 열광하며 구름같이 밀려들던 군중들, 한때는 예수님을 모셔다가 억지로 왕으로 삼으려고까지 하였던(요한 6,15 참조) 그들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예수님 곁을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그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 중에도 많은 이들이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라며 군중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문에 싸여 불평했던 것처럼(요한 6,41-52 참조) 그렇게 투덜거리며 예수님을 버리고 떠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영원한 생명의 빵이라고 하신 것과 당신의 살과 피를 먹는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가르침(요한 6,26‐58..

생활복음 2024.08.28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0주일 - 생명의 양식으로 얻는 친교와 일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초대 교회 때부터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과 함께하셨던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며,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기념하는 주님 만찬 예식을 거행하였습니다. 그때 ‘그리스도의 피’의 잔을 나눠 마셨고, ‘그리스도의 몸’의 빵을 나누어 먹었습니다.(1코린 10,16 참고)오늘 복음은 그러한 성체성사의 신비를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심으로써 우리도 그분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으로 온전히 파악될 수 없는 신비이지만, 그 신비를 받아들여 믿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에서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그래서 먹고 마시는 일상을 돌이켜 보면 성체성사를 이해하는 ..

생활복음 2024.08.22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9주일- 믿음으로 주님 바라보기

미국 쉴피스회 피터 그레이 신부 작 ‘In Memoriam meam(나를 기억하라)’. OSV본당 사목 현장에서 만나게 되었던 다수의 예비신자들께서 처음에는 다양한 계기와 이유로 본인 스스로 신앙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신앙생활의 깊이가 더해갈수록 자신의 선택 이전에 이미 하느님께서 믿음이라는 선물을 준비하고 계셨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씀합니다.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하는 유다인들의 완고한 마음을 보면서 믿음에 대해 묵상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라고 하시자 그 말씀을 듣고 있던 유다인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

생활복음 2024.08.09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7주일 - 기적의 마중물을 내놓자

얀 롬보우츠 작 ‘오병이어의 기적’, 1525~ 1530년.예수님께서 한 아이가 내놓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는 많은 이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셨다는 이야기가 오늘의 복음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드러내시어 단순한 육체적 배고픔뿐만 아니라 영적인 갈망도 온전히 채워주시는 분,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밝히고 계십니다.공생활이 시작된 이후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였던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예언자로 알아보았고 그분의 능력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예언자로 불렸던 예수님께서는 복음선포의 사명을 수행하실 때 끊임없이 사람들의 협력과 참여를 바라셨습니다. 직접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에게 ..

생활복음 2024.07.31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6주일 - 예수님과 함께 머무십시오

예수님으로부터 파견된 열두 제자들은 맡겨진 사명을 모두 수행하고 되돌아와서 예수님께 자신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습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러한 말씀을 피곤할 테니 좀 쉬라는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두 제자의 파견과 귀환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외딴곳으로 가서 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신앙생활에 있어 활동과 쉼의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공생활의 여정이 진행될수록 예수님께서는 군중들로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받게 되었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는 바쁜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잠시 사람들과 떨어져 제자들과 외딴곳으로 가서..

생활복음 2024.07.2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5주일- 복음적 가난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

라파엘로 작 ‘내 양들을 먹여라’, 태피스트리, 1517~1519년. OSV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선택하시어 사도로 세우신 목적은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것이었습니다.(마르3,14이하 참조) 파견되기 전에 열두 제자들은 일정한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는데 그 핵심은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머물면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놀라운 행적들을 목격하며 예수님을 깊이 체험하였습니다. 그렇게 준비된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을 주시며 파견하십니다. 그들에게 부여된 사명은 회개를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에게 기름을 부어 고쳐주는 일, 곧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행하시던 것이었습니다.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둘씩 ..

생활복음 2024.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