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영성생활 1887

‘아버지의 뜻대로’ 머물 때 십자가의 길은 슬프지만 행복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만 하고, 성과를 내야만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지하철역에서 사람들이 바삐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뉴시스서로 사랑했다고 믿었다. 여느 부부처럼 때로는 다투고 갈등도 있었지만, 그래도 신뢰하며 함께 살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의 남편은 다른 여자에게 떠나고 말았다. 그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물어왔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있기나 한 거냐”고. 그의 격한 음성에서는 버림받았다는 모욕감, 미움과 원망, 그리고 힘겨웠던 지난날의 억울함까지 고스란히 묻어났다.한참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뜻밖에도 그는 밝은 얼굴로 찾아왔다. 그동안 분노와 미움으로 고통받으며 원망을 쏟아냈지만, 더 큰 분노만이 치밀어 올랐다고 했다. 화를 낼수록 더욱 거칠어졌고, 결국 가슴 한편에 무거운 돌덩이만..

영성생활 2025.04.16

한계상황 회피·체념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우리는 항상 우연적이고 변화 가능한 상황 속에서 살아간다. 이는 외적인 조건에 의해 혹은 개인의 행위나 이해·체험에 따라 달라지는 우연적인 상황으로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궁극적인 상황과는 구분된다.궁극적인 상황은 인간존재 자체와 결부되어 유한한 인간에게 불가피하게 주어지는 상황으로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변화시킬 수도, 그렇다고 극복될 수도 없다. 궁극적인 상황은 인간존재의 보편적인 상황을 말하며, 그 상황 안에 인간의 개별적인 상황이 놓여있다.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는 이러한 인간존재의 상황을 ‘근본상황(Grundsituation)’이라 불렀고, 그 상황 안에 개개인이 처해있는 상황을 ‘한계상황(Grenzsituation)’이라 칭했다.근본상황은 숙명적으로 놓여있..

영성생활 2025.04.16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 새로운 믿음과 희망 선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뒤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성화. OSV부활 시기예수님 부활은 인류 역사에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부활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 죽음에 대한 극복 - 죽음을 두려워하고, 불안을 느끼는 인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새로운 삶의 길이란 초자연적인 사건을 제시합니다. 생명을 창조한 생명의 주인공이 부활함으로써 새 삶의 희망을 줍니다.- 둘째 : 죄와 악마에 대한 승리 - 인간의 모든 고통과 죽음은 죄에서 비롯됐는데, 주님 부활로 모든 죄와 악마의 세력이 꺾였습니다. 부활은 세속에 대한 승리의 사건입니다.- 셋째 : 우리 부활을 보증 - 우리 인간이 죽은 다음 그리스도와 같이 부활할 수 있다는 새로운 믿음과 새 삶의 희망을 줍니다.예수 부활은 하느님의 아들..

영성생활 2025.04.16

[금주의 성인] 성 카테리 테카크위타 (4월 17일)

카테리 테카크위타 성인. 굿뉴스 카테리 테카크위타 성인은 오늘날 미국 뉴욕 주 오리스빌 인근 모호크족 마을, 오세르네논에서 모호크족 추장인 아버지와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알곤킨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테카크위타의 어머니는 당시 북미 프랑스 식민지이자 무역 중심지였던 뉴프랑스(Nouvelle-France)의 세 개의 강(Three Rivers) 지역에서 프랑스 정착민과 함께 자라며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1653년쯤 모호크족에 납치돼 추장과 결혼해 테카크위타를 낳은 것입니다. 테카크위타의 부모와 남동생은 그가 4살이던 1660년 천연두로 모두 사망했습니다. 천연두는 테카크위타의 얼굴에도 흉터를 남기고 시력을 훼손했습니다.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테카크위타는 이모와 거북이 부족의 추장이 된 삼촌에게..

영성생활 2025.04.16

성적 행동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8월 30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주간 일반 알현을 마치고 부부와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두 당사자가 자신의 성적인 행동에 대하여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OSV제5장 그대만을 영원히전개 2. 인간적인 사랑의 목표 : 하느님다운 ‘진정한 사랑’인간의 위대함은 유한함을 지닌 존재이면서도 무한과 영원을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아무도 자신의 사랑이 어설프거나 우습거나 보잘것없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지닌 사랑의 마음 또한 유한하지만 동시에 영원하고 완전함을 지향하는 ‘진정한 사랑’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인간적인 사랑이 성적 즐거움과 생명을 온전히 품으면서 동시에 영원을 담으려면..

영성생활 2025.04.16

[사도직 현장에서] 너를 통해 나를 본다

2023년 6월 중순쯤 병원사목(원목)으로 부임한 후 한 달이 지나서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라는 ‘임상사목교육’을 받았다. CPE란 삶의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위해 ‘영적 돌봄’을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 정도 걸린다.이때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일을 경험했다. 교육받는 주간마다 축어록, 곧 환자와의 대화록을 발표하는데 이를 준비하기 위해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환자 돌봄’을 해야 한다. 나는 의료진들에게 양해를 구해 많게는 10명에서 적게는 3명 정도의 환자를 종교와 상관없이 만났다.여러 환자를 만나 육체적 아픔만이 아니라 정신적·영적 아픔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특별히 인상에 남는 환자 한 분이 계신다. ..

영성생활 2025.04.12

사랑과 배려가 담긴 계명

언젠가 청년들과 독서 모임에서 「그러니 십계명은 자유의 계명이다」(분도출판사, 2012)라는 책을 읽고 나눔을 한 적이 있다. 보통 계명을 속박이나 구속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와 반대로 계명이 자유를 준다는 말이 흥미로웠다. 십계명을 하나씩 짚어가며 어떻게 각 계명이 우리에게 속박이 아닌 자유를 주는 계명인지 설명해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던 기억이 난다.사실 계명 없는 삶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 참조)에 나오는 작은아들의 경우는 아버지의 집을 떠나 세속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 때 그 결과가 자유가 아닌 초라하고 속박된 삶임을 말해준다. 오랜 냉담 끝에 하느님께 돌아오는 이유는 하느님..

영성생활 2025.04.10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 신약 성경이 틀을 갖추다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 되는 신약 성경이 쓰였다. 귀도 레니 작 ‘성 마태오와 천사’, 유화, 1635~1640년, 바티칸 박물관.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로마 제국 곳곳에 전파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 되는 책들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도들과 그들의 제자들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그분의 지상 생활과 가르침, 수난과 죽음, 부활, 승천, 세상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실 주님, 그리고 성령 강림으로 탄생한 교회, 그리스도인의 생활 등을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으로 이러한 글을 처음으로 쓴 이가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바오로 사도는 50년 말에서 51년 초 그리스 코린토에서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시작으로 자신이 세운..

영성생활 2025.04.10

불안의 시대 넘어서는 길은 연결하고 연대하는 ‘희망’

우리는 불안과 불확실성 시대에도 희망을 품고 이웃과 함께 걸어나가야 한다. 학생들이 함께 연을 날리고 있다. OSV“‘나쁜’의 우리말 어원은 ‘나뿐’이고, ‘좋은’의 우리말 어원은 ‘주는’이다. 나쁜 사람은 나뿐인 사람이고, 좋은 사람은 나누어주는 사람이다.”(박노해)시인은 ‘나쁜’이 ‘나만 생각하는’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반면 ‘좋은’은 ‘주는’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물론 ‘나쁘다’가 ‘낮다’에서 왔다는 또 다른 설도 있다. ‘낮다’의 ‘낮’에 접미사 ‘-브다’가 결합해 ‘낫브다’가 되었고, 이것이 변형되어 ‘나쁘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질이 낮고 부족한 상태의 ‘낮다’의 의미도 ‘나뿐’과 크게 다르지 않다.사실 ‘나뿐’인 세상에서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를 경쟁자로 여길 뿐이다. 결과적..

영성생활 2025.04.10

인간은 되어감의 존재… 궁극적 진리 향해 초월

철학상담에서 초월을 언급할 때 간혹 오해되는 부분은 초월의 의미를 종교적으로 한정해 이해하는 경우다. 그러나 초월의 개념은 철학사적으로 그 뿌리가 매우 깊다.초월은 이미 플라톤(Platon, 기원전 428/7~348/7년경)의 철학을 통해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것을 지시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그는 「국가」에서 철학의 목표가 감각적인 현상 세계를 넘어 이데아의 진리 세계로의 ‘상승’(아나바시스, ἀνάβασι ς)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초월은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초자연적인 것과 관계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인식의 범위 밖에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사유와 관조를 통해 제약을 딛고 넘어서 궁극적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플라톤의 초월 개념은 중세 철학자..

영성생활 2025.04.09

참회하며 예수님 부활 준비하는 40일간의 사순

사순 시기는 40일간 예수님의 수난을 함께 묵상하며 주님의 승리와 부활을 기도하는 때다. 한 신자가 재의 수요일 예식에서 재를 이마에 바르고 기도하고 있다. OSV사순 시기(四旬 時期)사순(40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 전 6주간에서 주일을 뺀 36일에 4일(재의 수요일까지 역산해 계산함)을 더한 시기를 일컫습니다. 성경에서 ‘40’(또는 4)이라는 숫자는 중대한 사건을 목전에 두고 준비하는 기간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신약 성경에서 ‘40주야’를 단식하셨고, 부활하신 후에도 ‘40일간’ 지상에 머무셨습니다.따라서 ‘40’이란 숫자는 참회와 속죄로 우리를 새로 거듭나게 하며, 신비롭고도 살아계신 하느님과 만나기 위한 참회와 속죄의 시기입니다. 아울러 희망에 부풀어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주님 부활 대축일..

영성생활 2025.04.09

사랑의 행위는 인격적 자기완성 지향

혼인 성사를 마친 한 부부가 성당을 나서고 있다. 사랑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인격적 자기완성을 향하며, 이는 혼인으로 결합한 부부의 진정한 사랑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OSV​​​​​제5장 그대만을 영원히학습 목표사랑의 행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인격적 자기완성임을 알게 하고, 이는 혼인으로 결합한 부부의 진정한 사랑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도입누군가를 인격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때 그의 인격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인간관계에서 누군가의 인격은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납니다. 사람의 말과 행동에는 그의 생각과 의지 그리고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인격적이라고 말할 때 성적인 요소는 빼고 그 사람을 인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격적이라는 말을 ..

영성생활 2025.04.09

[금주의 성인] 성 데메트리오 (4월 9일)

테살로니카의 성 데메트리오. 굿뉴스데메트리오 성인의 생애에 대한 7세기와 9세기 전기 등에 따르면, 그는 270년경 로마 제국 속주인 일리리쿰의 테살로니카(현 그리스)에서 신심 깊은 그리스도인 부모에게 태어났습니다. 전기는 또 데메트리오를 원로원 의원 가문의 젊은이로, 나중에 테살로니카 지방 총독이 된 인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데메트리오는 막시미아누스 황제(286~305년 재위) 치하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복음을 전하다가 재판 절차도 없이 창에 찔려 처형되었습니다. 이 전설은 후에 데메트리오가 유명한 군인이자 전사였다는 쪽으로 변형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전통에서 순교자를 용맹한 그리스도의 군사로 묘사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이 말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데메트리오는 서방 교회보다 동방 교회에서..

영성생활 2025.04.09

[사도직 현장에서] 기도, 고통을 이기는 힘

병원 사목을 하는 나의 소임은 수술을 앞둔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기도하며, 성스러운 예식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이들에게는 임종기도를 드리고, 장례 미사를 집전하기도 한다.병실을 방문할 때면, 나는 종종 환자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넨다. “가장 힘든 순간, 무엇이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었나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비슷했다. 지인들의 따뜻한 기도·걸려온 전화·병문안 온 사람들의 격려 등 그 모든 작은 정성들이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힘이 돼주었다고 한다. 특별히 죽음이라는 절망 앞에 선 이들은 그 어떤 위로도 마음속 깊이 와 닿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오직 하느님만이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어느 날 한 부부가 원목..

영성생활 2025.04.05

순교로 복음 증거하고 선교한 사도 시대 그리스도인

‘선교’와 ‘순교’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긴밀하게 결합해 있습니다. 초대 교회 사도들과 그리스도인들은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라는 주님 사명에 따라 땅끝에 이르기까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었습니다.(사도 1,18 참조)주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모든 이에게 주신 이 사명은 처음부터 반대자와 박해자 앞에서도 목숨을 걸고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해야 함을 뜻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도들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은 애초부터 신앙을 위해 순교를 각오했고, 또 복음을 증거하다 기꺼이 제 목숨을 내놓았습니다.이처럼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선교 열정을 고취시켰고, ..

영성생활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