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영성생활 1887

연약함에도 선택받은 반석, 베드로

베드로는 사도들의 으뜸으로 주님으로부터 교회를 다스릴 특별한 권한을 받았다. 피에트로 페루지노 작 ‘베드로 사도에게 하늘 나라 열쇠를 주는 그리스도’, 1482년,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베드로는 사도들의 으뜸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 가장 먼저 대중 앞에서 선포한 사도입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를 형성해 교회의 최고 목자, 곧 초대 교황이 됐습니다.그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벳사이다 출신이자 요나(또는 요한)의 아들로 동생 안드레아와 어부 생활을 하다 예수님 부르심을 받고 주님의 사도가 됐습니다. 주님 부르심을 받을 때 그는 기혼자로 카파르나움에서 장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마르 1,29-31) 그는 평범한 어부였으나 주님을 만난 이후..

영성생활 2025.04.30

불안은 삶에서 무조건 제거해야 할 질병인가

현대사회를 ‘불안사회’라 한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여러 이유로 불안을 느낀다. 캐나다 철학자 찰스 테일러(1931~)는 「불안한 현대사회」에서 불안이 현대사회의 병폐인 ‘만연한 개인주의’ ‘도구적 이성의 지배’ ‘정치적 자유의 상실’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1959~) 또한 「불안사회」에서 현대사회를 불안으로 특징짓고, 그 근본 원인이 ‘희망의 상실’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은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 증상을 인간의 병리학적 현상으로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진단한다.과연 불안은 삶에서 무조건 제거해야 할 질병인가?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병리학자였던 철학자 칼 야스퍼스(1883~1969)에 의하면 불안은 인간에게 빈번히 나타나는 매우 고통스러운 정서적 느낌이지만 어떤 ..

영성생활 2025.04.29

지브리풍 이미지에 정보는 있지만 나만의 서사는 없어

우리는 현실보다 더 실재같은 현실을 찍어내는 인공지능 세상에 살면서 실존적 빈곤을 겪고 있다. OSV만화를 즐겨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이야 만화나 웹툰이 하나의 대중문화로 열광적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만화는 ‘불량 서적’으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나에게 만화는 일상의 활력소였다. 이상무의 감동적인 가족만화 속 주인공 ‘독고탁’에게 푹 빠져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맛보았고, 믿고 읽는 엄희자표 순정만화의 감성에 흠뻑 젖기도 했다. 만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상상력과 정서적 치유의 매개였고, 무엇보다 서사와 영혼이 담긴 세계였다.이런 감성적 이미지가 지닌 힘은 오늘날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챗GPT가 촉발한 ‘지브리풍(風)’ 이미지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행이나 ..

영성생활 2025.04.29

성수 찍어 성호 그으며 세례 서약 되새겨

신자들이 세례대의 성수를 손으로 찍고 있다. OSV성수대성수의 의미 : 성수는 사제가 주님의 은총으로 거룩하고 깨끗하게 축성해 종교적으로 사용하는 특별한 ‘물’을 의미합니다. 성수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리스도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도록 요구하심을 알려줍니다. 성수를 찍어 성호를 그을 때마다 이러한 친분관계가 재확인됩니다.성수의 종류 : 성전 입구 성수반에 담긴 보통 성수와 세례성사에서 쓰이는 세례수, 주님 부활 대축일에 특별한 예식으로 축성되는 부활절 성수 등이 있습니다. 모두 자연수를 축성한 것입니다.성수의 기원 : 구약 시대부터 유래(탈출 30,18-21), 2세기경 집을 축성하면서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동방 교회에서는 4세기경, 서방 교회에서는 5세기경부터 성당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

영성생활 2025.04.29

인간 생명의 시작은 정자·난자가 수정된 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의료 실험실에서 세포질 내 정자직접주입술(ICSI)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 배아는 첫 순간부터 유일하고 반복될 수 없는 존재이며, 그 순간부터 온전한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보호받아야 한다. OSV인간 배아는 첫 순간부터 유일한 존재온전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보호받아야제6장 인간 생명의 시작과 탄생, 자녀의 출산1학습 목표성행위를 통한 인간 생명의 시작과 탄생에 관해서 알아보고, 피임과 낙태가 초래하는 의학적 위험과 윤리적 문제들을 깨닫게 한다.도입 1. 인간 생명은 언제 시작하나요?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는 순간, 한 인간의 생명이 시작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정자와 난자는 수정을 목적으로 하는 생식 세포지만, 이들이 수정되어 생성된 배아는 스스로 보존하고 성장..

영성생활 2025.04.29

[금주의 성인]성 베드로 샤넬 (4월 28일)

베드로 샤넬 성인. 굿뉴스 베드로 샤넬 성인은 1803년 7월 12일 프랑스 동부 앵 지역의 벨레교구에 속한 퀴에의 한 농장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목동으로 일했던 베드로는 12세 무렵 한 교구 사제의 설득으로 부모에게 허락을 받고 작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경건함과 총명함을 지녔던 그는 1817년 첫영성체를 하고 해외 선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16세 때인 1819년 멕시미외의 소신학교에 입학해 수학한 뒤 부르의 대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베드로는 교육 과정을 마치고 1827년 7월 15일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1831년 장 클로드 콜랭 신부가 외방 선교를 위해 프랑스 리옹의 신학생들과 함께 설립한 마리아 선교 수도회에 입회해 5년 동안 벨레 신학교 교수로 재직했습..

영성생활 2025.04.29

예수님과 생활한 열두 사도의 특별함

열두 사도는 예수님께서 당신 의지로 선택한 이들이지만, 이 결정은 기도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일치된 대화의 결과였다. 곧 열두 사도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치된 결정으로 선택된 이들이다. 프라 안젤리코, ‘산상설교’, 1437~1445, 산 마르코 수도원, 피렌체, 이탈리아.복음서가 증언하듯이 예수님께서 친히 뽑으신 사도는 모두 열둘입니다. 예수님께서 교회의 반석이 되어라 하여 ‘베드로’라고 이름을 바꿔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두 명의 야고보를 구별하기 위해 제베대오의 아들을 대(大)야고보, 알패오의 아들을 소(小)야고보라 부..

영성생활 2025.04.25

희망이 있기에 살아가는 삶

부활에 관한 복음서의 장면들을 살펴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제자들의 반응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아마도 스승의 부활이 제자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건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사고 안에, 기다림의 지평 안에, 그분이 되살아나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평화’를 빌어주신다. “평안하냐?”(마태 28,9)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 요한 20,19) 이 말씀은 좌절과 절망, 슬픔과 시름 속에 빠진 제자들의 마음 상태를 잘 알고 계신 예수님의 마음이 담긴 표현이었다. 당신 죽음으로 인해 겪었을 마음고생을 헤아리며 진정으로 평화가 제자들 마음에 찾아오기를 바라는 말씀이셨다.엠마오로 가는 제자 이야기에서도 예수님의 그러한 마음을..

영성생활 2025.04.25

나보다 더 아픈 세상의 꽃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부활의 삶

자신의 모습을 해체하는 고난을 통과한 애벌레는 꽃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나비로 비상한다. 생명의 씨앗을 품은 나비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라 나보다 더 아픈 세상의 많은 꽃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부활을 살아야 한다. 뉴시스올라가야만 한다. 꼭대기 어딘가에 분명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새카맣게 떼 지어 올라가며, 서로를 밟고 밀치고 밀쳐지며 아득한 꼭대기를 향해 기어오른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누군가는 발을 헛디뎌 떨어지고, 또 다른 이는 악착같이 버티며 위로 향한다. 숨이 막혀온다.트리나 폴러스의 그림책 「꽃들에게 희망을」 속 가장 인상 깊고도 슬픈 장면이다. 정체 모를 꼭대기를 향해 기를 쓰고 오른다. 밟느냐, 밟히느냐의 경쟁 속에서 점점 지쳐가고, 의심하고, 분노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멈추는 ..

영성생활 2025.04.25

인간은 짝을 찾아나서는 ‘관계 속의 고독한 존재’

구약 성경의 창조 설화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임을 암시하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창세기 2장의 인간 창조 이야기를 보면 주 하느님께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라고 하시면서 사람에게서 갈빗대 하나를 빼내어 그것으로 여자를 만드셨다. 그러자 사람은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라고 기쁨에 넘쳐 외친다.이 이야기에는 인간의 자기 이해와 관련해 실존론적으로 매우 깊은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하나였지만 나중에 둘로 갈라졌다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기에게서 나온 짝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관계 속의 고독한 존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인간은 ..

영성생활 2025.04.25

하느님 섭리 행하며 인간을 수호하는 천사

천사는 하느님을 모시는 영적 존재이며, 인간을 수호하는 임무를 지닌다. 사진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위 발다키노에 자리한 금빛 천사의 모습. OSV천사주님의 피조물 중 가장 뛰어난 천사는 하느님을 모시는 사신(使臣)이며 영적인 존재입니다. 이들은 인간 이전에 지력과 자유 의지를 지닌 채 창조됐으며, 세상에 주님 영광을 드러나게 하고 하느님 섭리를 펴는 사명을 수행합니다. 천사에겐 특별히 우리 인간을 수호하는 임무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많은 천사가 언급되지만, 그 이름을 정확히 밝힌 천사는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뿐입니다.천사의 계급성 암브로시오(339~397) 시대부터 교부와 신학자들은 천사를 9품으로 인식했습니다. 6세기 초 아레오파고스의 위(僞) 디오니시오는 천사들의 거룩한 직무와 능력(속성·권..

영성생활 2025.04.25

[금주의 성인] 마르첼리노 (4월 26일)

마르첼리노 교황. 굿뉴스마르첼리노 성인은 296년 성 카이오 교황을 계승하여 사도좌에 올랐습니다. 그는 제29대 교황으로, 재임 기간은 296~304년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의 생애 등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연대 교황표」에 따르면 마르첼리노는 프로젝투스의 아들로 로마인이며 순교하지는 않았다고 전해집니다.그는 303년 로마에서 시작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를 받지 않고 선종한 뒤 마르첼루스 신부에 의해 로마의 살라리아 가도에 있는 프리스킬라 카타콤바에 묻혔습니다. 비문은 마르첼리노의 교황 재임 중 유일하게 기록된 활동이 세베루스라는 부제에게 칼리스투스 카타콤바 내의 특정한 구조를 수정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그로부터 100년 정도 후인 5세기 초 마르첼리노가 디오클레..

영성생활 2025.04.24

혼인, ‘진정한 사랑’으로 완성되는 하느님의 초대

아일랜드 더블린의 부활 대축일 행사에서 아이들이 잔디밭에 순수함을 상징하는 백합을 놓고 있다. 부부의 사랑은 자녀를 향한 조건 없이 내어 주는 사랑으로 나아간다. OSV전개 4. 진정한 사랑에 이르는 통로인 혼인교회에서 가르치는 혼인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혼인 서약은, 이로써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 운명체를 이루는 것인 바, 주 그리스도에 의하여 영세자들 사이에서는 성사의 품위로 올려졌다.”(교회법 제1055조 1항) 이는 혼인이 계약이 아니라 전인격적 존재인 인간이 상대방과 맺는 서원 같은 약속(서약)이라는 뜻입니다.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맺는 관계이며 서로를 유일한 대상으로 하며 결코 제삼자가 개입할 수 없는..

영성생활 2025.04.24

죽음까지 이기는 불멸의 사랑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맞으며 사순 시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사순 시기는 회개·보속·절제·금욕·자선으로 대변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을 찾아 떠나는 순례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순의 끝자락에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향한 주님 사랑과 자비가 희망이라고.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 참조)에서 작은 아들이 되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께서 자신을 품팔이꾼으로라도 받아주실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희망은 한없이 베풀어 흘러넘치는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에 근거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에서 희망을 발견했고, 그 사랑 안에서 아버지의 아들로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교회는 성주간, 특히 성삼일을 걸으며 희망의 순례길을 지속한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길을 끝까지 걸..

영성생활 2025.04.17

예수님이 직접 뽑으시고 파견한 사도들 위에 세워진 교회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부르시고 선택하신 제자로서 예수님에게서 능력을 받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언하는 사명을 받고 파견된 자들이다. 열두 사도 이콘.그리스도교 초기 사도 시대 복음 선포 과정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습니다. 교부 시대로 넘어가기 전 ‘사도’라는 말의 의미와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그리고 교회와의 관계, 열두 사도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먼저 ‘사도’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셔서 제자로 삼으시고, 그들 가운데 열둘을 세워 사도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마르 3,13-19; 마태 10,1-4; 루카 6,12-16) 그..

영성생활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