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그 기호(sign)를 넘어
할 일이 가득한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 교내 교수 식당에서 신부님 한 분이 반갑게 맞으시네요.“박 신부님, 오후에 테니스 한 판 하입시다. 세 사람 모였으니 신부님 합류하시면 복식 한판 되겠심더.”, “아, 예⋯.”저도 참 좋아하는 테니스, 하지만 읽어야 할 글들을 뒤적이다가 찝찝한 낮잠을 자 버린 후라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밥을 떠서 자리에 앉았는데, 웬걸, 창 밖에 후두둑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신부님 왈 “금방 그칠 낍니더. 좀 있다가 칩시다.” 그러더니 또 다른 신부님이 정겹게 제안하십니다. “비가 주룩주룩 와 버리네. 쩌어기, 드들강변 카페 가서 커피 한잔 해 불까요?”저는 테니스에서 커피로 슬쩍 갈아탈 양으로 “저는 둘 중 하나만 해야 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