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08 192

[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실패할 자유

저는 한화 이글스 팬입니다. 대전 출신이라 당연하다 하시겠지만, 나름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제 어릴 적 대전의 야구팀은 박철순·윤동균·신경식의 OB 베어스였습니다. 원년 우승을 거머쥔 멋진 팀이었죠. 저는 그런 베어스와 파국이 예정된 사랑에 빠졌고요.3년 후 베어스는 서울로 가버리고 상처 입은 저는 그 후로 프로야구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대전의 빈자리를 채운 이글스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뽐낼 때도, 류현진이 스타덤에 오를 때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우연히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꼴찌팀의 뜨거운 도전 이야기를 울컥울컥 하며 몰아보고는 새롭게 팬이 되었습니다. 꼴찌가 우승보다 감동적일 줄은 몰랐습니다.‘실패할 자유’. 미국에서 영입된 리빌딩 전문가 ..

여론사람들 2024.08.31

[현장 돋보기] 저출산 시대, 시골 성당의 환대

초등학생 두 아이를 전북 순창의 작은 시골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은 손잡고 농촌 유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은 학생들이 아직 넘쳐나고, 시골은 학생들이 부족해서 그 균형을 맞춰보겠노라고 시작한 제도다. 아니, 시골 학교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저출산의 직격탄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맞는다고 했는데, 이미 학교들은 벚꽃 피는 순서로 문을 닫고 있다.농촌 유학 캠프에서 만난 시골 학교의 교장은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불렀다. 서울 학교의 교장은 행정가 느낌이었지만 시골 학교의 교장은 선교사 같은 느낌이랄까. 농촌에는 아직 아이들이 있으니 학교가 문을 닫지 않도록, 시골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친구들을 보내달라는 간절함이 노래에 흠뻑 실렸다.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여론사람들 2024.08.31

[시사진단] ‘모든 국민’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김인숙 모니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7월 18일 대법원은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 판결은 비록 동성 부부가 민법상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이를 좀 더 넓게 해석하면, 민법에서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생활공동체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물론 대법원은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 확정하는 문제는 다른 국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이 판결과 동성 부부를 민법상 가족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별개임을 분명히 하였다.이 판결은 우리에게 국민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생각하게 한다. 사회보장이란 출산·양육·실업·노령·장애·질병·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

여론사람들 2024.08.31

[신앙단상] 성인들께 말씀 좀 잘 드려줘!(송영은 가타리나,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남편의 프랑스 주재원 임기가 끝나갈 즈음 나는 마지막 여행지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아시시를 택했다. 진작부터 아시시에 가지 않은 것은 남편의 이탈리아 출장지에서 가기에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러저러한 세상사에 마음이 복잡하던 터라 미간을 찌푸린 채 성지에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그러다 3년이라는 시간의 종착점이 시야에 들어오고 나서야 아시시에 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나는 남편의 제노바 숙소에 즉석밥과 라면, 반찬 통조림을 잔뜩 내려놓고 기차역으로 달려갔다. 아시시로 가는 도중 만나는 피사·피렌체·아레초에서 하루 이틀을 쉬어가며 이제는 자주 마주하지 못할 풍광들에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그리고 드디어 아시시 기차역, 나는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프란치스코 대성전으로 향했다. ..

여론사람들 2024.08.31

제3대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 선종

제3대 마산교구장 박정일(미카엘) 주교가 8월 28일 오후 2시 39분에 선종했다. 향년 97세.빈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교구청 1층 대회의실에 마련됐다. 장례 미사는 8월 31일 오전 10시 30분 신안동성당(진주시 평거로 소재)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다. 고인의 장지는 고성 이화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이다.박 주교는 1926년 12월 평안남도 평원군 출생으로 1950년 서울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교) 신학부에 편입해 1952년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 입학했다. 1958년 11월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박 주교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철학 석사학위를 받고 1959년 9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 입학했다. 1962년 6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 안젤리쿰 졸업..

교구종합 2024.08.30

[사도직 현장에서] 공멸에서 공생으로

시골 본당에서는 전입자나 새 영세자 보기가 어렵다. 혼인성사나 유아세례를 집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면 병자성사와 장례 미사는 꾸준하게 이어진다. 작은 성당에 늘어나는 빈자리, 소멸로 가는 시골 본당 신부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본당을 떠나 농민사목을 전담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교육과 회의, 도농교류와 농촌체험, 학교급식과 로컬푸드 등 활동과 사업은 계속된다. 하지만 비슷한 불안감은 여기에도 존재한다. 지금 활동하는 70세 안팎의 농민회원들이 마지막 세대다. 젊은 회원도 있지만, 회원 수와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고 농업생산이 없다면 농업과 농촌의 모든 것이 무너짐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농촌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 도시가 인구감소와 고령화, 소멸 우려를 안고 있다. 그렇다..

영성생활 2024.08.30

12년간 만남의 자리 만들어 혼인 성소 찾아줬죠!

12년 동안 혼인성소 찾기 피정 프로그램인 ‘oh oh my half’를 진행해온 최영민 신부.2012년부터 남녀 만남의 장 ‘오, 나의 짝’ 프로그램 진행 듣고 대화하는 시간과 함께 혼인교리 등 다뤄 사회가 비혼주의자 만들어 기쁨·행복은 혼인에서 나와“세월이 갈수록 혼인 연령은 늦어지고, 결혼을 꺼리는 현상이 깊어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42차례 만남의 장을 마련해줬고, 50쌍 이상이 성가정을 만들었으니 이 정도면 출산율 제고에 기여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지난 주 토요일에는 서울 가회동성당에서 혼인성사 주례하고 왔어요.”2012년부터 남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만남의 장’을 주선해온 신부가 있다. 예수회에서 커뮤니케이션 사도직을 맡고 있는 최영민 신부. 2012년부터 4년간 ‘선남선녀 만남의..

여론사람들 2024.08.30

‘…기초의학의 도전’ 심포지엄, 9월 3일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이 9월 3일 가톨릭대학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미래 의료를 향한 기초의학의 도전’을 주제로 제2회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이번 세미나에서는 ‘환자-유래 오가노이드 모델 구축을 통한 뇌종양 치료 전략 수립’(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암진화연구센터 박준성 교수), ‘의료분야에서의 생성형 AI : 활용 사례와 전망’(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윤덕용 교수) 등 4개 세부 사업단별 다양한 연구성과를 발표한다.추진단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기초의학 연구인프라 구축과 첨단 기술과의 융합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대내외 우수 연구진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기초의학사업추진단 민창기 단장은 “지난 1년간 본격적이고 원활한 연구 진행을 위해 공간과 ..

여론사람들 2024.08.30

[책꽂이] 「수험생을 위한 100일 은총 성경 쓰기」 외 3권

수험생을 위한 100일 은총 성경 쓰기 / 생활성서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1월 14일 치러진다. 석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수험생은 물론이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과 지인들의 마음도 초조할 수밖에 없다. 「수험생을 위한 100일 은총 성경 쓰기」는 은총과 지혜의 원천인 성경을 필사하며 묵묵히 수험생의 여정에 동참하도록 돕는다.‘성경 쓰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필사를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성경 안에서 사랑으로 당신 자녀들과 만나시며 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신다”(「계시 헌장」 21항)라는 교부들의 가르침대로, 성경을 쓴다는 것은 곧 하느님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지향을 갖고 성경 필사를 하면 혼자서는..

문화출판 2024.08.30

축성생활자와 성직자에게 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강론·연설·공식 서간·대화·묵상 등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말씀 담아축성생활자 공동체 생활 필요성 짚고형제애·포용·인내 등 현실적 조언도「만남의 신비학을 살아가세요Ⅰ」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곳곳에서 축성생활자·성직자와 신학생들에게 전한 말씀을 모은 책이다. 여러 차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옮겨 온 국춘심(성삼의 딸들 수녀회) 수녀가 교황 특유의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어투를 살려 번역했다. 미사 강론·연설과 메시지·공식 서간·여러 모임과 사목 방문 중에 이뤄진 대화·기도 모임 중의 묵상 등 다양한 말씀을 담았다.축성생활자는 복음 권고의 삶을 통해 주님을 따르라는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의 예언자로서 세상 안에서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증언해야 한다. 이에 교황은 축성생활자..

문화출판 2024.08.30

종군화가 천경자 ‘꽃과 병사와 포성’ 최초 공개

천경자 작 ‘꽃과 병사와 포성’, 1972년. 서울시립미술관 제공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상설전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천경자(데레사, 1924~201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두 건의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다.먼저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천 화백과 그의 동료·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세계를 시대적인 배경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은 천 화백의 활동 전반기는 이른바 왜색을 탈피하기 위해 채색화를 부정하던 시기다. 하지만 화백은 한국화 혹은 동양화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였고, 이러한 화풍이 당대 미술계와 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총 8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문화출판 2024.08.30

진리의 힘

안톤 브루크너. 출처=Wikimedia Commons에페소서에 따르면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며 남편은 교회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친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라’고 한다.(5,22-25 참조) 둘이서 온전히 하나가 될 때 주님 앞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게 하신다는 말씀은 부부가 주님의 분신이라는 뜻일 것이다.그런데 이 말씀을 조금만 잘못 해석하면 아내의 순종만을, 남편의 사랑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황당한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항상 원하는 대로 보고 해석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권위를 빌려오는 것은 부당한 방법이다. 사람 간의 다툼과 불화가 생기는 요인의 90%가 같은 진리를 보며 다른 해석을 하기 때문이라는..

문화출판 2024.08.29

조선 교우들, “유럽인 선교사들을 받아들이겠다” 교황께 약속

유진길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한 조선 교우들이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1825년 1월 21일 보낸 편지로 책문 주막 대문에 ‘만신만복(萬信萬福)’이라 쓰고 수건을 들고 있으면 안내인들이 알아보고 브뤼기에르 주교를 조선으로 모시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페레이라 주교에게 조선 교우들 입장 밝혀1835년 1월 저의 전권 대리자인 왕 요셉과 면담을 마친 유진길(아우구스티노)·남이관(세바스티아노)·조신철(가롤로)·김 프란치스코 등은 저에게 담배 2갑과 부채 몇 자루, 두통약 몇 개를 선물했습니다.저의 지시를 받은 왕 요셉은 조선 교우들에게 올해(1835년) 음력 11월 저를 조선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을 남경교구장 겸 북경교구장 서리인 피레스 페레이라 주교에게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했습니다. 조선대목구장 주교가 조선의..

기획특집 2024.08.29

천사가 나타나 의심을 풀어주었고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았다

(작품 1) 요셉의 꿈에 나타난 천사: 22 x 15cm, 템페라, (12세기 채색 삽화, 바바리아 도서관, 뮌헨, 독일) 수사본을 이콘화한 작품. 이콘 마오로, 안성, 한국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눈에 익은 자색 옷에 긴 포목 형태의 청색 겉옷을 두르시고 등장합니다. 청색은 하느님의 색깔입니다. 물·청결·고요함을 나타냄과 동시에 ‘육화’, 다른 말로는 청색을 겉에 입으심으로써 ‘밖으로 드러나신 하느님’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콘에서 자주색 옷에 청색 겉옷은 예수님만, 청색 옷에 자주색 겉옷은 성모님만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흔히 동굴 안에 소와 나귀가 그려지는데, 어둠 속에서 동굴 밖 아기 예수님을 향하여 공경하는 이 짐승들은 다른 나라 민족(이방인)을 상징합니다. “소도 제 임자를 알고 나귀도 주인이 놓..

기획특집 202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