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08/31 5

[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실패할 자유

저는 한화 이글스 팬입니다. 대전 출신이라 당연하다 하시겠지만, 나름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제 어릴 적 대전의 야구팀은 박철순·윤동균·신경식의 OB 베어스였습니다. 원년 우승을 거머쥔 멋진 팀이었죠. 저는 그런 베어스와 파국이 예정된 사랑에 빠졌고요.3년 후 베어스는 서울로 가버리고 상처 입은 저는 그 후로 프로야구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대전의 빈자리를 채운 이글스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뽐낼 때도, 류현진이 스타덤에 오를 때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우연히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꼴찌팀의 뜨거운 도전 이야기를 울컥울컥 하며 몰아보고는 새롭게 팬이 되었습니다. 꼴찌가 우승보다 감동적일 줄은 몰랐습니다.‘실패할 자유’. 미국에서 영입된 리빌딩 전문가 ..

여론사람들 2024.08.31

[현장 돋보기] 저출산 시대, 시골 성당의 환대

초등학생 두 아이를 전북 순창의 작은 시골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은 손잡고 농촌 유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은 학생들이 아직 넘쳐나고, 시골은 학생들이 부족해서 그 균형을 맞춰보겠노라고 시작한 제도다. 아니, 시골 학교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저출산의 직격탄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맞는다고 했는데, 이미 학교들은 벚꽃 피는 순서로 문을 닫고 있다.농촌 유학 캠프에서 만난 시골 학교의 교장은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불렀다. 서울 학교의 교장은 행정가 느낌이었지만 시골 학교의 교장은 선교사 같은 느낌이랄까. 농촌에는 아직 아이들이 있으니 학교가 문을 닫지 않도록, 시골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친구들을 보내달라는 간절함이 노래에 흠뻑 실렸다.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여론사람들 2024.08.31

[시사진단] ‘모든 국민’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김인숙 모니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7월 18일 대법원은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 판결은 비록 동성 부부가 민법상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이를 좀 더 넓게 해석하면, 민법에서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생활공동체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물론 대법원은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 확정하는 문제는 다른 국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이 판결과 동성 부부를 민법상 가족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별개임을 분명히 하였다.이 판결은 우리에게 국민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생각하게 한다. 사회보장이란 출산·양육·실업·노령·장애·질병·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

여론사람들 2024.08.31

[신앙단상] 성인들께 말씀 좀 잘 드려줘!(송영은 가타리나,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남편의 프랑스 주재원 임기가 끝나갈 즈음 나는 마지막 여행지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아시시를 택했다. 진작부터 아시시에 가지 않은 것은 남편의 이탈리아 출장지에서 가기에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러저러한 세상사에 마음이 복잡하던 터라 미간을 찌푸린 채 성지에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그러다 3년이라는 시간의 종착점이 시야에 들어오고 나서야 아시시에 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나는 남편의 제노바 숙소에 즉석밥과 라면, 반찬 통조림을 잔뜩 내려놓고 기차역으로 달려갔다. 아시시로 가는 도중 만나는 피사·피렌체·아레초에서 하루 이틀을 쉬어가며 이제는 자주 마주하지 못할 풍광들에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그리고 드디어 아시시 기차역, 나는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프란치스코 대성전으로 향했다. ..

여론사람들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