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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신부 되자” 약속 지킨 새 사제

참 빛 사랑 2024. 12. 9. 17:27
 
5일 수원교구 사제서품식에서 부제들이 성인 호칭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에게 자신을 바칠 것을 서약하고 있다.
 

2024 수원교구 사제서품식이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날 서품식에서는 권영익·신용주·장진석·이상필·나현성·김동휘·심기윤·정윤상·정영훈 부제 등 9명이 사제품을 받았다. 이로써 수원교구 사제 수는 587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서품식은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교구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사제 서품 예식은 서품 후보자 소개 및 선발, 뽑힌 이의 서약, 성인 호칭 기도, 안수와 사제 서품 기도, 제의 착의식, 손의 도유와 빵과 포도주 수여, 평화의 인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새 사제들의 첫 강복으로 마무리됐다.

 
서품식에서 새사제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새 사제들이 평생 교회에 일을 하면서 수많은 신자, 사회인들을 만나며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매사에 구체화하는 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모임과 활동에 임하든 함께 일하는 분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그들의 말과 제 안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미덕을 쌓으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회와 신학에 관한 한 사제는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만, 사목 현장에서는 온갖 사회적 규범, 관련 법규 관습이나 관행, 상식을 무시할 수 없다”며 “말은 덜하고 많이 듣는 경청의 자세를 갖고, 들음과 식별, 그리고 사랑과 사태에 대한 진정한 공감, 능력, 연민 동정, 자비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수많은 과제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에 집중하며 주님 안에 머무는 것”이라며 “기도와 선행, 자선을 통해 참 스승이시며 참사제이신 그리스도를 닮은 진정한 사제의 모습을 향해 정진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사제서품식에서 이용훈 주교가 심기윤 신부에게 안수를 주고 있다.


한편 이날 서품식에는 수품자 가족과 소속 본당 신자를 비롯해 수도자, 신학생 등 2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수원교구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특히 2014년 4월 26일, 수원교구 선부동성당에서 봉헌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당시 단원고 2학년)군의 장례 미사 때 “함께 사제가 되자고 했던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고별편지를 읽었던 심기윤 부제가 10년 만에  사제품을 받았다. 심 신부의 단짝 친구였던 고 박성호 군은 함께 사제가 되기로 하고 공부를 했지만, 세월호 사고로 희생됐다. 그 후 심 신부는 2016년 3월 수원가톨릭대학교에 입학했다. 


 cpbc News : [세월호 참사] 하늘나라로 떠난 세월호 희생자 성호에게 보내는 편지
 

심 신부는 사제 서품 성구로 ‘친구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 13)을 택했다. 심 신부는 “예수님께서는 친구들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목숨을 내놓는 가장 큰 사랑을 보여주셨다”며 “저 또한 모든 소중한 벗들을 위하여 목숨 바쳐 사랑할 수 있는 예수님의 성심을 품은 사제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8일 각자 출신 본당에서 사제 서품 후 첫 미사를 봉헌하고, 12월 17일 발령지에 부임해 사제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게 된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