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이달 중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주교, 김종생 총무)는 “헌법재판소가 내릴 결정을 정계와 시민사회, 종교계 모두 수용해야 한다”며 “12·3 계엄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민주적인 구조가 되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 천주교·개신교·정교회 등 여러 종단이 함께하는 신앙과직제협은 18일 ‘묵혀 둔 너희 땅을 갈아엎어라. 가시덤불에는 씨를 뿌리지 마라’(예레 4,3)란 주제로 헌재 탄핵심판 선고 관련 공동성명을 냈다. 신앙과직제협은 성명에서 정치적 분열과 증오를 끝내고 민주주의의 봄을 이루기를 소망했다.
신앙과직제협은 “이 땅에 파견된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복음의 힘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라면서 “교회는 시대의 징표들을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위헌·위법적 사태에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느꼈다”면서도 “깨어있는 시민의 확고한 의지와 결연한 행동만 있으면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태가 현재진행형임을 지적했다. 신앙과직제협은 “국민은 아직 계엄의 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하기보다 거짓으로 일관하는 중”이라며 “극우 세력이 사법기관을 난입했고, 여당의 상당수도 헌재의 권위를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국 문화의 위상을 정치가 발목 잡는 것”이라며 “국민 일상 회복과 국제사회 위상을 높이는 길의 출발점은 윤 대통령의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러운 것은 극우 세력의 일부 그리스도교 집단이 속해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스도교 상징과 언어를 사랑이 아닌 증오에 사용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앙과직제협은 “교회는 하나의 보편 교회”라며 “교회 일부의 잘못도 교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극단주의 그리스도인의 잘못을 우리 모두의 잘못으로 고백하며 회개한다”면서 “형제자매들이 정의와 사랑의 길로 돌아올 것을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신앙과직제협은 “한국 사회와 교회는 △모든 이가 헌재가 내릴 결정을 수용 △헌재 탄핵심판 선고 이후 공동체는 화합의 장을 이룰 것 △그리스도인과 시민은 증오와 사회 분열을 일으키는 반복음적 행위에 반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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