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5/03/22 6

[현장 돋보기] 어르신의 앞치마

의정부교구 관산동본당 남성 3명이 제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대회는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겼기 때문에 바로 약속을 잡고 방문했다. 실제 그날 만난 김승일(요아킴, 74)·오건석(야고보, 66)·이우영(야고보, 65)씨는 앞치마를 하고 미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당 주임 나인구 신부 권유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10여 년간 함께 본당 안팎에서 봉사해온 구력(?)을 살려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어디선가 또 다른 남자 제대회원이 조용히 활동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전례의 통념을 깨는 활동이다. 그것도 중년을 훌쩍 넘긴 60·70대 신자들이 말이다. 오히려 30대 끝 무렵의 기자보다 더 젊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동시..

여론사람들 14:14:33

[서종빈 평화칼럼]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봄이다. 봄꽃은 수줍은 자태를 드러내고 산천초목은 새싹을 틔운다. 겨우내 땅속에서 움츠렸던 생명이 기지개를 켠다. 농부들은 농사를 준비하고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새로운 배움에 도전한다. 봄은 모든 피조물을 설레게 하는 ‘희망’의 계절이다.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봄이 오지 않았다. 지난해 초겨울, 느닷없이 몰아닥친 비상계엄 폭풍우는 불신과 증오의 빙벽을 쌓았다. 좀처럼 녹지 않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극우든 극좌든 이념의 벽이 너무 높기만 하다. 민심은 여전히 차디찬 한겨울이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다. 2004년 4월 11일. 국회의 탄핵 소추로 ‘정치적 칩거’를 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자기 기자들을 불러 북악산 산행을 했다. 직무 정지 31일째, 총..

여론사람들 14:13:06

[사도직 현장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 믿음으로 빛나는 사람

병실에 들어서니, 60대 형제님께서 묵주기도를 하고 계셨다. 형제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분의 삶과 현재의 마음을 여쭈었다. “참 열심히 사셨네요”라는 나의 말에 형제님께서는 “집사람이 보통이 아니지요. 저보다 아내가 참 열심이지요”라고 답하셨다.“저희 어머니도 그렇지만, 아내가 정말 대단해요. 하루에 묵주기도를 100단씩 바치고, 각종 단체의 장을 맡고 있어요. 성지순례도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예요. 아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고마워요.”“그럼 형제님,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누가 가장 큰 영향을 주셨나요?” “어머니와 장인어른이죠. 특히 장인어른은 레지오 마리애를 7개나 만들고, 400명을 입교시킨 분이에요. 늘 하느님 이야기를 하고, 하느님의 기적을 많이 체험한 분이었..

영성생활 14:11:42

[시사진단] 손과 발로 희망을 노래한다(오현화 안젤라,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반 년만에 삼척에 갔다. 오랜 시간 삼척에서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 반대 투쟁을 하는 활동가들의 주름은 그새 조금 더 깊어졌고, 깃발과 피켓과 기도문도 딱 반년 치 더 낡았다. 특히 맹방해변 풍경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드문드문 오다 보니 올 때마다 같은 풍경을 본 적이 없다.이번에는 석탄하역 부두에서 좀 떨어진 곳에 친수구역이라는 이름의 구조물이 바다에 설치되고 있었다. 보트도 타고, 해상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란다. 여기에 관광객을 위한 4층 리조트 시설도 들어온다고 해변 뒤쪽 소나무 숲이 몽땅 잘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소나무 숲 뒤에는 밭과 공터(주차장)가 있는데, 소나무를 베어버린다고 하니 활동가들이 한탄했다. 거대한 시멘트 공장과 석탄화력발전소의 연기를 관광·레저사업으로 덮을 수 있을 거로 생..

여론사람들 14:10:23

[신앙단상] 일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손일훈 마르첼리노, 작곡가)

유럽에 살면서 여행뿐만 아니라 공연이나 작품 발표를 위해 다른 도시나 나라로 이동할 때가 많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공연이 서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럴 일이 별로 없지만, 네덜란드·영국·스위스·프랑스 등 주요 무대가 상당히 넓고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유럽에서는 잦은 이동 시간이 더욱 특별하다.독일의 경우만 봐도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본에서 베를린까지 기차로 5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열차 내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도 있지만, 미리 역에서 원하는 음식을 골라 타는 것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그래서 출발 시간보다 여유롭게 도착하거나 환승 도중 기차역을 돌아다닐 때면 역마다 무엇이 다른지, 즐길 거리를 찾곤 한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나 헤이그·위트레흐트 등 어떤 역에는 나처럼 시간을 보내는 ..

여론사람들 1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