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내 이름은 요세피나야”(송영은 가타리나,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선임연구원)
2011년 일본 유학 시절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상생활이 엉클어졌을 때였다. 연구실 서고는 엉망진창이 되었고, 언제 올지 모를 여진에 대한 불안감이 어깨를 짓누르던 시기, 정부 장학생들의 휴학이나 해외 장기체류를 허가한다는 공지가 나왔다.재난 상황을 호기라 할 수는 없으나,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한 학기 동안 해외연구소 체류를 신청하고 비자를 받으러 서울로 향했다. 비자를 기다리는 동안 문득 본가의 잦은 이사로 미아가 되어 버린 교적을 옮겨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한 민망함에 성당 사무실에서 ‘나 홀로 신자’의 고충을 주절거리다가 ‘아니, 나 혼자가 아니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혹시 몇십 년 전에 세례받은 분들 교적도 확인 가능할까요?” 그러자 얼마 전에 옛 기록이 모두 전산화되었으니 가능하다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