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우리 학교 겨울이
지난겨울, 학교에 식구가 하나 늘었습니다. 귀엽게 생긴 시바견입니다. 학교 정문 앞 비어 있던 개집에 낯선 개가 묶여있는 것을 보고는 신부님들께 웬일인지 물었죠. 그 녀석이 그냥 어느 날 학교 안을 서성이고 있었고, 사람을 잘 따르길래 잃어버린 개려니 하고 CCTV를 돌려보니 웬걸, 정문 안쪽에 버려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답니다.피부병을 앓고 있는지 털이 듬성듬성 빠져있었죠. 그런데 이 가여운 것이 글쎄, 미소 짓는 법을 알고 있는 거예요. 다가가는 학교 식구들을 어찌나 귀엽게 웃으며 맞이하던지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 중에 첫 번째로 꼽은 것이 웃음이었는데, 그가 이 미소를 봤더라면 이 개를 사람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을 겁니다. 그렇게 이 시바견은 ‘겨울이’라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