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06/08 5

[현장돋보기] 아름답다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여러 어원이 있다. 그중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1447년 석가모니 일대기를 기술한 석보상절의 ‘아(我)답다’였다. 나다운 것. 본연의 내 모습 그대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려주는 듯해 마음 한 편에 고이 간직해두었다.덮어둔 이 단어가 다시금 생각난 건 다문화·이주노동자 가정 자녀들을 돌보는 ‘베들레헴어린이집’이 설립 20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었다. 어린이집에 들어서자 원아 12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한복·델(몽골 전통 옷) 등을 곱게 차려 입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 자체로 참 아이답고 예뻤다. 이대로 아이들의 순수함이 때 묻지 않고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베들레헴어린이집이 있는 서울 성북구 주민들도 아..

여론사람들 2024.06.08

[임홍택의 중고로운 평화나라] 어른이 된다는 것

지난 5월 20일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었다. 나도 이제 성인의 나이가 된 지 어언 20여 년이 지난 지라, 이날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잊고 살다가 지난 주말 한 구청에서 진행하는 성년 축하 행사에 강연을 갔다가, 백만 년 만에 성년의 의미를 떠올려보게 되었다.성년의 날은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신생 성인들을 장려하고 성인으로서 책임감을 일깨워주고자 지정되었다고 한다. 근데 성인, 즉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어른이란 사전적으로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어른이란 단순히 만 19세가 넘거나, 일정 이상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자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성년의 나이..

여론사람들 2024.06.08

[시사진단] 소리와 데모(박상훈 신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지난 4월 18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 교정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 중지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긴장이 가득했다.수백 명의 학생이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하는 대학 당국에 항의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두 함께 모여 하나가 되자’라는 오래된 영가를 합창하며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호소했다. 그런데 이 대학 언어학 교수 한 사람이 이날 자신의 ‘음악 인문학’ 수업에서 일어난 일을 신문에 기고했다.이 교수는 서양 현대음악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주제로 토론하려다 못하고 강의로 메꿨다고 한다. 이 곡은 연주자가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는다. 4분 33초간 기침 소리, 의자 뒤척이는 소리처럼 청중들 쪽에서 나오는 소리가 연주다.교수..

여론사람들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