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04 228

[사도직 현장에서] 시골본당의 영성 생활

‘교리 신학원이 시작됩니다. 통신 성경 공부를 지금 시작하세요.’ 교회 영성 프로그램 안내서가 본당으로 자주 온다. 처음에는 자주 홍보도 하고 주보 내용을 통해 공지했지만, 어느 순간 외면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평일 미사에 오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한두 시간을 나가서 수업을 들을까. 유튜브 링크 하나 걸어 보시라고 해도 찾기 힘든데 어떻게 통신 성경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교회의 무수한 영성생활 중 어느 하나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직접 시작해 보았다. 창세기와 탈출기 성경 공부, 성체조배회, 미사 영성 강의, 성무일도, 성지순례, 주일마다 피피티 작업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시도했다. 오기도 생겼다. 살림은 어렵지만 남의 집 자식들처럼 다해주고..

영성생활 2024.04.10

프랑스 사제와 한국 평신도의 ‘눈물의 이별길’, 150여년 만에 부활

숲이 우거진 험한 산 중턱에서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리는 두 남자가 있었다. 첫닭이 우는 새벽부터 정오까지 서로만을 의지한 채 갈증과 허기를 견디며 산을 오르던 동반자다. 이들은 막 예기치 못한 이별을 맞은 참이다. 한 사람은 아전(하급 관리) 출신인 천주교 신자, 다른 한 사람은 문경 일대에서 사목하던 프랑스 선교 사제다. 문경읍내 신자 집에 숨어있던 사제가 외교인에게 발각된 탓에 깊은 산속 교우촌으로 피신하는 중이었다. 어느덧 정오가 되고 한숨 돌리던 사제 눈에 탈진상태인 신자 모습이 들어왔다. 지친 그를 마을로 돌려보내고 홀로 떠나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신자는 결코 그럴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했지만, 사제는 단호했다. “신부님이 알지도 못하는 이 산속 길을 혼자 가시게 두다뇨. 동의할 수 없습니다...

기획특집 2024.04.10

안전하게 일하고 자부심 드높이… 고독감도 떨쳐냈다

사회적협동조합 ‘자원을 일구는 사람들’의 ‘달려가는 희망 자동차’ 활동 모습. 자원을 일구는 사람들 제공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요? 우리는 지구가 더러워지는 것을 막는 최첨병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 ‘자원을 일구는 사람들’(이사장 남해윤 신부)에서 활동하는 노인들은 “협동조합 활동을 시작하고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합이 대신 폐자원을 재활용센터에 전달해준 덕분에 가파른 경사를 위태롭게 다닐 때보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됐고, 여기에 소득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아가 조합 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다는 ‘고독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노인들도 있다. 이제는 ‘폐지를 줍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활동가’라는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기획특집 2024.04.09

시노달리타스, 서로 동반하여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성장의 여정

부산교구 청년연합회장 정수빈씨는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며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정수빈씨. 시노달리타스를 청년들도 해야 한다고? ‘시노달리타스? 공동합의성? 저 멀리 뉴스로만 보던 교황님께서 뭔가를 요청하셨다는데 그걸 모두가 해야 한다고?’ ‘학문적으로 영성적으로 뛰어나신 분들이 고민하고 결론 내린 내용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듣는다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시노달리타스라는 것을 모든 신자 안에서 시행하라고 하셨다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이와 같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실 교구별로 매년 발표하는 사목 지침조차 잘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은데, 뭔가 어마어마한 ..

기획특집 2024.04.09

가톨릭 가르침에 비추어 정책·공약 따져보고 국민의 대표 선택하자

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선대위원장이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보라매동에서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2.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월 27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모래내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3. 녹색정의당이 3월 31일 서울 경의선숲길에서 거리 유세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정의당 홈페이지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가톨릭교회는 정치 생활의 목적이 인간 존엄성 증진과 공동선 실현에 있으며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때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해서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정당하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 헌장」 76항)고 가르친다. 정치..

기획특집 2024.04.09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무슬림 나라의 그리스도인을 도와주세요

하느님을 믿고 굳건히 살아가는 교회공동체. 무슬림의 나라 파키스탄에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파키스탄 인구 2억 4000만 명 중 무슬림 수는 97%에 달하며,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들을 하나 되게 하는 힘은 이슬람교다. 이런 파키스탄 내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임란(Imran Masih)씨 가족도 있다. 파키스탄, 그곳에는 우리와 같은 하느님 자녀들이 종교 박해를 당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안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차별과 억압, 때로는 생명까지 잃는 두려움을 안고 살지만, 부모로부터 이어진 믿음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018년부터 신분증과 여권을 비롯한 모든 공문서에 자신의 종교가 기재되는 법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사회사목 2024.04.09

한국의 이상 기후 생존 문제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 여기’의 첫 에피소드 ‘돈의동의 여름’, 두 번째 에피소드 ‘열음지기’, 마지막 에피소드 ‘마주 보다’(위에서부터). 3월 하순에 피는 벚꽃이 익숙한 오늘날, 점점 빨라지는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후위기 경보음과도 같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북극곰이나 태평양 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회(JPIC) 등 종교·기후 관련 단체들이 제작 지원한 한국의 기후위기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 여기’(부제 : 기후위기 시대, 우리를 지키는 것들)의 후원 특별시사회가 3월 30일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의 이상 기후로 위기를 느끼는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담긴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의 기후위기’란 대주제 아래 독립된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다큐다. 첫 에피소..

사회사목 2024.04.09

가톨릭기후행동, 서울 도심서 십자가의 길 봉헌

가톨릭기후행동 회원들이 거리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성금요일인 3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청계천을 거쳐 명동대성당까지 이어지는 ‘기후·생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사제와 수도자·평신도 등 40여 명은 이날 ‘기후위기 멸종위기·두 번째 지구는 없다’란 문구를 적은 십자가와 함께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1.8㎞를 걸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되새기며 인류의 생태적 회개와 탈핵·탈석탄을 기도했다. 또 지구촌 기후 난민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생명농업인·비정규직 노동자·노동재해와 사회적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등과 연대하도록 주님께 간청하며 묵상했다. 매년 성금요일 기후·생태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여한 기노엘(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회사목 2024.04.09

인천 우리농, (재)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에 유기농 쌀 후원

인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김성진 신부(왼쪽에서 세 번째)가 재단법인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사무총장 최인비 신부(네 번째)에게 보호시설 청소년을 위한 유기농 쌀을 전달하고 있다. (재)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제공 인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3월 25일 재단법인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사장 이용권 신부)에 유기농 쌀 300㎏을 기부했다. 쌀은 ‘청소년일시쉼터‘ 등 재단이 운영하는 인천광역시·경기도 부천시 소재 청소년 보호시설 4곳에 전달될 예정이다. 인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김성진 신부는 인천 동구 가톨릭센터 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우리농 생활공동체는 모든 이가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운동을 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도 그 가치를 전달하고자 쌀 후원을 결정했다”고 밝..

교구종합 2024.04.09

8~9월 교황 발걸음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9월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교황의 동남아 순방 소식에 교황청이 그동안 관계 개선에 힘써온 베트남 사목 방문 또한 성사될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가톨릭계 언론 라디오 베리타스 아시아(RVA)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는 3월 25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황이 올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동티모르·파푸아뉴기니 사목 방문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이 아직 정확한 순방 일정을 밝히진 않았지만, 교황은 먼저 8월 말 동티모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들른 뒤 연이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찾는 세 번째 교황 교황청 발표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도 교황 사목 방문을 ..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맞선 사제·수도자 순교 인정

막스 요제프 메츠거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사형 당한 막스 요제프 메츠거(Max Josef Metzger, 1887~1944, 사진) 신부와 소련군의 탄압 속에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수녀 15명 등 파시즘 확산 속에 ‘종교에 대한 증오’ 탓에 목숨을 잃은 사제·수도자들의 순교를 공식 인정했다. 교황청 시성부(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는 14일 교황이 세메라로 추기경과 면담 후 메츠거 신부, 크리스토포라 클롬파스(Christophora Klomfass, 1903~1945) 수녀와 동료 수녀 14명의 순교를 공식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교령을 반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령을 통해 순교자로 인정받은 메츠거 신부..

사제 부족이 낳은 ‘성체 기근’

종신 부제와 수녀가 페루 아마존 지역의 한 공소에서 주일 공소 예절을 인도하고 있다. 종신 부제는 성찬 전례를 거행할 수 없어 신자들은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없다. OSV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성체 기근’(eucharistic famine)이 심해지고 있다. 성체성사를 거행할 사제가 없기 때문이다.” 예수회 소속 토마스 리즈 신부는 최근 미국 가톨릭 매체 NCR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제가 없어 일부 지역 신자들이 성체를 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성체 기근’이라고 표현했다. 칼럼 제목은 ‘가톨릭교회는 지금 기혼 사제가 필요하다’이다. 제목만 놓고 보면 교회 전통과 가르침에 어긋나는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제도권 교회 밖 논객이 쓴 글 같다. 하지만 리즈 신부는 NCR 고정 칼럼니스트이자 미국의 대표적 ..

제주교구민과 동고동락한 벽안의 사제들

일제강점기인 1934년 4월 1일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아일랜드 선교사 4명이 제주에 당도했다. 이를 계기로 약 65명의 선교 사제가 오늘날까지 제주를 거쳐 갔다. 저마다 신자들 곁에서 일제의 억압에 대항했고, 한국전쟁 한복판에서 고락을 함께했다. 먼 이국땅에서 온 사제들의 흔적은 여전히 제주 곳곳에 남아있다. 제주교구가 3월 1일 발행한 서적 「제주 복음화의 사도들」(제주교구 발행/글쓴이 박재형)에 골롬반 선교사제들에 대한 제주 신자들의 기억과 회상이 담겼다. “나는 하도 장난이 심해서 엉덩이를 맞으며 교리를 배웠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중학교를 못 가게 되자 신부님은 그렇게도 좋아하시던 담배를 줄여가며 당시 15원이던 학비를 모아 주셨죠.”(「변방선교」 1993년 여름호) 나 토마스 신부와 신성..

교구종합 2024.04.08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목 전망’ (6)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가 지난해 11월 25일 주교좌 남천성당에서 열린 2023 교구 젊은이의 날 행사에서 ‘청소년·청년의 해’ 개막을 선포하자 청년들이 환호하고 있다. 부산교구 제공 팬데믹을 지나며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갔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청소년들의 곁을 지켜 주지 않은 것은 교회였다. 청소년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팬데믹이 휩쓸고 간 그들 삶의 길 위에서 오롯이 각자가 받은 상처와 혼란함, 불확실한 미래와 싸우며 그 자리에 서 있다. 걸어왔던 자취도 그리고 걸어나가야 하는 여정도 모두 희미한 상황에서 여전히 삶의 의미를 갈망하고,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만나기를 갈망한다. 우리 교회도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한 시절은 잘 내려놓고 청소년과 함께 신앙의 여정을 이어나가는 데 더욱 몰두해야 한다. ..

교구종합 2024.04.08

이주민 5% 시대, 이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 시급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위원회가 3월 21일 개최한 ‘한국 사회의 이주민과 종교’ 간담회에서 황경옥 수녀가 이주사목 현실을 토로하고 있다. 종교계가 우리나라 이주민 제도 보완과 사회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천주교·불교·원불교·개신교·이슬람교 등 5대 종단 종교인들은 ‘한국 사회의 이주민과 종교’를 주제로 3월 21일 서울 서초구 터키이스탄불문화원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리나라 이주민 수는 2022년 기준 23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4.5% 수준이며, 올해 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인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박사는 발표에서 “한국의 이주민 정책을 ‘이민 없는 이민 정책’과 ‘다문화 없는 다문화 정책’이라는 두 부분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전문 ..

교구종합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