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주님의 큰 그림(김정은 로사, 방송작가)
‘나를 만드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고등학교 시절, TV를 보다가 한 스포츠 광고의 카피 한 줄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15초 안에 마음을 사로잡는 카피라이터가 근사해 보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광고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하고 각종 공모전에도 도전했죠. 많은 우여곡절 끝에 광고회사 인턴으로 최종 15명 안에 들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는 기쁨도 잠시, 정직원이 되기까지 두 달의 평가가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멋진 카피라이터 선배들과 실무에 동참하게 된 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필하기는커녕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혀 잔뜩 위축돼 있었습니다.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밤늦도록 경쟁 PT를 준비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퇴근하던 캄캄한 길, 달리는 택시 안에서 창 밖의 가로등을 촛불 삼아 기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