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지연씨 부부가 세월호 참사로 떠나보낸 아들 고 김제훈 군의 얼굴과 아들이 있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세상을 표현한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있다.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겐 시민들의 이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이는 고 김제훈(안토니오, 당시 단원고 2학년)군 부모 김기현(베네딕토)·이지연(비비안나)씨 부부에게도 마찬가지다. 10년이 지나도 김씨 부부의 마음은 아들이 고통을 겪었던 차디찬 맹골수도 위에 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을 수 있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4월 16일,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단순 사고인 줄 알았던 김씨 부부는 그저 ‘물에 젖었을 테니 마른 옷이라도 입혀 아들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눈물이 뒤범벅된 채 팽목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