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아 평화칼럼] 부활을 맞이하였는가
10년 전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를 기억한다. 304명의 목숨이 차가운 바다에 잠겨 있던 그 날, 나는 성당 앞 어두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앉아 있다 집에 돌아오고 말았다. 부활 선포와 함께 성당 안을 환하게 밝힐 빛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덤가가 되어버린 팽목항에 그가 상처 입은 그대로 남아 흐느끼고 계실 것 같았다. 부활 아침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해 이후, 내게 부활 축일은 이전과 같지 않지만, 나는 이제 미사에 참여한다. 아직도 탈출기 14장 독서를 들을 때면 거대한 물의 이미지가 떠올라 몸이 움찔하고, 성당 앞 노란 개나리꽃들을 보면 노란 리본이 떠올라 마음이 저리지만, 세월호의 기억은 이제 내게 주님 부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묻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