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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국내)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지

참 빛 사랑 2016. 7. 8. 22:44

종교 박해 견딘 근대건축물…'비해체 이축' 검토



(하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택지개발에 밀려 철거될 위기에 놓였던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당을 이전해 보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도시(미사보금자리사업지구) 안에 있는 구산성당은 1836년 공소(公所)로 시작해 1979년 성당(본당)으로 승격했다.

150년 넘게 공소를 유지하며 박해를 이겨낸 곳으로, 명동성당·약현성당과 함꼐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신자들에 따르면 성당 건축물은 조선 후기 순교 성인 김성우 생가터에 마을 40여 가구 주민이 종교 박해를 견디며 한강변에서 직접 돌을 나르고 벽돌을 만들어 1956년 완성됐다.

구산성당
구산성당

올해로 공소 설립 180년, 공소 건축 60년이 되는 해이다.

성당 인근에는 김성우 성인의 묘가 안치된 구산성지가 있어 신자들의 순례 발길이 이어졌고 드라마 '아내의 유혹', 영화 '비밀애' 등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근대건축 전문가인 경기대 건축대학원 안창모 교수는 "신도들이 직접 한강에서 채취한 모래와 자갈을 시멘트로 비벼 벽을 세우고 노기남 대주교가 보내 준 명동성당을 짓고 남았던 목재로 만든 성당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랫동안 '떠돌이 공소'였지만 상주 신부 없이도 신앙공동체를 유지했던 공소는 교회 성장의 역사이자 근현대사의 현장이다"고 평가했다.

보금자리 택지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구산성지(2001년 하남시 향토유적 4호 지정)는 존치 결정이 난 반면, 구산성당은 다른 종교시설(개신교 9곳, 불교 1곳)과 함께 철거대상이 됐다.

신자들을 중심으로 "구산마을의 역사적 의미와 종교적 가치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근대문화유산 등록 신청 움직임도 있었으나 LH와 천주교 수원교구는 올3월 2일 보상·이전에 합의, 철거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다음달인 4월 보상금 수령, 이달 중 이전 용지 공급 계약을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철거할 수 있게 비워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신도들과 근대건축 전문가들이 종교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강조하며 근대건축물 등록 신청 움직임을 보이면서 변화가 생겼다.

천주교 수원교구 측은 이런 여론을 고려해 인근 이전 예정 용지에 동일한 건축물을 새로 지을지, 종탑과 창문만 이전할지, 현 건물을 이축할지 등을 검토해왔다.

문화재 수리기술 전문업체는 현 건축물(건축면적 약 120㎡)을 그대로 들어서 옮기는 '비해체 이축'(express house) 공법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영기 신자총회장은 "구산성당 외관은 원래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며 "온전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축하고 현황조사, 정밀실측, 고증 등을 기록해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한 관계자는 "이전 복원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실적으로 해결할 문제들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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