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11 270

[서종빈 평화칼럼] 10살 소녀가 유서를 쓰다

제3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의 참화 속에 무방비로 죽음을 맞은 한 어린 생명의 유서를 접했다. 가슴이 시리고 분노가 치밀어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지난 3일 아랍권 대표 언론사인 ‘알자지라’에 실린 ‘어느 가자 어린이의 유서’란 제목의 기고문이다.주인공은 집에 있다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지난 9월 30일 숨진 10살 팔레스타인 소녀 ‘라샤’. 부모에게 응석을 부리고 장난감을 갖고 놀아야 할 어린아이가 왜 유서를 썼을까? 유서에는 전쟁의 트라우마와 무기력, 가족 사랑의 순수함이 절절히 담겨 있다.“제가 순교자가 되거나 죽는다면 제발 저 때문에 울지 마세요. 당신의 눈물이 저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니까요. 제 옷가지는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 주세요. 액세서리는 OOO 등에게, 구슬 상자는 OOO 등에게..

여론사람들 2024.11.30

[현장 돋보기] 모래시계

방영된 지 30년 가까이 된 SBS 드라마 ‘모래시계’ 16화에서 윤 회장(박근형 분)은 딸 혜린(고현정 분)에게 모래시계를 건넨다. 윤 회장은 “아무리 대단한 것이라도 끝이 있는 법”이라며 삶과 권력의 유한함을 설명한다. 세상 것을 한 사람이 다 갖기엔 한계가 있고, 모든 사람에게 가야 할 몫이 있다는 것이다.세상사를 살면 대화나 여러 방면에서 누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쉽다. 하지만 이를 방지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자 최근 시노드를 위한 군종교구 본당 사제 모임에서 모래시계가 등장했다. 한 사람의 말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침범하지 않기 위한 도구였다.군종교구 사제들은 모래시계의 할당된 시간을 준수했다. 연차와 계급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이를 위해 사제들은 주장의 요지만..

여론사람들 2024.11.30

[시사진단] 다자주의 안에서 지연된 정의(오현화 안젤라,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다자주의’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여러 국가가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국가 간 무역, 무기확산금지, 환경 등의 의제에 다수의 나라가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을 논의하는 것이다.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10월 22일~11월 2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개최됐다. 생물다양성협약은 1992년 지구정상회의(리우회의)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2년 총회에서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기금 조성과 운영방법, 협약국의 생물다양성 보호 로드맵 모니터링 방안 구체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 안건들은 처리되지 못하고 총회는 폐회 시점을 넘긴 11월 2일 토요일 아침 흐지부지 끝나게 된다. 항공권을 변경할 예산이 없는 많은 개발도..

여론사람들 2024.11.30

[신앙단상] 군밤의 기적(김민주 에스더, 크리에이터·작가, 로마가족 대표)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탁월한 성직자이자 교육자였던 요한 보스코는 어린이·청소년·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살레시오 수도회와 살레시오 수녀회를 창설했으며 1934년 시성됐습니다. 이탈리아어로는 ‘조반니 보스코’, 한국에선 통용 발음으로 호칭하는 예에 따라 ‘요한 보스코’로 불리지만 우리에겐 돈 보스코(Don Bosco)라는 별칭으로 더 친숙합니다.19세기 산업화가 한창이던 이탈리아에는 거리에서 방황하고 범죄를 저질러 사회가 외면하는 청소년들이 많았습니다. 아동 인권의 개념이 희박하던 시대였기에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는 “청소년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라고 말하며 성당 마당을 내어주고 그 역시 어울려 즐겁게 놀았습니다.“죄가 되지 않는 한..

여론사람들 2024.11.30

[사도직 현장에서] 희망 속에서 함께 길을 간다는 것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마치면 방과후학교를 할 수 있다. 국가가 제시한 초등방과후학교의 목적은 보육과 교육 욕구의 해소, 특기적성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교 밖 교육을 학교 안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린이의 교육 동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경제성을 포함한 어른들의 필요가 더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가톨릭 초등학교로서 방과후학교 운영 목표와 과목 선택이 가톨릭 교육목표에 부합하도록 늘 고민한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활동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초등교육임을 감안하여 신체활동이나 자연 친화적이고 생태적인 교육활동과 예술활동을 더 많이 제안하고 어린이들도 이 과목들을 많이 선택한다. 전통적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 활동에도 많은 비중을 두는데 오케스트라가 그 중 하나다. 이 수업..

영성생활 2024.11.29

서울 가톨릭경제인회, 기도로 WYD 지원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주교와 서울 가톨릭경제인회(담당 김한석 신부, 회장 윤대인 안드레아) 회원 들이 1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주제로 열린 조찬세미나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 주교는 세미나 강연을 통해 “2027 서울 WYD는 지역 교회의 축제를 넘어 교황님의 축제이자 세계 모든 청년들의 축제”라며 “WYD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앞으로 남은 3년 간 모두가 기도로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현민 기자

여론사람들 2024.11.29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새 사제 3명 탄생

15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제서품식 후 박요섭·성요섭·심홍석(오른쪽부터) 새 사제 3명과 이정락 부제(맨 왼쪽)가 이경상 주교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제공 15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이경상 주교 주례로 거행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제서품식에서 심홍석(맨 오른쪽)·성요섭(이 주교 오른쪽)·박요섭(맨 왼쪽) 새 사제와 이정락 부제(이 주교 왼쪽)가 이 주교와 함께 성찬 전례를 하고 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제공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15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한 사제서품식에서 박요섭·성요섭·심홍석 새 사제가 주님의 목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정락 신학생은 부제품을 받았다.서품 미사를 주례한 이경상 주교는 “어린 시절 동네마다 성골롬반외방선교..

여론사람들 2024.11.29

서울 구요비 주교, 파리외방 총장·사제단과 환담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와 파리외방전교회 총장 뱅상 세네샬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이 환담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17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총대리 주교 집무실에서 파리외방전교회 총장 뱅상 세네샬 신부와 사제단 예방을 받고 환담했다.구 주교는 최근 한국 방문단이 파리외방전교회와 카르카손-나르본교구 등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의 프랑스 교회 첫 공식 방문이었다”며 시복을 위한 기도와 현양운동에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서울대교구도 해외 선교사제 20명이 복음을 전하고 있다”며 “아시아 교회에서 선교하는 파리외방전교회 신부님과 서울대교구 신부님들이 교회적 협력관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구..

여론사람들 2024.11.29

듣지 못하는 이들에 소리 선물, 모두 하느님이 이끌어 주신 일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를 이끌어온 김민자 회장은 18년 동안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선물하고, 음악을 통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하느님을 위해 훌륭한 봉사는 못 하고 제 마음으로 때워온 거예요. 그래도 하느님이 좋은 일 한 번 해보라고 계속 이끌어주신 거죠. 안 하려고 하는데도 자꾸 하게 되고, 그렇게 이어져 온 게 하느님의 뜻인 것 같아요.”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를 이끌어온 김민자(도미니카, 82) 회장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가 수술을 받고 똑바로 발음하는 걸 보면 마음이 흐뭇해지고, 부모들도 너무 좋아한다”면서 “사랑의 달팽이와 함께해온 세월 동안 기적 같은 일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정서적 지원 위해 연주회 열어‘사랑의 달팽이’는 청각장애인에게 인공..

여론사람들 2024.11.29

“나프로에 담긴, 생명·사랑이란 참의미 아시나요”

대만 티엔추기경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아를렌 테(예수성심봉헌수녀회, Sisters of the Society Devoted to the Sacred Heart) 수녀가 8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나프로 임신법은 단순한 난임 치료의 대안이 아닙니다. 여성의 건강을 부부가 함께 관찰해 사랑을 증진하고, ‘생명의 참된 의미’를 깨우쳐주지요. 난임을 겪지 않은 부부도 언제나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과는 엄연히 다릅니다.”여성의 자연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에 대해 대만 티엔추기경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아를렌 테(예수성심봉헌수녀회) 수녀는 이같이 말했다. 나프로 임신법은 부부간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여성의 자궁경부 점액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크라이튼 모델..

여론사람들 2024.11.29

햇살사목센터·의정부교구·광주대교구, 청소년 사목 위해 손 맞잡아

15일 업무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김영호 신부(왼쪽부터),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신중호 신부.햇살사목센터(소장 조재연 신부)와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 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이 청소년 사목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햇살사목센터는 15일 서울 혜화동 햇살사목센터에서 두 교구 부처와 업무협약을 맺고, 청소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공동 연구하며 발전 방안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 사목 전체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는 “햇살사목센터의 어린이·청소년·청년 복음화를 위해 실행해온 다양한 교육과 연구, 미래 세대에 신앙을 전수하기 위한 성숙한 성인 양성 노력이 두 교구가 젊은 교회..

여론사람들 2024.11.29

암진단 여학생의 수능 도전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특별 병실에서 수능시험을 치르는 가은이를 응원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이틀 전 혈액암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험생이 14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입원 특실 병실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을 치렀다. 가은이(가명)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큰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소견에 최근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영상검사 결과 좌우 양쪽 폐 사이의 공간인 종격동에 종양이 보여 조직 검사를 진행했고 종격종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림프종은 국내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이다. 병동 UM 윤선희 간호사는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이어 치열하게 준비한 시험을 포기해야 할 안타까운 상황을 ..

교구종합 2024.11.29

신앙의 핵심 ‘희생’, 그리고 바흐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스스로를 낮추신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높이는 기쁘고도 흥분된 주일이 아닐 수 없다. 선지자가 걸어간 길을 후대가 바라보면 쉽고 당연해 보이지만, 우리가 지금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을 통해 얻어졌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예수님께서 오시기 전까지 수없이 많은 종교가 있었지만 절대자가 스스로를 희생해 죄를 대신한다는 교리는 전례가 없었다. 현대에 와서도 인류에게 가장 숭고한 가치인 ‘희생’이라는 가톨릭 신앙의 핵심은 예수님 이전에는 전무했던 개념이고, 그 희생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의 왕으로 군림하실 수 있었다.음악 ..

문화출판 2024.11.28

삶,신앙,영성

겨울의 초입, 교회 안팎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삶과 신앙, 영성생활을 따뜻하게 이어나가도록 돕는 신간들이 나왔다. 화해를 원해 / 안셀름 그륀 신부 / 황미하 옮김 / 가톨릭출판사이기심·증오·분노가 개인적인 갈등을 일으키고, 서로 다른 계층·이념·가치관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대화와 화해. 시대의 요구에 답하듯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의 신작 「화해를 원해」가 발간됐다. 책에는 기도와 묵상을 통해 얻은 화해에 대한 통찰과 다양한 사례, 화해의 길로 나아갈 방법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화해를 하면 오래된 분쟁과 오해 때문에 지게 된 짐, 선입견과 유죄 판결 때문에 지게 된 짐을 던져 버릴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고 새로 태어난 자신을 체..

문화출판 202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