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본당 부주임 류수영 신부와 학생들이 성탄 기도 트리에 기도 지향을 매달고 있다.
서울 성수동본당(주임 한정일 신부)의 성탄 기도 트리가 기도가 필요한 이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구세주 탄생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깨어 준비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경건하게 기도하는 때인 대림 시기가 되면 각 본당에 일찍이 성탄 트리가 등장한다. 갖가지 장식품으로 저마다 화려함을 뽐내지만, 성수동본당 성탄 트리에는 특별함이 더해졌다. 기도 지향 장식 덕분이다.
성수동본당 성탄 기도 트리는 본당 수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본당은 9월부터 여성총구역 주관으로 본당의 아픈 이들을 위해 첫째 주 토요일 미사 후 묵주기도를 바쳐왔다. 그 모습을 본 수녀는 생명나무인 성탄 트리의 의미를 살려, 기도 지향을 적은 종이를 매달아 대림 시기 아픈 이들을 기도 속에 기억하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본당 모든 신자가 대림 제1주일 ‘암 환우들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제2주일 ‘소아암·희귀병 환우들을 위하여’, 제3주일 ‘정신적 질환을 앓는 이들을 위하여’, 제4주일 ‘갖은 중독에 빠진 이들을 위하여’를 지향으로 아픈 이들, 나아가 기도가 필요한 모든 이를 기도 속에 기억하게 됐다. 제대 앞에 자리한 대형 트리에는 신자들이 매달아 놓은 수많은 기도가 장식처럼 빛나고 있다.
이향숙(로사리아)씨와 권경희(마리아)씨는 “아픔을 겪는 분들이 하루 빨리 완쾌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 지향을 적어 매달았다”고 말했고, 성현정(레지나) 학생은 “모든 이의 평화를 위해”, 오시윤(체칠리아) 학생은 “가족이 건강하게 해달라고 썼다”고 전했다.
윤순길(마리안나) 가정과생명분과장은 “본당에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아픈 분들, 특히 암환자가 많다”며 “이들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영(베로니타) 여성총구역장은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기도하는 저희 마음이 아픔을 겪는 모든 분에게 전해졌으면한다”고 말했다.
부주임 류수영 신부는 “우리의 기도가 모여 트리 장식이 완성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신앙적인 모습의 트리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안에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처럼 트리가 어두운 곳, 기도가 필요한 곳을 밝혔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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