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에 힘입어 복음화에 앞장서는 신앙인 되자
▲ 평신도는 교회의 존재 이유인 예수님 말씀을 삶으로 증거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포해야 한다.
서울대교구 포이동본당의 선교 선포식에서 한 신자가 선교용 플래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을 돌아보면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성당에 다니는 것이 동일시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미사도 드리고 성당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곤 합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알고 믿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조직하신 신정적 조직체이며, 그리스도의 사명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우리 평신도는 그 직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이 구원자로서, 자신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실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진실로 그분의 존재 이유와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지 잠시 멈춰 자신을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새천년복음화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신자 중에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허투루 해왔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했고 하느님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믿었다”고 고백합니다. 또 “너무 모르고 신앙생활을 해왔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던 분들이 “공부를 하면서 주님을 올바로 알게 됐고, 나 자신과 교회,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실천하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많은 신자가 형식에만 치우친 종교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와 교회의 존재 이유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올바로 알고 믿고 따르는 것에 게을리해 왔습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의 존재 이유가 많은 사람에게 불명확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인 평신도들의 의식과 신앙의 깊이가 드러나 보여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
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구성원인 평신도들의 존재 이유입니다. 오늘의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베풀며, 그들을 가르쳐서 나의 제자로 삼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신 것처럼 신자도 모든 사람 가운데 뽑힌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파견하셨던 것처럼 평신도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살고 그 말씀을 삶으로 증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화의 개념이자 원리입니다. 교회는 선교적입니다. 그러나 선교적이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쇄신되고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인 평신도들이 먼저 배우고 훈련받아야 합니다. 복음화는 먼저 나 자신의 복음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나 자신이 복음으로 무장돼야 복음의 참가치를 알고 그것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만나면 새로운 열정이 생겨나게 됩니다.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근본 소명입니다.
「현대의 복음 선교」 18항에서는 복음화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교회가 복음화한다는 말은 교회가 자신이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을 통해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의 활동, 삶과 구체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복음화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이 말의 핵심은 우리 자신의 내적 변화와 그러한 삶을 통한 교회 공동체의 힘 있는 메시지가 모든 개인과 집단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내적 변화와 우리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성령의 은총에서 옵니다. 성령의 은총 없이는 내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은총은 우리 안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믿음, 그분을 따르고자 하는 순명과 봉헌의 삶을 살게 합니다. 순명과 봉헌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이 새로운 삶 즉, 그리스도 사상에 의한 신앙의 삶으로 변하게 됩니다. 세상 가치관을 갖고 살던 과거의 삶에서 그리스도 사상으로 새롭게 무장된 내적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복음화의 주역은 성령
성령은 복음화의 주역이십니다. 성령의 작용이 없이는 전하는 말씀도 힘이 없고 받아들이는 이들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이 없으면 말씀이 선포되어도 구원 사건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령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하느님도 예수님도 지금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평신도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알고 그 사명을 다하려면 성령의 존재와 성령의 역사하심을 체험해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성령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21세기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분도 성령이시고, 우리를 하느님께로 안내하시는 분도 성령이시며,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 즉 복음의 말씀을 알아듣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도 성령이십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복음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에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화의 주역은 성령이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평신도는 성령께 마음을 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이끄심에 충실해야 복음화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의 근본 사명은 복음화입니다. 따라서 교회가 복음화를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교회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1987년 남미 주교님들의 회의 때 하신 말씀입니다. 평신도가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평신도는 더 이상 평신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 정치우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