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승탑 앞에서 '나무아미타불'전남 구례 가면 이곳으로..
최근 다녀온 전남 구례는 잘 알려진 화엄사, 사성암, 온조루 말고도 많은 볼거리와 얘깃거리, 추억을 안겨주는 고장이다. 1박2일 구례 여행 중 단풍이 한창인 피아골에 가기 전 들른 연곡사도 가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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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삼미의 고장인 전남 구례는 얘깃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가을국화가 만개한 토지면 내동리 연곡사 경내를 방문객이 둘러보고 있다. |

연곡사라는 이름에 얽힌 전설이 있다. 연기대사가 절터를 찾고 있을 때 현재 법당 자리에 있는 연못이 소용돌이치더니 제비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자리를 메워 법당을 짓고 연곡사라고 했다고 한다.

3m 높이의 동승탑(동부도)은 이 절을 대표한다. 도선국사의 승탑이라고 전해지는 것으로, 우리나라 승탑 가운데 가장 크다. 장식과 조각이 정교하고 형태가 아름답다. 승탑 주변을 둘러싼 철책을 없앴다. 승탑에 가까이 다가가 세밀히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연곡사에서 방문객의 눈길을 끄는 것은 경내에 있는 의병 고광순 순절비다. 을사조약으로 항일의병이 일어날 당시 담양 출신의 고광순은 연곡사에 근거지를 두고 의병활동을 전개했다 일제의 기습을 받아 순절하고 절 또한 불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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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5일장에서는 추억의 뻥튀기 기계를 볼 수 있다. |

기자가 찾은 이날 특산물인 단감을 팔러 나온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최근 집에서 키우는 견공이 새끼를 낳았다며 강아지 다섯 마리를 팔러 나온 농부도 눈에 띈다. 시장 모퉁이에서 곡식을 튀겨주는 뻥튀기 할아버지와 시뻘겋게 단 쇠뭉치를 연신 두드리는 젊은 대장장이의 모습도 정겹다.
잘 알려져 있지만 풍수지리가들이 ‘명당’으로 손꼽는다는 토지면 농평마을도 둘러봤다. 삼도봉에서 뻗은 능선에서 고작 10여분 떨어진 산중 오지마을이다. ‘노호농골(老號弄骨)’의 명당터 근처의 평평한 땅이라고 해서 ‘농평’이라 불렸다고 한다. 14가구가 모여 사는데 절반 이상이 명당터에 살고 싶어 내려온 외지 사람들이다. 이 마을의 해발고도는 650m에서 803m까지 자료마다 약간씩 차이를 보이는데, 800m가 넘는다면 ‘하늘 아래 첫 동네’는 바로 이곳이라는 얘기도 있다. 농평은 도로가 갈 수 있는 가장 끝 명당이라 하여 지관들이 들여다보기도 한다. 지리산 종주를 하다 보면 들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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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아래 펼쳐지는 ‘구름바다’가 장관인 노고단 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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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732m로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의 낙조는 ‘구례10경’ 가운데서 대표적인 볼거리다. |

해마다 겨울철 출사객들이 고대하는 것은 노고단 설경이다. 노고단 정상은 길상봉이라 불리며 정상에서부터 서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99만㎡(30만평)의 넓은 고원이 있다. 옛날에는 이곳에 지리산 신령 선도성모를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다 해서 산신 할머니를 모시는 단이라는 의미의 노고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화엄사, 천은사, 만복대, 피아골, 뱀사골 등의 지리산 등산코스는 이곳을 경유해야 한다. 이곳의 설화가 벌써 기다려진다. 설화는 봄의 철쭉, 여름의 원추리와 운해, 가을의 단풍과 더불어 철따라 변하는 절경을 선사한다.
구례=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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