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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빛 사랑 2020. 5. 20. 21:13

 

가정의 달 부모님 건강 한 번 더 살피기저자 : 장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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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아이들의 등원, 등교가 늦어지고 학원을 보내기가 꺼려지면서 조부모의 손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노년에 쓸쓸하지 않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기쁨이 크지만,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황혼 육아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코로나 사이에서 갈등하는 어르신들의 심리는 실로 복잡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부모님 건강을 지키면서 아이를 돌보는 방법을 살펴보자.

 

황혼육아하는 우리 부모님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 이해하기
공원, 마트에 가보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조부모를 만나는 일이 심심치 않다. 맞벌이 부부가 크게 증가한데다 현실적으로 높은 집값과 물가 때문에 손주들을 돌봐주는 조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등원이나 등교가 몇 달씩 늦어지고 학원을 보내기가 꺼려지면서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건강하게 손주를 돌보려면 우선적으로 조부모의 건강이 우선일 수 있다. 돌보는 이의 신체적 여건과 동반된 감정 변화는 아이와 어른은 물론 온 식구들을 모두 힘들게 할 수 있다.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에게 흔히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이 4~10㎏에 이르는 아기를 수시로 안아주고, 들어올리고, 씻기는 과정에서 이미 노화가 진행되는 몸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래 갖고 있던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황혼육아로 자유로운 외출을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운동량 저하 및 사회 단절로 흔히 심한 피로감과 체중증가를 호소한다. 잘 관리가 되던 혈압과 혈당도 체중이 바뀌면서 점점 조절되지 않고 평소 좋지 않던 팔다리의 통증은 훨씬 예민해져 전반적 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어르신이 상당히 많다.

또한 조부모가 전담해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아이 때문에 밤에 자주 일어나게 되면서, 수면에 방해를 받는 일이 많다. 노인 건강에서 수면의 질은 매우 중요한데, 육아로 수면이 부족하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여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악화되거나, 우울증, 식욕저하, 무기력함일 등 노쇠의 진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

주중에만 아이를 돌봐준다고 하더라도 또래와 멀어지고 평소에 자주 다니던 산책, 운동시설, 문화시설과 단절되어 사회적 노쇠에 빠지기 쉽다. 이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주부들과 비슷한 현상인데, 노인들의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특히 코로나로 아이들까지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아이들의 에너지가 집안에서 분출되면서 조부모는 이중고 삼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육아를 하면서 부각되는 자식들과의 여러 갈등들은 또 다시 노인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래서 황혼육아에 대해 부모와 자식 간의 깊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자식들은 주말이라도 부모가 육아에서 벗어나 적절히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여유를 갖도록 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신의 만성질환과 건강문제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로 외출이 어렵지만, 가급적 충분한 준비를 한 후 사회적 거리두기 범위 내에서 간단한 산책과 운동은 가급적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체중 증가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는 일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확충해, 육아를 전담하는 노인들이 쉴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가벼운 안부 질문으로 부모님 건강도 수시로 챙기자
육아를 도와주시는 부모님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많아지면 건강을 점검하기에 더없이 좋다. 부모님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를 먹어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기시는 경우가 많고 자식들이 걱정을 할까봐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다. 부모님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시고 큰 병으로 발전하기 전에 가벼운 질문으로 부모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식사는 주로 무엇으로 하세요?
언뜻 가벼운 안부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영양관리의 기초가 되는 ‘식사’에 대한 질문은 필수다. 특히 아이를 돌보느라 부모님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아이 음식에는 각별한 신경을 쓰나 정작 본인 식사에선 밥, 김치, 간단한 국으로 해결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식사의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꼭 이유를 여쭈어보자. 입맛이 없으신 것인지, 씹기가 어려우신지, 삼키기가 어려우신 것인지, 혹은 소화가 안되는 것인지 확인하자. 약물에 의해 입맛이 없고 경우도 자주 있으니 최근 드시는 약이 많아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변비도 매우 흔한데, 말씀을 하지 않고 혼자서 해결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매우 흔하다. 변비도 소화불량과 식욕저하의 흔한 원인이니 한번쯤은 여쭙도록 하자.

집에서 사고는 안나셨어요?
가장 흔한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다. 증상이 건망증과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치매 초기 증상의 특징은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혹시라도 자꾸 깜빡깜빡 했다는 얘기를 하신다면 6개월 이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질문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이전과 다르게 성격이 변하거나 판단력이 흐려지는 증상도 치매 초기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집에서 혹시 냄비를 심하게 태웠거나 중요한 외부 약속을 자주 잊게 되면 더 미루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 많이 아픈 곳은 없어요?
뼈의 양이 감소하고 강도가 약해지는 노인의 경우, 살짝 넘어져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 낙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집’ 이므로, 부모님의 연세가 높은 편이거나 아이를 안고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 무게중심이 쏠려 넘어지기 쉬우니 각별히 주의하자. 특히 평소에 아프지 않던 허리나 등이 최근에 갑자기 많이 아프다면 골다공증처럼 뼈가 약한 부위가 주저앉아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욕실 바닥은 미끄럽지 않도록 하고 집 안 어두운 곳에는 조명을 설치해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안고 재우거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리에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면 어깨나 무릎관절에도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늘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약 바뀌진 않으셨어요?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 시간에 잘 복용했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꼭 질문하는 것이 좋다. 다섯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실 경우 부작용이 늘어날 확률이 매우 높은데, 특히 관절통이나 감기로 약물이 추가되거나 바뀌면서, 병이 낫지 않는 것인지 약물 부작용인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약이 바뀌고 여러 가지 증상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 한번쯤 약물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것이 좋다. 한편 어르신들은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거나 기억을 잘 못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리면 잊지 않고 제대로 약을 잘 챙겨 드시는 데 도움이 된다.

술이나 담배는 자주 하세요?
부모님께 금연을 권유드리면 ‘평생 피운 담배인데 지금 와서 금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며 금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담배는 혈액순환을 막는 주요 원인이다. 부모님께서 자주 손발이 저린다고 하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씀을 하면, 금연을 권해드리자.
금주도 중요하다. 부모님께서 복용하는 약은 모두 간에서 대사와 해독이 이뤄진다. 음주로 인해 간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혈압약이나 당뇨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약효가 좋다는 약도 음주 시 복용하면 효능이 너무 과하게 나올 수도 있고,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3일 정도만 술을 끊어도 약효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려보자.

평소 기분은 어떠세요?
노인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모든 기능이 다 떨어진다. 이를 노인성 우울증이라 한다. 예전에 비해 병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불량을 호소하신다면, 노인성 우울증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부모님께서 보름 이상 우울하다고 하면 반드시 병원에 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햇볕을 쬐도록 하자. 가족들의 대처도 중요하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주고 섣부를 충고는 삼간다. 멀리서라도 자주 통화해 부모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해 둔다.

저녁에 잠은 잘 주무세요?
질 낮은 수면은 몸에 다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만한 근거다.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하신다면 수면 질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어르신은 일찍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면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불편을 호소한다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걸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메디컬칼럼

장수와 건강수명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명(黎明)의 여신 오로라는 티토노스라는 인간을 사랑하여 결혼의 조건으로 ‘불멸’이란 미끼를 걸고 결혼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티토노스는 세월에 따라 늙어가는 자신을 보고 여신에게 항의를 하자 여신 오로라는 “불멸을 준다고 했지 언제 영원한 젊음을 준다고 했나요” 너무 늙어서 모든 감각을 잃은 티토노스는 “제발 죽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였다. 이 같이 ‘삶을 연장할 수는 있으나 늙는 것을 막을 수 없다’라는 글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50세에 불과했던 수명이 한 세기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80세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수명도 암퇴치로 2년, 심혈관계 질환의 해결로 3∼4년의 수명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간의 수명은 얼마 정도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화 학자들은 인간의 최대 수명은 125세 정도라 생각하고, 평균수명을 85세 정도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의학의 발전 속도로 보아 이것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노화와 관계된 유전자 모두와 그 기능을 알아내고 노화의 비밀이 풀린다면, 기존 의학의 개념으로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최대 수명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다.

 

노화는 공통의 단일한 과정을 밟는 것이 아니다. 개인에 따라 성장 및 노화는 다른 과정을 밟으며, 또한 개인간에도 유전, 생활양식, 질병 등이 노화 속도에 영향을 주어 기관에 따라 노화과정이 다르다.

 

나이가 들면 노약하다고 한다. 이 말은 쉽게 손상 받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옛말에 ‘건강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게 되면 하루아침에 쓰러질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예비력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충격이나 질병에 쉽게 손상받는다는 말이다.

 

산다는 것은 장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노약하고 손상받기 쉬운 노화과정을 지연시키고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열정과 환희를 가지고 살 수 있는 방법은 불로초를 찾는 보약 문화에 있지 않다. 이것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을 젊어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수명과 운동과 관계되고 평생운동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장·노년의 운동은 본인들의 질병유무 상태, 근력, 유연성, 평행감각 등의 신체능력을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적절한 운동처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운동의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며, 장기간에 걸친 컨디셔닝을 조절하고 혈압상승의 위험이 있는 운동을 피하여야 하고, 고온이나 한랭에서의 운동을 피하고, 언제나 자기에 맞는 페이스를 지키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은 근력과 균형감각이 부족하여 일상생활이나 운동 중에 낙상의 위험이 크다. 따라서 적절한 근력과 근지구력을 갖고 있으면 노년기에 흔한 관절통과 요통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다.

 

체조를 통해 유연성을 기르고 하루에 30∼40분씩의 적절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 및 장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