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기 수녀의 아버님께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셨는데, 임종의 비보를 들은 저희 수녀들은 많이 놀랐습니다. “아버님께서 어디가 편찮으셨는데 모르고 있었나” 싶어서요. 동기수녀들 몇이 먼저 문상과 연도를 위해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고속버스 안에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함께 제 마음 안에서는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아쉬울 것 없어라…”는 시편 구절이 계속 맴돌고 있었지요. 아버님 영혼이 주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바라며 그 마음을 시편 기도에 온전히 담아 올렸습니다.
더구나 요즘, 새로 나온 책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시편 1-41편』을 읽고 있어 그런지, 삶과 죽음의 의미가 더 깊이 다가오면서 연도의 구성진 가락들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시편은 ‘하느님을 향한 말씀이요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라고 한 저자의 표현처럼, 우리의 체험과 신앙 고백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느덧 사순 시기도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이 시기를 시작했었는데…, 의욕만 앞섰을 뿐 제대로 실천하며 지낸 시간은 그리 많지 않네요. 저는 3월 한 달 하느님을 조금 더 알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매순간을 지내려고 합니다. 하느님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들되시길 바라며, 시편기도로 주님을 찬미하는 은총에 회원님을 초대합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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