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특집 1918

십자가와 성경 든 복사단과 사제 뒤엔 성당 묘원으로 향하는 행상

노르베르트 베버, ‘상여’, 유리건판, 1911년 황해도 청계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상주의 지위에 따라 상여 모양 달라져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한국 전통 상장례에 지관(地官)의 역할이 큰 것에 놀라워한다. 지관은 음양오행설의 풍수에 기반해 집터와 묘터를 정하거나 길흉을 평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선 고려 시대부터 활동했고, 조선 왕조에서는 지관을 과거로 선발해 전문적으로 양성하기도 했다.조선 시대에는 모든 계층에 풍수가 성행했으며 과거를 통해 선발 양성된 이를 지관이라 했고, 민간에서 생업을 겸하며 풍수를 보는 이를 지사(地師)라 구분했으나 일반적으로 지관이라 통칭했다. 풍수가·풍수·풍수장이는 지관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장례일을 잡는 데는 두 가..

기획특집 2024.11.14

보니파시오 성인이 신앙 불모지에 복음의 씨앗 뿌린 풀다 수도원

풀다 주교좌 성당인 상트 살바토르 대성당(왼쪽)과 미카엘 성당(오른편 담장 위 성당). 바로크 건축가 요한 디첸호퍼가 1704년부터 8년에 걸쳐 지었으며, 본당 내부는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참조했다. 1752년 풀다교구 주교좌 성당으로 승격됐다. 필자 제공동서 오가는 교통 요지 풀다에 수도원 설립이번 순례지는 중세 종교·문화의 중심지인 독일의 ‘풀다’입니다. 이곳은 1300여 년 전 풀다강 범람원에 설립된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시작된 곳으로, 지리적으로도 동서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습니다. 라인 지역과 슐레지엔을 잇는 ‘왕도(Via Reiga)’가 지나갔고, 북으로는 풀다강·베저강을 따라 카셀·민덴을 지나 북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독일의 사도 성 보니파시오가 이곳에 수도원을 세운 이유도 이런 지..

기획특집 2024.11.14

브뤼기에르 주교 세례대장 등 시복시성 핵심 자료 확인

한국 교회가 전한 진심에 프랑스 교회는 기쁘게 응답했다. 두 교회는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신앙을 통해 하나 된 형제 교구로서 서로의 신앙 증진을 위해서도 더욱 힘을 모으기로 했다.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와 평화상조 협찬으로 10월 15~24일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등을 방문했다.프랑스 파리=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브뤼기에르 주교의 세례 대장.세례대장·생가 지적도 등 확인한국 교회 방문단은 이번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 방문 중 브뤼기에르 주교와 관련한 중요 고문서를 새롭게 발견..

기획특집 2024.11.13

순교성지 새남터·삼성산 바라보며 성직자 등 잠든 ‘묵상의 공간’

‘서울 용산 성직자 묘지 전경’, 유리건판, 일제강점기(1910~1945),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2024년 현재 용산 성직자 묘지. 100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봉분 높이가 낮아지고 목재 십자가가 없어진 것이다. 묘비도 깊이 묻혔다. 성상들은 1973년 본당 신자들이 기부했다.‘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11월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위령 성월이다. 서울대교구에는 근현대 한국 가톨릭교회 주역들이 잠든 ‘묵상의 공간’이 있다. 135년 역사를 지닌 용산성당 성직자 묘역이다. 위령 성월을 맞아 용산 성직자 묘지를 찾았다.한국 교회 근현대 71위 유해가 묻힌 곳매년 11월 2일, ..

기획특집 2024.11.13

“아기를 선택한 이에게 반드시 희망은 옵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차희제 회장이 진료를 보고 있다.낙태약 복용후 3일 이내 병원 찾으면태아 생존 가능성 높아호르몬 조절로 태아 생명 살리는 것미국에선 10여 년 전 도입성공률 63%… 부작용 거의 없어낙태할 생각 들거나 제안 받더라도절대 ‘No’라고 하십시오생명을 지킨 당신주님께서 함께하시고교회가 연대할 것입니다생명을 택하십시오적극 돕겠습니다낙태약 효과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태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낙태약 반전 치료법(Abortion Pill Reversal)’이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제 투약으로 태아를 살리는 길이 생긴 것이다.프로라이프 의사회(회장 차희제)는 지난 4월 마련한 생명대행진에서 미국의 생명존중 관련 단체 ‘하트비트 인터내셔널(Heartbeat Internatio..

기획특집 2024.11.13

[과학과 신앙] (3)마음의 소리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

깊어가는 가을, 퇴근길 저녁 무렵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으로 시작하는 이태선 시, 박태준 곡의 우리 가곡을 들으면 정겨운 귀뚜라미 소리의 가을밤 풍경이 떠오른다.“너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각종 메뚜기와 각종 방아깨비, 각종 누리와 귀뚜라미다.”(레위 11,22) 구약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귀뚜라미는 날개를 비벼서 소리를 낸다. 소리(음파)는 물체의 진동(떨림)에 의해 발생하고 매질(진동을 전달하는 매개체)에 의해 전달되는 진동의 움직임(파동)이다. 우리가 듣는 소리는 공기의 진동이 귀의 고막으로 전달되면 청신경에서 전기적인 신호가 발생하고 이를 대뇌의 측두엽에서 인지하는 것이다.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보통 20~2만㎐..

기획특집 2024.11.07

거친 삼베로 만든 상복 입은 상주, 짚자리 위에서 문상객과 맞절

노르베르트 베버, ‘상주’, 유리건판, 1911년 황해도 청계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주자가례」 관혼상제 규범에 따라 상장례‘상장례(喪葬禮)’라는 말이 쓰인 것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다. 정확히 이 용어가 처음 언급된 것은 세종 10년 1428년이었다. 유교를 국교로 삼은 조선은 사대부에서 백성까지 「주자가례」(朱子家禮)의 관혼상제 규범에 따라 일상의 의례를 치렀다. 이 때문에 고려 시대부터 조선 초기까지 성행했던 불교식 화장은 점차 사라지고 매장이 일반화됐다. 이후 일제는 조선의 관혼상제례를 인위적으로 바꾸려 했다. 조선총독부는 1912년 ‘묘지 화장장 매장 및 화장 취체(단속) 규칙’을 공포해 일제의 장묘법제를 시행,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등장했다...

기획특집 2024.11.07

‘검은 성모자상’ 모셔진 바이에른 신앙이 시작된 은총의 장소

알퇴팅 성모성지 카펠 광장과 은총 소성당. 뒷부분의 팔각형 세례 소성당이 원형이며, 15세기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앞측 본랑과 첨탑· 회랑을 확장했다.그리스도교 문화권인 유럽은 성모 발현 성지 외에도 일상의 성지와 순례지가 많습니다. 중세부터 힘들 때마다 찾아와 성모님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던 곳입니다. 독일 유학 시절 집 가까이나 답사 다녔던 길에 그런 순례지가 많았습니다.요즘 출장이나 가족 여행으로 유럽을 방문할 기회가 많습니다. 바쁜 일정이지만 잠시 짬을 내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중세 문화사의 관점에서 소개하며 필요한 순례 정보를 전합니다. 이 글이 삶 자체가 순례인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그분의 발이 서 있는 곳’(시편 132,7 참조)에 다가갈 기회가 되고자 합니다.매년 100만 명 찾는..

기획특집 2024.11.07

유연성 없는 장시간 근무… ‘엄빠’는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다

저녁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 호주 멜버른에 사는 김지후군의 가족이 저녁식사를 하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대한민국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48분.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하루에 48분 ‘시간제 부모’의 돌봄을 받는 대한민국 아이들의 양육 환경을 다룬 cpbc 특집 다큐(연출 전은지 / 글·구성 김현경). ‘시간제 엄빠의 나라’ 하편에서는 호주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한국인 부모들을 만나 호주의 양육 정책을 살펴봤다. 본 다큐멘터리는 cpbc 플러스에 공개돼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작 지원했다.‘엄빠’와 잠깐 만나는 한국 아이들“학교나 유치원 가는 시간 빼고 하루 중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호주에 거주하는 한국 아이와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 아..

기획특집 2024.11.07

두손 모은 한불 신자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희망의 싹’ 틔워

9000㎞가 넘는, 비행기로도 12시간 넘게 날아가야 비로소 닿을 수 있는 거리. 초대 조선대목구장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는 아시아 선교를 위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프랑스를 떠나 기나긴 여정에 나섰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성직자가 없던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선교를 위해 헌신한 것은 사랑과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다.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와 함께 10월 15~24일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등을 방문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를 따라간 이번 방문에서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위한 희망을 발견했다. 본지는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

기획특집 2024.11.06

“그리스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참 행복의 삶으로 초대합니다”

2025년 ‘한국 교회 축성생활의 해’ 로고수도회는 초기 교회부터 시대 소명에 따라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어왔다. 역사의 고비마다 다양한 운동으로 쇄신을 거쳐 다시 일어나거나 사라지기도 했다. 복음적 이상에 따른 ‘가난·정결·순명’의 서약이 시대마다 새로운 예언적 응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한국 교회 수도회는 오늘날을 그 변곡점으로 보고, 지역 교회 차원에서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기로 했다. 11월 21일 개막을 앞둔 한국 교회 축성생활의 해를 알아본다. 남녀 장상회는 11월 21일 개막하는 ‘한국 교회 축성생활의 해’를 한 달여 앞둔 10월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수도회별 참여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평화를 향한 길 위에 있는 희망의 순례자들‘한국 교회 축성생활의 해’는 지난해 말 한국 남자수도회·..

기획특집 2024.11.06

[과학과 신앙] (2)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

2023년 2월 22일 소행성 지상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 아틀라스(ATLAS : Asteroid Terrestrial-impact Last Alert System)가 갑자기 나타난 혜성 하나를 관측했다. 그해 1월 9일 중국 쯔진산 천문대에서 먼저 발견되어 이 혜성의 이름은 ‘C/2023 A3 쯔진산-아틀라스’로 명명되었는데, 초당 70㎞ 속도로 지구에 근접해 올해 10월 12일부터 말일까지 일몰 후 서쪽 하늘에서 관측된다. 혜성은 얼음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핵·가스와 먼지로 된 꼬리를 가진 천체로, 태양계 바깥쪽인 오르트 구름에서 생성된다. 이 혜성의 공전 주기는 무려 8만 660년으로 아마도 구석기인들이 밤하늘에서 먼저 목격했을 것이다.아틀라스(ATLAS)는 우주에서 온 천체에 의한 큰 피해가 예상될 ..

기획특집 2024.11.01

100년 전 소박하게 살던 우리 선조들 삶의 모습 정갈하게 담아

노르베르트 베버, ‘교배례’, 1925년 함경남도 내평, 유리건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교배례에 이어 술잔 주고받으며 혼인 서약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한국의 전통 혼례 과정을 이어간다.“신랑이 초례상 상차림 앞에 무사히 도착했다. 상 뒤에는 중년의 수모(手母) 둘이 신부 양쪽에 서 있다. 신부는 길게 펼쳐진 활옷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평생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신랑을 지금도 보지 못한다. 신부가 손을 이마에 올리고 수모들의 부축을 받으며 신랑에게 세 번 깊이 절한다. 머리가 바닥에 닿도록 절을 하면 수모는 신부의 팔을 붙들고 신부를 일으켜 세운다. 이제는 신랑이 절할 차례다. 신부는 상 앞에 서 있다. 신랑은 온절 두 번, 반절 한 번으로..

기획특집 20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