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성당에서 신기하게 보았던 것이 헌금 주머니다. 직접 줄을 서서 바구니에 헌금할 때도 있었고, 노래하는 신자들 사이로 헌금 바구니가 돌기도 하였다. 누군가는 헌금 바구니에서 몇 푼 가져가도 문제 없을 거라는 발칙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다른 그리스도교 분파는 모르겠지만 가톨릭교회는 헌금에 관해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헌금 통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지폐가 1000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천주교의 ‘천’이 하늘 천(天)이 아니라 일천 천(千)이라는 농담을 많이 하곤 했다.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서울 압구정동에 성당을 건립할 때의 일이다. 신부님이 지지부진한 모금에 조바심이 나셨나 보다. 1970~1980년대 압구정동에 있는 개신교회들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고, 가톨릭은 아직 건물도 올리지 못한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