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성모성당 앞을 지키고 있다. OSV
주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은 반군에 의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무너진 뒤 “전쟁으로 파괴된 이 나라가 화해를 향해 나아가고, 민주적 통치 아래 번영을 누리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한 지 몇 시간 뒤 제나리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도에 끊임없이 총격이 가해져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놀랍게도 피비린내 나는 갈등 없이 권력 이양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53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했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반군이 수도를 점령하기 직전인 8일 러시아로 망명했다. 반군은 11월 27일부터 대대적 공세에 나선 뒤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를 점령하면서 12일 만에 수도까지 확보했다.
무함마드 가지 알잘랄리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모든 지도부와 협력하고 정부 업무의 원활하고 체계적인 이양과 국가 시설 보존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제나리 추기경은 “반군이 승리 직후 시리아 가톨릭교회 알레포대목구 주교들을 만나 다양한 종교 교파와 그리스도인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이 약속을 지키고 화해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권이 교체된 틈을 타 시리아 영토 점령을 더욱 노골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국경지대인 골란고원에 정착한 이스라엘 인구를 2배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등 위험전략자산 제거를 명분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축출된 뒤 며칠간 골란고원 완충지대를 장악하고 있다.
제나리 추기경은 “시리아가 갈림길에 선 지금,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희망의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며 “국제 사회의 도움과 모든 시리아인의 선의로 화해와 재건, 모든 사람을 위한 번영으로 가는 길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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