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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돋보기] 환경 살리기, 작은 실천부터

참 빛 사랑 2024. 10. 12. 15:11
 

추석 연휴 때 고향에 갔더니 빈 간장병 하나가 물이 담긴 설거지통에 잠겨있었다. 빈 간장병을 왜 여기에 뒀는지 여쭸더니 어머니는 “분리 배출을 해야 한다”면서 간장병을 물에 불려 병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해? 그냥 빈 병만 따로 내놓지⋯”라는 말에 어머니는 “그래야 재활용이 쉽다”고 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환경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사를 쓰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덥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온다’고만 생각할 뿐 정작 심각성은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서울애화학교 교장 김인숙 수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다시금 기후위기를 떠올렸다.

“학교 근처 제과점이 우유팩을 영수증·플라스틱 등과 한군데에 모아 폐기하는 것을 봤어요. 그래서 제과점을 찾아가 우유팩을 모아주면 우리가 거둬가겠다고 말했지만, 협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비닐봉지에 뒤섞여 버려진 우유팩을 주워 와서 찢어서 씻은 다음 말려서 배출했죠.” 김 수녀는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을 덧붙이면서. “환경을 살리기 위한 작은 실천이 일상에서 자리 잡았으면 해요. 그러면 최근 어린이들이 한다는 ‘우리도 늙어서 죽고 싶어요’(「함께 쓰는 기후 반성문」 중)라는 말도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에는 “우리 때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찌 됐든 분명한 것은 기후위기 문제가 우리 앞에 놓였고, 이를 해결해야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빌린 물건은 깨끗이 사용한 뒤 반납해야 하는 것처럼 지구와 환경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만큼 깨끗이 사용한 뒤 반납해야 할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