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YD는 개최국 국민과 참가자 모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합니다. 포르투갈 젊은이들은 지금 그들이 보는 세상과 신앙·삶·예수님과의 관계를 더욱 열정적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리스본 WYD의 마지스대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포르투갈 예수회의 에두아르도 까르발오 실바 수사가 방한해 포르투갈 젊은이들의 근황을 전했다. 9월 27~28일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의 2024 추계 심포지엄 ‘세계청년대회(WYD)와 한국청년’에서다.
그는 2022년부터 리스본 지역조직위원회(LOC)와 긴밀히 소통하며 마지스대회 2000여 명 순례자와 자원봉사자를 위한 물류·운송 분야 책임자로 일했다. 마지스대회는 예수회가 WYD 직전 마련하는 이냐시오 영성 사목 체험의 장이다. 마지스대회 운영위원들은 각기 다른 대륙에서 온 예수회원 3명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와 신앙·삶의 경험을 지닌 이들로 구성됐다. 에두아르도 수사는 “우리는 젊었고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함께 일하고 기도하며 축복하면서 큰 시노달리타스를 경험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살아있는 교회’를 보여준 리스본 WYD였지만,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2년 개최 예정이었던 대회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미뤄진 것이다. 에두아르도 수사는 “포르투갈의 많은 회사 직원들이 WYD에 자원봉사자로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개최 연기로 결국 나중에 다시 요청해 불러들여야 했다”고 했다. 2만 5000명이라는 대규모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에두아르도 수사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건 시간과의 싸움으로 보일 정도로 매우 급박했다”면서도 “LOC는 모든 관계망을 동원해 일종의 전담반(TF)을 만들었다”고 했다. 여기서 에두아르도 수사가 느낀 것은 ‘수용의 미덕’이었다. “LOC는 교회와 관련이 있든 없든,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폭넓게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대회 개최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이들도 대회를 마친 후에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을 만큼 리스본 WYD는 모두에게 성공적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모두가 마음을 모은 대회인 만큼 나름의 성과와 여운도 적지 않다. 포르투갈의 젊은이들은 이후 더욱 교회의 주인공이 됐다. 그들이 먼저 나서 교회 활동을 이끌고 있고, 지역 교회가 활성화되는 것은 덤이다.
에두아르도 수사가 강조하는 ‘열린 마음’은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서울 WYD를 개최하는 한국 교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에두아르도 수사는 “교황님께서 하신 ‘todos, todos, todos!(모든 이, 모든 이, 모든 이!라는 의미의 포르투갈어)’란 말씀은 모든 이를 책상으로 데려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그리고 한국 교회는 모든 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서울 WYD가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신앙을 믿고, 서로를 믿으며, ‘함께’의 힘을 믿어 보세요!”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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