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건강의료

서울 아산병원 건강관리 소식

참 빛 사랑 2020. 9. 23. 20:08

메디컬칼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안전하게 예방접종하기저자 : 서울아산병원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다. 태풍의 고비를 두 차례 넘기고 힘들게 맞이한 가을이지만 반가움보다 두려움이 크다. 낮아진 기온과 습도로 인해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 같은 시기 증상이 비슷한 두 질병의 유행)’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이 둘은 감염경로와 증상이 비슷해 방역관리에 혼선을 주기 쉽다. 일각에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거리두기의 생활화로 독감 유행규모가 크지 않을 걸로 예상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독감 무료접종 대상자와 고위험군은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유행성 독감 예방접종

- 유행성 독감 예방접종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은 주로 환절기와 겨울철에 유행한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전신근육통, 쇠약감이 아주 심한 게 특징이며 기침, 인후통, 객담과 같은 호흡기 증상도 있다. 바이러스 전파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이뤄진다.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손으로 만진 뒤 입이나 코에 대도 감염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 감염된 경우 증상 발생 하루 전부터 증상 발현 후 5일까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되고,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감염자가 40%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 무료접종 대상자와 고위험군 독감 유행 전 1회 접종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년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다. 바이러스 효과는 6개월 정도 유지되고 매해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도 달라서다. 예방접종 후 2주 정도 경과하면 항체가 생성된다. 보통 유행성 독감이 11월부터 4월 사이 유행하므로, 그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다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이 5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으므로, 11월이나 더 늦은 시기라도 접종받는 것이 좋다.

올해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 무료 독감 예방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접종 시기도 앞당겼다. ▲생후 6개월~18세 ▲임신부 ▲만 62세 이상 노인이 대상자다. 생후 6개월~9세 미만 어린이는 첫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시 2회 예방접종을 받아야 해 지난 8일부터 우선적으로 무료접종을 시작했다. 이외 1회 접종 대상자인 ▲어린이와 임산부는 22일부터 ▲만 75세 이상은 10월 13일부터 ▲만 70세~74세는 10월 20일부터 ▲만 62세~69세는 10월 27일부터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무료접종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유행성 독감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아래 표 참고)은 접종을 권장한다.
 

  • ※ 유행성 독감 고위험군(예방접종 권장 대상) ※
  • · 만성 폐 질환자, 심장 질환자
  • · 만성질환으로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에서 치료·요양 중인 사람
  • · 병원에 다닐 정도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  대사 질환자(당뇨병), 신장 질환자, 만성 간 질환자, 신경-근육 질환자, 혈액종양 질환자, 다욘환자, 면역저하자(면역억제제 복용자), 혈색소병증 환자

 

한편 유행성 독감 예방접종을 피해야 하는 경우로는 과거 인플루엔자 백신에 심한 부작용이 있던 사람이거나 생후 6개월 이하 영아 등이다. 부작용으로 접종 부위 발적, 드물게는 고열, 길랑-바레 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메디컬칼럼

폐렴의 예방접종 대상과 시기 알아보기저자 : 서울아산병원

 

 

 

예방접종은 미생물의 병원성을 죽이거나 약하게 만든 뒤 사람에게 투여하면 몸이 미생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해 항체를 생성하게 하는 원리다. 비교적 간단한 접종 과정을 거치면 질병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일교차가 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가을에는 독감뿐 아니라 폐렴 발생도 많다. 이를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더불어 예방접종 대상자에 해당되는 사람은 미리 백신을 맞아두는 게 좋다. 폐렴의 예방접종 대상과 시기, 주의사항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폐렴구균 예방접종 (65세 이상 노인 다당질 백신(23가) 1회 접종)

- 폐렴은 폐 조직에 염증반응 보이는 질환··· 기침·가래·두통·피로감 등 전신증상 동반

폐렴은 세기관지 이하 부위의 폐 조직에 염증반응이 생기는 질환이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과 더불어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다. 이 가운데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은 사람의 코와 목에도 살고 있는 아주 흔한 세균이다. 나이가 들면 기관지의 균 저항력이 약해지고 모세 기관지의 균 제거 기능도 저하된다. 상기도 감염이나 폐렴에 걸리기 쉬운 조건이다. 특히 흡연을 하면 기관지 섬모 활동이 줄어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 65세 이상 노인 다당질 백신(23가) 1회 접종

독감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폐렴구균 폐렴을 막기 위해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코로나19 대비에도 유효하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코로나19를 막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환자에서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폐렴구균 폐렴이나 폐렴구균 감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및 균혈증 같은 침습성 감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종류는 13가지 균을 막는 13가 백신과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 백신 두 가지이며, 연령과 면역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국가에서 다당질 백신(23가) 1회 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65세 이전에 첫 번째 다당질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이 65세 이상이 되었다면, 접종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 1회에 재접종을 해야 한다.

 

 

건강이야기

숨 가쁜 주사실에서저자 : 외래간호1팀 윤지현 과장

 

 

여느 때처럼 주사실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쉴새 없이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불안한 표정의 부부가 대기 중이었다. 아내는 주사실을 두리번거렸고 남편은 옆에서 그런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부부였기에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주사 맞을 순서가 되어 호명하자 손을 꼭 잡은 부부가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왔다.

진단명은 뇌종양이었고 나는 항암제를 준비했다. 암병동에서 17년간 근무하다가 주사실로 근무지를 옮겼을 때였다. 젊은 나이에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감당하기 힘든 절망과 어린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남은 삶에 대한 두려움은 부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더욱 힘이 되고 싶었다. 긴장을 풀어주는 이야기를 섞어가며 항암제의 부작용과 주사 스케줄에 대해 설명했다. 부부는 처음보단 한결 긴장을 덜어낸 듯했다. 걱정과는 달리 1, 2차 항암제를 무사히 맞았고 환자와의 친밀감은 더욱 깊어져 갔다.

3차 항암을 맞으러 왔을 땐 환자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듯했다. 보호자의 어깨에 기대앉은 모습도, 힘없어 보이는 얼굴도 그녀의 심상치 않은 상태를 말해주었다. 평소보다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으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기운도 없고 속이 불편해 먹은 것이 없어 많이 지쳤다고 했다. 예정대로 항암제를 투약하려고 하자 헛구역질을 하던 환자는 구토를 시작했다.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나는 곧바로 보호자를 진정시키고 환자에게 구토 봉투를 건넸다. “괜찮아요. 일시적인 증상이에요. 금방 사라질 테니까 너무 놀라지 마세요.” 보호자는 아내가 항암제를 맞아도 될지 걱정했다. 나는 항암치료 중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항암제를 중단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항암제를 맞기 시작한 후 수시로 환자와 보호자를 살피며 격려했다.

이후 몇 번의 항암을 더 진행했지만 환자는 언제부턴가 예정된 스케줄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항암 스케줄이 잡혀있는 날이면 ‘오늘은 오시려나?’ 기다려졌다. ‘무슨 일이지? 입원한 건가?’ 하는 걱정도 앞섰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데 잘 지내겠지’라며 혼자 위안하기도 했다. 몇 달 후 내게 칭찬 카드 하나가 전달됐다. 내용만 봐도 누가 쓴 건지 알 수 있었다. 그 환자의 남편이었다. 하늘나라로 간 아내 대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쓴 글이었다. 항암제를 맞기 위해 주사실에 갔을 때 불안해하는 아내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덕분에 주사실에 올 때마다 감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아내가 항상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했다면서 웃는 모습을 잊지 못할 거라고 했다.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환자는 왜 그리 빨리 떠났을까. 더 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한편으론 간호사로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 나도 당신의 웃는 모습을 영영 잊지 못하리라.

외래 주사실로 이동했을 당시 말도 못할 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주사실에서 내가 과연 진정한 간호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를 심어줄 수 있다면 일반 병동처럼 24시간 같이 하지 않더라도 진정한 간호가 가능했다. 그렇기에 어디에 있든지 매 순간 최선의 간호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를 여전히 멋진 간호사가 되고 싶게 만든 당신, 멀리서 감사를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