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의 출발이자 정점을 꼽자면 단연 미사다. 그리스도인은 미사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영혼의 양식을 얻는다.
미사에 참여하면서도 미사 전례에 깃든 세세한 신앙적 의미를 아는 신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미사도 마찬가지다. 미사에 관한 올바른 지식은 하느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대림 시기를 맞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펴낸 신자 재교육 교리 교재 「미사 전례」에 따라 미사 전례 풀이를 시작한다.
미사는 무엇인가?
미사는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공적 예배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며 영원한 생명을 미리 맛보게 하고자 수난 전날 밤에 제자들과 최후 만찬을 하며 미사를 제정했다. 그러므로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성찬의 희생 제물이 되게 한 성찬례(제사)다.
미사는 인간을 사랑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고자 십자가의 죽음으로써 하느님 아버지께 당신 자신을 속죄 제물로 바치고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는 거룩한 희생 제사입니다.
예수님은 이 희생 제사를 최후 만찬 때 제정했습니다. 만찬 때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기도한 다음 빵과 포도주가 당신 자신의 몸과 피가 되게 하고 그것을 제자들에게 나눠주며 당신이 다시 올 때까지 이를 거행하라고 명했습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기념하며,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성령 안에서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며, 같은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과 영적으로 하나 되어 천상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게 될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미리 맛보게 됩니다.
그래서 미사는 희생 제사이며, 기념제이고, 감사제로서 천상 전례와 미리 결합하기에 이 성찬례는 구원의 제사이며,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며, 사랑의 끈입니다.
미사는 개신교에서 성찬식을 거행하는 것처럼 성목요일 만찬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는 그리스도 파스카 신비의 기념제입니다. 신자들은 미사 안에서 빵과 포도주의 축성 이후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성체 안에 현존하신다고 고백하며, 이 신앙의 신비를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왜 주일마다 미사에 ‘참여해야’ 하나?
주일(主日), 곧 주님의 날은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한 첫날로, 그리스도인에게는 첫째가는 축일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 최상의 경배를 드리는 성찬례를 중심으로 무엇보다 기도로써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야 한다.
주일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심을 기념하며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의 부활로 세상이 구원되고 인류가 새롭게 되기 시작한 날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의 생애와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불멸의 태양으로 여겨 주간 첫째 날의 명칭인 일요일(본래 태양을 숭배하던 날)을 ‘주님의 날’이라고 했고, 유다인들의 안식일(오늘날의 토요일) 다음 날인 주간 첫째 날에 함께 모여 공적 예배를 드리며 거룩하게 지냈습니다. 따라서 주일은 초대 교회 때부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으뜸의 날로 여겨왔고, 이러한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려면 노동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정해진 것이 휴일입니다. 휴일의 첫 번째 목적은 주님을 섬기기 위한 것(미사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주일에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토요일 저녁 미사에 참여해도 됩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유다인의 관습대로 토요일 일몰부터 주일 일몰까지 주일의 축제를 지냈습니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교회는 주일 미사만 의무 미사로 바쳤습니다. 한국 교회는 사목적 요청에 따라 주일과 의무 축일 미사를 전날 오후 4시부터 집전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토요일에 당겨 거행하는 미사도 ‘주일 미사’입니다. 주님을 찬미하는 일은 주일만이 아니라 날마다 해야 하는 것이므로 영혼의 유익을 위해 평일 미사에도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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