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4/09/14 5

[서종빈 평화칼럼] 교황의 독서

가을이 오면 독서가 떠오른다. 왜 독서의 계절일까? 농경 문화의 관습에서 나온 사자성어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유래를 엿볼 수 있다. 여름에는 등불을 켜고 책을 읽기엔 덥지만, 선선한 가을은 등불을 가까이해 책을 읽기에 좋았기 때문이다.이런 유래도 있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고대 중국에선 종이 대신 죽간(竹簡)을 사용했는데, 봄에 심은 죽순은 가을까지 키워야 제본할 수 있었다. 가을은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열매나 잎사귀가 떨어지는 조락(凋落)의 계절. 가을엔 차분함과 외로움이 깊어진다.나와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한 계절이다. 외로움을 달래줄 가족과 친구, 연인을 찾는다. 짧은 만남 뒤 또다시 허탈함과 공허함이 밀려온다. 여기 나의 곁에서 오래 함께할 ‘그 누구’는 없을까? 피..

여론사람들 2024.09.14

[현장 돋보기] 서쪽 바다 범마저 사라진다면

우리나라 동쪽과 서쪽 바다는 각각 ‘사자’와 ‘범’(호랑이)이 지켰다는 말이 있다. 좌청룡 우백호도 아니고, 웬 사자와 범이 그것도 바다에 있느냐고? 의아해할 필요 없다. 바로 강치(바다사자)와 물범(바다표범)을 가리킨 것이기 때문이다. 강치는 동해, 물범은 서해가 주요 활동 무대다.다만 ‘지킨다’가 아니고 ‘지켰다’인 이유는 개체 수가 크게 줄거나 멸종해버린 까닭이다. 울릉도와 독도에 서식하던 강치는 20세기 초만 해도 3만 마리에 달했다. 그러나 1904년 일본이 포획과 수렵을 시작하면서 생존이 크게 위협받았다. 8년 만에 30% 이하인 8500마리로 감소, 1930년에는 790마리, 1940년 227마리로 줄었다. 그리고 1974년을 끝으로 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인간의 남획으로 영영 볼 수 없..

여론사람들 2024.09.14

[신앙단상] 하느님, 어떻게 좀 해주세요(송란희 가밀라,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자료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찾아봐. 그러면 찾아진다.” 연구소 소장을 지내신 고 최석우 안드레아 몬시뇰의 말씀입니다. 정말로 찾는 노력을 하다 보면 무대 뒤에서 등장할 순간을 기다리던 배우처럼 중요한 자료가 성큼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냅니다.한국교회사연구소는 오랫동안 한국 교회 관련 자료를 수집해왔고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 성과를 꾸준히 내왔습니다. 연구소는 교회사 자료가 필요한 본당이나 방송·신문사·박물관 등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성심성의껏 자료를 찾아드립니다. 드라마·영화를 찍거나 소설을 쓰겠다는 분들, 순교 성인화를 그리겠다는 분들의 경우 시대적 배경이나 작품의 모티프 혹은 영감을 얻기 위해 연구소를 찾아오기도 합니다.60년 동안 자료를 수집했으나 그럼에도 또 자료를 찾으러 갑니다. 두 가지 이유 때..

여론사람들 2024.09.14

[사도직 현장에서] 숲 해설가는 통역사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을 열어 밖을 본다. 작은 숲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 숲’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상이 참 좋다. 숲은 좋아하지만 등산은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숲은 바라보는 것이라 말하곤 했다. 그래도 가끔 숲에 들어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을 본다.하지만 숲에 들어왔으면서도 산소를 내뿜는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대다수가 숲을 이루는 나무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숲이 말을 건네도 듣지를 못한다. 이제는 바라만 보던 그 숲으로 들어왔다. 숲이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해서다.숲 해설가가 되었다. 누군가 “숲 해설가는 자연의 빛깔과 모양들이 담고 있는 생태적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통역해 숲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이다”(「숲의 언어」 남영화)라고 설명하였다. 여기에 사제로서 숲 ..

영성생활 202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