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은 선교사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어요. 그런데 올해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삶과 신앙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면서 선교 사명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 중 가장 기쁘게 사는 것이 선교사의 삶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교구 알자스에서 사목 중인 9년 차 선교 사제 심탁(대구대교구) 신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후배 신부들, 신학생들에게 선교사로 사는 삶의 기쁨을 증거 하고 싶다”고 전했다.
심 신부는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한국교회사연구소와 평화상조 협찬으로 지난 10월 15~24일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등 방문에 동행했다. 심 신부는 방문단의 기획 촬영, 취재 여정 전반과 통역을 도우면서도 브뤼기에르 주교와 관련한 고문서들이 새롭게 발견될 때 함께 감탄했다.
심 신부는 브뤼기에르 주교가 남긴 업적을 살피면서 “초보 선교사에 불과한 제가 고문서와 행적이 담긴 사료를 통해 브뤼기에르 주교님을 만날 때엔 크게 전율을 느꼈다”고 전했다.
심 신부는 사제수품 25주년 은경축을 맞은 2015년 프랑스 선교에 뛰어들었다. 회심과 열정으로 뛰어든 선교사 삶이었지만, 만만치 않았다. “언어와 식생활 어려움이 가장 컸죠. 프랑스는 무엇이든 풍요로운 선진국이라, 돈만 있으면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 없죠. 하지만 선교사로서 저는 큰 각오까지 했는 데도 어려움이 컸어요.”
그럼에도 선교 사제란 역할은 심 신부에게 또 다른 활력과 기쁨을 줬다. 협력 사제로 첫 임지 본당에서 청소년 밴드를 만들어 본당 청소년 사목이 활기를 띠었을 때, 두 번째 임지에서 부모와 어린이들로 이뤄진 밴드를 만들어 우울했던 코로나 시기를 신앙의 힘으로 이겨냈을 때 그랬다. 세 번째 임지인 현재 농촌 지역 본당 12곳을 쉼 없이 다니며 신자들의 기도와 사랑 속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런 심 신부에게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고향, 파리외방전교회를 방문하며 브뤼기에르 주교를 돌아본 열흘간의 동행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200여 년 전 아시아 선교에 나선 브뤼기에르 주교의 교우들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컸을지 선교 사제 입장에서 마주해서였을까. “‘대선배이자 선교의 선구자인 주교님께서 먼저 프랑스와 한국 신자들이 만나는 길을 닦아놓으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 신부는 “지금껏 사제로 살면서 익혔던 흩어져 있던 가르침과 가치들이 선교 신앙으로 집중되는 듯했다”며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낯선 식생활과 환경, 그리고 생존 투쟁까지 모든 것을 각오하면서 망설임없이 아시아 선교에 나선 큰 선교사이셨다”면서 “후배 선교사로 살면서 이번에 이곳 프랑스 현지에서 브뤼기에르 주교님을 만난 것은 제게도 큰 은총”이라고 말했다.
심 신부는 “선교가 이 시대 보편 교회 사목 모든 것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교는 주님이 주신 지상 사명이잖아요. 신학생일 때는 선교를 단순한 가르침으로만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 인생에 호흡과 같은 것이 됐어요. 호흡은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선교로 주님 사랑을 전하는 호흡을 하는 지금, 안심이 됩니다. 그동안 영적인 방황도 했지만, 브뤼기에르 주교님께서 내려주신 동아줄을 잡은 느낌입니다. 그 동아줄은 곧 사랑이며, 선교에 대한 확신입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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