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방향타에서 아슬아슬… 11일간 버텨낸 이주민들
아프리카 북서부 스페인령 라스팔마스에 입항한 대형 유조선의 방향타 위 좁은 공간에서 나이지리아 국적 남성 3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스페인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들은 나이지리아에서 출항하는 유조선의 방향타 위에 몰래 올라 11일간 목숨을 걸고 버틴 끝에 11월 28일 라스팔마스에 도착했다.
‘바티칸뉴스’는 사설을 통해 “방향타 위에 위태롭게 웅크려 추위와 물, 태양, 탈수증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라며 “모든 난민과 이주민의 상징인 나자렛 성가정의 운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진은 굶주림과 불행, 전쟁을 피해 안전한 목적지를 찾아 날마다 거대한 ‘바다 공동묘지’(지중해)에 용감하게 도전하는 이들을 잊지 말라고 촉구한다”며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이들 3명은 치료를 받은 뒤 밀항법에 따라 나이지리아로 송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탈리아의 한 재단이 이들이 유럽에 체류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바티칸뉴스는 “이들이 유럽에 남을 수 있다면 이들에게는 뜻밖의 성탄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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