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세계교회(국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17. 제4장 혼인의 사랑 ⑥ (142~152항)

참 빛 사랑 2016. 10. 25. 23:11

성(性), 하느님이 피조물에 주신 놀라운 선물



 격정적인 사랑(142~144항)

부부 사랑은 “인간 전체의 행복을 다 포괄한다.” 그래서 “이 사랑은 몸과 마음의 표현을 특수한 품위로 풍요롭게 하고 또한 이 표현들을 부부 애정의 특수한 요소와 표시로 삼아 고귀하게 할 수 있다”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르친다(「사목헌장」 49항). 부부 사랑은 단순히 정신적인 사랑, 영적인 사랑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말하자면 성애(性愛)와 감정으로도 표현되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제 부부 사랑과 감정의 세계에 대해 언급한다.



감정의 세계(145~146항)

욕구와 느낌과 감정, 열정(passion) 등은 모두 혼인 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실제로 현세를 사는 인간이 추구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는 즐거움과 아픔, 기쁨과 슬픔, 온유함과 두려움 같은 감정의 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 예수님 또한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그분은 예루살렘이 당신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아파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고,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마음이 움직이셨다. 예수님의 이런 민감함은 그분의 인간적 마음이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이 열려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런데 이런 감정은 그 자체로는 윤리적으로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우리가 “좋다고 느낀다”고 해서 정말로 좋다고 보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느낌이, 예를 들어 사랑한다는 감정이 실제로 가정 전반에 또 가족의 공동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내나 남편에 대해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나 느낌 자체를 가지고 아내나 남편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느님은 자녀들의 기쁨을 사랑하신다(147 ~149항)

“교회는 그 모든 계명과 금기로 삶의 가장 고귀한 것을 쓰디쓴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가? 창조주의 선물인 기쁨이 우리에게 신적인 것을 어느 정도 미리 맛보게 해주는 행복을 주는 바로 그 순간에 교회가 금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닌가?”(147항)

이 내용은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에로스(남녀의 사랑)와 관련해 그리스도교에 대한 세간의 그릇된 인식을 질문 형태로 표현한 것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의 기쁨」에서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베네딕토 16세는 그리스도교가 에로스를 독살하는 바람에 에로스가 점차 악한 것으로 변질돼 버렸다고 주장한 20세기 무신론적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의 답변을 거의 그대로 인용한다. 과장이나 일탈한 형태의 금욕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성경에 충실한 교회의 가르침은 “결코 에로스 그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왜곡되고 파괴적인 형태의 에로스를 물리치고자 하였다. 에로스를 그릇되이 신격화하는…행위는 사실상 에로스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에로스를 비인간화하기 때문이다”(147항;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4항).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그러나 에로스가 절제되고 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에로스가 인간에게 단순히 순간적 쾌락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절정 곧 우리의 온 존재가 열망하는 지복을 어느 정도 미리 맛보게 해주려면 에로스는 절제되고 정화되어야 한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4항). 프란치스코 교황도 전임 교황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본능의 영역에서는 훈련이 필요할 뿐 아니라 때로는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도할 때, 억제하지 못할 때, 또는 즐거움에만 집착할 때는 오히려 그 즐거움 자체를 약화시키고 가정생활에 해를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본능에, 감정에 절제와 정화가 필요하고 성숙이 요청되는 것이다.



사랑의 에로틱한(性愛) 차원(150~152항)

여기서 혼인의 성적 사랑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性)은 하느님 친히 창조하신 것이고 당신 피조물들에게 주시는 놀라운 선물”(150항)이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몸의 신학’으로 혼인과 가정생활의 의미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따른다. 그래서 성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 또는 성이 출산을 위해 필요하기에 관용할 따름이라고 하는 주장은 교회의 가르침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성적 욕구는 멸시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다”(150항). 성애(性愛)는 “부부의 관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하느님의 선물로 보아야 한다”(152항).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