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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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18. 제4장 혼인의 사랑 ⑦ (153~164항)

참 빛 사랑 2016. 11. 1. 22:22


사랑하고 삶을 함께하고 용서하겠다는 결심 되새기며 주님 은총 간구해야


폭력과 조작(153~157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性)과 관련한 현실의 문제를 직시한다. 곧 상대방을 육체적 만족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고 매력이 없어지면 버리는 물건처럼 대하는 그릇된 문화가 엄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은 혼인 생활에서도 “성이 고통과 조작의 근원이 될 수 있다”(154항)고 우려하면서 “이교인들처럼 색욕으로 아내를 대해서는 안 된다”(1티모 4,6)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상기시킨다.

또 부부가 물릴 줄 모르는 성적 탐욕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염려를 언급하면서 부부의 상호증여 행위가 상대방에 대한 탐욕과 지배가 될 경우 이는 성을 도구로만 이용하고 부부의 결합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교황은 또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에페 5,22)는 사도 바오로의 말을 남편이 아내를 지배해야 한다는 것으로 곡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남편은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에페 5,28)는 말씀과 “서로 순종하십시오”(에페 5,21)라는 말씀을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말씀으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교황은 성의 왜곡이나 애로주의는 배격해야 하지만 그것이 성과 성적 사랑 자체를 경멸하거나 홀대하는 것으로 이어져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렇게 밝혔다. “인간이 순전히 영적 존재가 되기만을 갈망하고 육체를 단지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속하는 것으로 여겨 거부하려 한다면, 영혼과 육체 모두 그 존엄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157항;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5항).



혼인과 동정(158~162항)

혼인하지 않고서도 가족이나 친구, 교회 공동체나 전문 직업 분야에서 헌신하며 큰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다. 자선과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재능을 교회 공동체에 바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리스도와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자신의 삶을 봉헌하고 혼인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동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동정은 장가가거나 시집갈 필요 없는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보여 주는 표징이다. 그러면 동정이나 성적 금욕을 바탕으로 하는 독신은 혼인보다 우월한가?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따라 혼인이 동정이나 독신보다 열등하다거나 반대로 동정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할 하등의 근거도 없다고 지적한다. 교황은 “완전한 삶(상태)은 금욕 자체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적 권고(곧 청빈, 정결, 순명)에 입각한 삶의 전체적 측면과 관계가 있다”(160항)고 밝힌다.

동정이 결혼의 필요가 없는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는 표징이라면, 혼인의 사랑은 한편으로는 삼위일체에서 발견되는 일치의 표징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강생을 통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의 표징이다. 부부는 서로 한 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정과 혼인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동정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종말론적’ 표징인 반면 혼인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역사적’ 표징, 우리와 하나가 되어 피를 흘리면서까지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신 지상의 그리스도에 대한 표징이다. 동정과 혼인은 사랑의 서로 다른 방식이고 그래야 한다.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161항).

다른 한편으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배우자에 대한 육체적 매력은 물론이고 더는 기대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인데도 끝까지 혼인 서약에 충실한 부부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아낌없이 헌신하는 부부의 삶은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 독신을 택하는 이들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위해 동정을 선택하고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좋은 표양이 된다.

교황은 세속화로 인해 평생의 결합과 혼인 성소의 아름다움이 무색해지는 오늘날 부부 사랑의 이 같은 긍정적 측면들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랑의 변용(163~164항)

시간이 흐르면서 부부는 젊을 때처럼 강력한 성적 욕구에 끌리거나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다. 하지만 부부는 그래도 여전히 삶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동반자다. 그래서 혼인 때의 약속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갈등과 정서적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삶을 함께하고 용서하며 계속 살겠다는 결심을 날마다 새롭게 하는 가운데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며 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랑은 성령께 기도하지 않고는, 성령의 은총과 초자연적 도우심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