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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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19. 제5장 열매 맺는 사랑 ① (165~177항)

참 빛 사랑 2016. 11. 15. 23:06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지혜 청하며 부부 상호 사랑으로 양육해야



 제4장에서 혼인의 사랑 곧 부부애에 대해 할애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5장에서 이 부부애의 열매 혹은 결실인 자녀 출산과 부모의 역할을 다룬다.



새 생명의 환대(166~167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이란 새 생명이 탄생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또한 새 생명을 하느님의 선물로 기뻐하며 맞아들이는 장소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우리는 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할 뿐 아니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로 감사히 받아들인다. 교황은 어른들의 실수로 원치 않는 아기가 태어날 때도 부모를 비롯한 온 가족이 그 아기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명이 하느님 사랑의 선물, 무상의 선물이라는 점에서 대가족을 환영한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자녀만 많이 낳는 것을 미덕으로 보지는 않는다. 책임 있는 부모라면 여러 가지를 고려할 것이다.



사랑과 임신(168~171항)

자녀는 부부 사랑의 결실이지만 이는 순전히 인간적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생명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생명의 탄생은 하느님 창조의 신비를 반영한다. 교황은 임신할 때마다 엄마가 하느님의 이 창조 신비를 공유한다고 말한다. 모성이 위대한 이유다. 생명의 탄생이 창조의 신비이기에, 우리는 인간 생명에 대해 하느님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하느님은 “언제나 한낱 외모 저편을 보신다”(168항).

임신한 엄마는 아이에 관해 꿈을 꾼다.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도 마찬가지다. 몸속에 자라고 있는 아기를 두고 꿈을 꾸지 않는 가족은 없다. 교황은 “가족이 꿈을 꾸는 능력을 잃으면 아이들은 성장하지 않으며, 사랑이 성장하지 않고, 생명은 시들어 죽는다”(169항)고 지적한다. 그리스도 신자 가정이라면 배 속의 아이를 주님께 맡겨 드리는 것, 또 기도로써 아기의 세례를 준비하는 것도 그 꿈의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를 장식품으로, 필요의 산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아이를 받아들이는 이유가 우리의 꿈을 실현해 주기 때문이어도 안 된다. 아이는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 존엄한 존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엄마들에게 “아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170항)고 당부한다. 또 “모성의 내적 기쁨을 그 무엇에도 빼앗기지 않도록 하라”며 “두려움이나 걱정이나 그 밖에 사람들의 말이나 문제들이, 새 생명을 세상에 주시는 하느님의 도구인 여러분의 기쁨을 줄어들게 하지 말라”(171항)고 요청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172~177항)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기에 대한 엄마 아빠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서로 별개인 엄마의 사랑, 아빠의 사랑이 아니라 “한 인간 생명의 근원이자 가정의 확고한 토대인 엄마 아빠의 상호 사랑”(172항)을 강조한다. 교황은 이런 사랑이 없으면 아이는 한낱 노리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교황은 엄마의 특별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자는 자기 안에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고 낳기 때문에 이 점에서 남자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신 중에만이 아니라 태어나서도 얼마 동안 엄마는 아기에게 정말로 필요한 존재다. 나아가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따라 “엄마는 자기중심적인 개인주의의 확산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독제”(174항)라고 말한다. 엄마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증언하며 “언제나 부드러움과 헌신과 윤리적 강인함의 증인”(174항)이다. 엄마가 없는 세상, 엄마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세상은 비인간적 세상이 될 것이다. 교황은 세상 엄마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빠의 사랑이 함께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모성적이고 부성적인 주님의 얼굴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부모는 함께 서로 내어줌의 가치를, 다름을 존중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그리고 주고받을 수 있음에 대한 가치를 가르치기” 때문이다(172항). 그래서 불가피하게 부모 중 한쪽이 없을 경우,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성숙하도록 그 손실을 보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황은 덧붙인다.

아이는 엄마에게서 모성적 가치와 특징을 통해 올바로 성장하고 성숙하는 데 도움을 받으며, 아빠에게서는 부성적 가치와 특징을 배운다. 삶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하며 끈기와 열성으로 일하는 것 등이다. 물론 구체적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엄마와 아빠의 이런 특징은 아이의 성장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아버지의 부성 혹은 남성성은 어머니의 모성 혹은 여성성과 함께 가정에서 자녀들과 더불어 모든 것을, 기쁨과 슬픔과 희망과 역경까지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함께하는 것이 자녀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