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5/01/18 6

[현장 돋보기] 교회다움

응원봉을 든 한 수도 사제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대통령 관저 인근에 사는 수도 사제가 집회 현장에서 시위를 하느라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응원봉을 밝히며 수도원으로 안내해준 것이다. 그 모습이 참 ‘교회답다’ 싶어 웃음이 나왔다.2009년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 명동 일대를 가득 채운 조문 행렬을 지켜보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1970~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던 젊은이들을 품어 보호한 이가 바로 그였다고. 이제 와 비상계엄을 겪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시 펼쳐본 그 시절 가톨릭평화신문에는 “교회는 자기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고 세상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남을 위해서 있다”라는 김수환 추기경의 말이 남아있었다.희년이 시작됐다는 기쁜 ..

여론사람들 2025.01.18

[임홍택의 중고로운 평화나라] 분노로 열고 슬픔으로 닫은 12월

사실 상상하지도 못했다. 21세기가 한참 지난 2024년 12월을 ‘계엄’이라는 사건으로 시작하게 될줄은. 그리고 기대와 환희가 아닌 ‘슬픔’이란 단어로 마무리하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는 이 분노와 슬픔의 감정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새해가 된 이후에도 한동안 이 틀 안에서 살게 될 것이다.이렇듯 2024년은 예측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많은 사람이 슬픔과 고통, 크고 작은 시련을 겪으며 살아왔다. 내가 아버지를 황망하게 떠나보낸 것처럼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아픈 하루를 보냈을 것이고, 누군가는 삶의 무게에 눌려 힘겨운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평범한 일상조차 버거운 싸움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그럼에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2024년의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채우고 새..

여론사람들 2025.01.18

[사도직 현장에서] 나의 크리스마스는 365일

사람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신체 부위는 얼굴과 손이다. 다른 곳은 옷이나 액세서리로 가릴 수 있지만, 얼굴과 손은 그렇지 않다. 얼굴은 이목을 끌고 손은 행동을 드러낸다. 그래서 사람들은 얼굴을 화장으로 꾸미고, 손을 매끈하게 관리한다.화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Trucco’는 ‘속임수’란 뜻을 품고 있다. 얼굴에 드러난 본모습을 감추는 기술이란 의미다. 연극의 분장처럼 새 이미지를 창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손은 아무리 관리해도 쉽게 속일 수 없다. 손은 인간의 삶이 새겨진 거울처럼 모든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주민 사목을 하면서 이 거울을 자주 본다.이주민 사목을 하다 보면 비좁고 낯선 공간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가 많다. 고해소가 없으니 강의실이나 상담실 같은 곳에서 고해성사를 하게 된다. 고해자는 ..

여론사람들 2025.01.18

[신앙단상] 성령의 불이 내 머리 위에 내린다면(김하윤 가타리나, 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 회장)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신데도 요한 세례자에게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셨다. 회개하고 다시 태어나도록 우리에게 본을 보이신 것이다.요한 세례자는 예수님께서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한 세례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도 받을 수 있다. 성령 세례라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성령쇄신 봉사자들에게 하신 강론에서 “사도행전의 구절처럼 교회의 모든 사람이 성령 세례의 은총을 나누기를 바라신다”고 하셨다.나는 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때 성령 세례를 받았다. 소성전 한쪽에서 수사님 세 분께 기도를 받았다. 한 분이 심령기도로 안수 기도를 해주셨고 다른 한 분이 해석하시고 또 다른 한 분이 예언 말씀을 적어주셨던 것 같다.심령기도..

여론사람들 2025.01.18

[시사진단] 내란과 희년(박상훈 신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12·3 내란이 아직도 수습되지 않은 채 우리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다. 국민을 살해할 수 있는 폭력과 테러는 물론 전쟁까지 도발해 독재를 준비한 쿠데타 세력이 오히려 내란을 정당화하고 법치를 떠드는 지경이 됐다. 국무위원들과 여당을 포함해 국가기관 엘리트들, 극우 사회종교 기득권층과 단체들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내란 범죄를 옹호하며 돕고 있다. 이 내란은 윤석열 대통령의 단독 범죄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깊게 퍼져 있는 광기와 허위·악의 공모다.지난달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聖門)을 두드리며 2025년 희년의 개막을 알렸다. 이때 봉독한 복음이 요한 복음의 ‘목자의 비유’였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여론사람들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