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금세 사라지는 불꽃놀이와 같아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루카 17,21)고 대답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땅에 뿌려진 씨앗이 시간이 지나면 싹을 틔우며 성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늘 새로운 것과 계시, 메시지 같은 것을 찾아내 보여 주는 ‘종교 쇼’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머지 다른 것은 불꽃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폭죽은 잠시 빛을 내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성장도 없고, 빛도 없고, 그저 찰나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시와 하느님 나라의 온순함과는 관계없는 것들을 추구하는 ‘오락 종교’(entertainment religion)에 자주 유혹을 받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서 성장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손에 뭔가를 쥐고 싶어하는 욕망일 뿐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희망에서 옵니다. 밀밭에 씨를 뿌리는 남자, 그리고 누룩과 밀가루를 섞어 빵을 만드는 여자의 희망, 성장하는 희망입니다. 인공적인 빛은 잠시 빛을 내다 불꽃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 빛으로는 집을 밝히지 못합니다. 그저 보여주기 위한 쇼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성장시키려면) 인내하면서 땀과 수고로 돌봐야 합니다. 씨를 뿌리고 주변에 잡초가 자라지 않게 신경 쓰면서 작물을 가꾸는 사람처럼 돌봐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 가운데 하느님 나라가 있다면, 우리 안에 그 씨앗을 지니고 있다면, 거기에 성령을 모시고 있다면 어떻게 그걸 지키시겠습니까? 또 가라지 씨앗 속에서 좋은 것은 어떻게 구분하실 겁니까?
희망을 지키십시오. 쉴 때건 일할 때건 식별할 때건 하느님 나라의 희망을 지켜야 합니다. 주님이 오셔서 모든 것을 변화시킬 때까지 성장하도록 돌봐야 합니다.
<10일 산타 마르타 경당 아침 미사 강론>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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