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줄리아가 1609년 8월 19일 남동생 무라타 야스마사에게 보낸 친필 편지. 일본 하기박물관 제공 “제 남동생은 손에 푸른 멍이, 발에는 적갈색 멍이 있습니다. 당신도 같은 부위에 멍이 있나요? 부디 대답해 주세요…. 우리 형제 중 당신만큼은 부모님과 함께 피신했을 거로 생각했는데, 저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에 끌려와 있을 줄이야….” 전쟁통에 생이별한 남동생을 타국에서 수소문해 찾는 절절한 마음이 와 닿는다. 기쁨과 그리움, 슬픔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 편지를 쓴 주인공은 ‘오타 줄리아(율리아)’.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가톨릭 세례를 받은 조선인 여성으로, 외딴 섬에 유배당하면서도 배교를 거부하고 평생 굳건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다. 아직 복자나 성인품에 오르진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