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기를 하나 사야 할까? 시골 본당에 부임하기 전 고민이었다. 작은 본당에 반주자가 있을까 싶었다. 고령이지만 아직 소녀라 부르고 싶은 할머니 반주자 한 분이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신부님, 제가 악보도 잘 안보이고 좀 느려요”라고 말씀하시지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둑한 밤이거나 이른 새벽이거나 제법 먼 거리를 걸어서 와주시니 너무나 고맙다. 다른 봉사자도 한 분 계시지만, 이 소녀같은 감성을 가지신 할머니 반주자님은 공소 미사도 함께해주신다. 이제는 힘이 들어 공소에는 함께 못한다고 하셨지만, 어렵게 꺼낸 그 말씀에 괜히 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여느 시골 본당도 비슷하겠지만, 교회 봉사자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시노드. “함께 하는 여정은 알겠지만, 사람이 있어야지”라며 가끔 투덜거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