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어둠 속에서 조용히 호텔 로비를 향해 걸었다. 사위는 어둠 속에 묻혀 있었고 얕은 조명을 깔아놓은 로비는 살짝 흥분한 새벽의 아스라함을 풍겼다.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은 이른 시간, 폭풍 전야처럼 조용했지만 심장의 두근거림이 주위를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잠시 후 리셉션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저 멀리 이미 익숙해진 가이드의 움직임이 복도 끝에서 보였다. 잘 잤냐는 인사를 입으로 내뱉지도 못하고 눈으로만 말하는 그녀 역시 사뭇 긴장되어 있는 듯했다. 우리는 침묵 중에 새벽 공기를 나누며 다른 일행들을 기다렸다. 베들레헴 주님 탄생 대성전으로 향하는 길은 다른 일정과는 달랐다. 이곳은 러시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와 함께 성당 소유권이 나누어져 있기에 약간의 분쟁들이 수시로 있고 그래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