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렐 남매가 난방도 하지 않은 게르에 앉아 부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석탄이 부족해 자주 난방을 할 수 없는 탓에 집에서도 두꺼운 파카를 입고 생활해야 한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게르 구멍으로 바람이 숭숭 들어와요. 그러면 아무리 껴입어도 손발이 얼어붙어요.”
10살 몽골 소년 엥렐의 네 식구가 사는 집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에 있다.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도시 외곽에 게르를 짓고 사는 것이다. 울란바토르 주변에는 이런 게르들이 모인 마을이 수십 곳에 이른다. 게르촌 주민은 대부분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게르에서 살면 불편한 점이 많다. 엥렐네와 같이 가죽을 한 겹만 써서 지은 게르는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막기 어렵다. 시베리아의 영향을 받는 몽골은 겨울이면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진다. 혹독한 추위는 10월부터 4월까지 7개월가량 이어진다. 여기에 몽골 정부는 에너지 보호정책으로 매주 가구당 석탄 6포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때문에 난방을 자주 하기도 어렵다. 너무 추울 때엔 이웃에게 석탄을 빌리거나 현금을 주고 사와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가난한 게르에 사는 주민들은 더욱 힘겹게 추위를 나고 있다. 늘 추위에 노출된 탓에 감기와 폐렴으로 고생하는 아이들도 많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 고통받는 게르촌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있다. 국제구호 단체 한국희망재단의 현지 협력체인 이뤠딩몽골이 운영하는 ‘미래의 몽골 지역아동센터’다.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간 시간 동안 센터에 머물며 돌봄과 교육을 받고 있다. 추위와 가난 속에서 희망을 건네는 쉼터인 셈이다. 아이들은 온기 속에서 학교 숙제도 하고 뛰놀기도 하며, 영어와 한국어, 태권도, 미술, 댄스 등을 배우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이들이 희망을 키우는 지역아동센터이지만 최근 걱정이 많다. 운영비 부족, 특히 난방비 문제가 심각하다. 미래의 몽골 지역아동센터 바타르냠 졸자야 센터장은 “겨울에는 한 달 난방비가 적게는 한화로 150만 원, 많게는 400만 원 넘게 나오는데 센터의 재정으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최근엔 전기세마저 올라 올 겨울에는 난방비가 매달 500만 원 넘게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희망재단이 센터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재단은 긴급 모금을 통해 난방비를 지원해 아이들이 학습과 돌봄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졸자야 센터장은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 집에 홀로 남은 아이들은 가스 중독이나 추위로 각종 질병, 굶주림 등에 노출된 채 고통받고 있다”며 “아이들의 ‘마지막 안전망’을 지키는 데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서북원 신부 /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작은 나눔이 모여 큰 사랑을 만듭니다. 혹독한 추위에 난방도 없이 떨고 있는 몽골 아이들에게 희망의 온기를 나눠주세요. ‘미래의 몽골 지역아동센터’는 게르촌 아이들이 몸을 녹일 유일한 피난처입니다. 아이들이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따스한 새해를 맞이하도록 도움을 청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몽골 지역아동센터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12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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