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 OSV
교황청이 ‘거짓된 신비주의’(초자연적 현상으로 신과 일치된다는 주장)로 타인을 꾀어 유린·학대하는 행위를 교회법상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영적 학대’란 용어로 통일한다.
미국 가톨릭통신(CNA)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11월 26일 성명을 내고, 교황청 교회법부와 함께 실무진들을 구성해 ‘영적 학대’ 법제화 논의를 시작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이 해당 법안 입법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요청했으며, 교황은 11월 22일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곧 교회법부 산하 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교황청 교회법평의회 의장 필리포 얀노네 대주교가 위원장을 맡는다. 실무진들은 ‘영적 학대’라는 용어 정리와 더불어 처벌 규정을 마련 중이다. 현재까지는 영적 학대와 관련해 이렇다 할 처벌 근거가 없었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영적 학대는 신앙 규율에서 벗어난 문제나 행위를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거짓된 신비주의, 터무니없이 주장하는 환영·환상·초자연적 기원에 기인한 메시지 등이다.
용어의 명확성도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거짓된 신비주의란 말이 지닌 의미가 광범위하고 모호한 표현인 데다, 신학자마다 해석에 차이가 있었다”면서 “거짓된 신비주의라는 말 대신 ‘영적 학대’로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반드시 영적 학대가 범죄 행위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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