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창원이주민센터장 윤종두 신부가 팜 충기엔군을 안고 있다.
“아기의 인공호흡기를 그만 떼는 것이 어떨까요?”
의사의 말에 부모인 팜 반 린(안토니오, 26)·웬 티 빅 레(마리아, 25)씨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유학 와 만난 부부의 결실인 팜 충기엔(베드로, 0)군은 분만 중 태반에 걸려 질식 상태로 태어났다.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으로, 태어나자마자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장례 준비까지 고려하며 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창원이주민센터에 급히 아기의 세례도 요청했다.
의사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걸까? 부모에게 이틀간 숙고의 시간이 주어지자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마치 ‘저는 아직 살아있어요’라고 말하듯 작은 호흡을 이어갔다. 이들 부부가 어떻게 해서든 아기를 살리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이다. 엄마 웬 티 빅 레씨는 “아기가 살 수 있다는 걸 알고선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었다”며 “앞으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대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기쁘게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아기는 계속 생사를 오갔다. 급성 호흡부전·폐렴·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뇌전증 특수치료와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야만 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비자를 얻지 못한 부부는 미등록 외국인인 상태여서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할 도리가 없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지금까지 발생한 병원비만 4억 원이 넘는다. 다행히 창원이주민센터와 병원 등의 도움을 받아 실제 부담한 비용은 지금까지 4500만 원 정도다. 부부가 수년간 모은 것에 더해 베트남의 친척들에게 빌린 3000만 원과 빚을 얻어 마련한 1500만 원을 모두 쓴 상황이다.
병원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빠 팜 반 린씨는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매일같이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며 월 250만 원 정도 벌지만, 한 주만 입원해도 1000만 원 이상 나오는 병원비에 막막하기만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트남에 있는 판 반 린씨의 부친도 질환으로 사지가 마비돼 그 병원비까지 떠안고 있다.
한 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베트남행 항공권을 구매하기도 했었다. 아기의 건강도, 병원비 지급 능력도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곧 아기의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창원이주민센터의 설득 끝에 이들은 귀국을 포기하고, 아기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동시에 베트남에서 아기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도 알아보고 있다.
곧 있으면 아기의 돌이다. 웬 티 빅 레씨는 “출산 후 아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눈앞이 아득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며 “한국에서는 돌잔치도 열면서 아기를 축복해준다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눈물을 훔쳤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윤종두 신부 / 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창원이주민센터장
“팜 충기엔군이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큰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의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부모에게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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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부부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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